문화

"클알못도 환영" 서울시향의 해설 맛집 클래식

클래식 음악이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단번에 깨줄 색다른 무대가 찾아온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관객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기획한 새로운 공연 브랜드 체임버 클래식스를 처음으로 선보인다고 23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기획은 기존에 서울시향이 꾸준히 진행해 오던 실내악 시리즈의 전문성에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 15분 해설 프로그램을 결합한 형태다. 클래식 입문자부터 마니아까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친절한 가이드가 더해졌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음악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올해 서울시향은 미국과 독일 그리고 체코와 대한민국 등 전 세계 각국의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아우르는 콘셉트로 총 여섯 차례의 대장정을 준비했다. 실내악만이 가진 섬세하고 밀도 높은 음색을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공연 방식에도 세심한 변화를 주었다. 그 서막을 알리는 첫 무대는 오는 28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리는 2026 서울시향 체임버 클래식스 Ⅰ: 미국이다.

 


특히 올해는 미국이 독립 25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인 만큼 첫 번째 주제로 미국이 선정되었다. 서울시향 단원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20세기 미국 음악이 가진 다채롭고 파격적인 면모를 집중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치트키는 단연 해설자다. 토마토 클래식 피디이자 19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브 채널 1분 클래식의 운영자 박종욱 피디가 마이크를 잡는다. 딱딱한 설명이 아닌 쉽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작품의 숨겨진 비하인드를 들려주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 구성 역시 예사롭지 않다. 전통적인 유럽 중심의 음악사에서 과감히 벗어나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음악 어법을 확립해 온 미국 음악의 태동기부터 성숙기까지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짰다. 클래식의 틀 안에 재즈와 민속음악 그리고 현대적인 음색 실험이 더해진 작품들이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공연의 포문은 데이비드 샘슨의 해방이 연다. 두 대의 트럼펫과 전자음악이 어우러지는 이 곡은 고전적인 악기와 현대 기술의 만남을 통해 미국 음악 특유의 대담함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무대에서는 에이미 비치의 로망스가 연주된다. 유럽풍 낭만주의의 전형을 아름답게 재현해 낸 이 곡은 미국 음악의 뿌리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분위기를 바꿔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중 겨울과 봄을 호세 브라가토가 피아노 삼중주로 편곡한 버전도 들려준다. 탱고의 현대적 감각과 클래식의 정교함이 만나 빚어내는 리듬감이 무대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또한 현대 미니멀리즘 음악의 아이콘인 필립 글래스의 현악 사중주 2번 동반자는 반복되는 선율 속에서 묘한 중독성을 선사하며 현대 미국 음악의 정수를 느끼게 해준다.

 

공연의 하이라이트이자 대미를 장식할 곡은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다. 재즈와 클래식의 경계를 허물며 미국 음악의 상징이 된 이 명곡을 릭 드종이 편곡한 버전으로 연주한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이번 공연에 대해 리듬의 생동감과 장르를 넘나드는 자유로움 그리고 대담한 음색 실험이 어우러진 미국 음악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체임버 클래식스는 단순히 듣는 공연을 넘어 클래식의 지평을 확장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향 단원들의 정교한 연주와 베테랑 피디의 재치 있는 해설이 만난 이 특별한 무대가 2026년 클래식 공연계에 어떤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2월의 마지막 주말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질 미국 음악으로의 여행은 클래식 입덕을 고민하던 이들에게 가장 완벽한 초대장이 될 것이다.

 

썩을 대로 썩었다…감사원이 밝힌 대한체육회의 총체적 부실

 대한민국 스포츠의 심장부인 대한체육회가 회장 한 사람의 전횡 아래 감시와 견제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된 채 운영되어 온 충격적인 실태가 드러났다. 감사원 감사 결과, 폭력·성범죄 전과자가 버젓이 지도자로 활동하고, 국가대표 선발은 공정성을 잃었으며, 막대한 예산이 방만하게 쓰인 사실이 확인됐다.가장 심각한 문제는 선수 인권 보호 시스템의 완전한 붕괴다. 폭행이나 성범죄로 지도자 자격이 박탈된 222명이 아무런 제재 없이 학교와 훈련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범죄 경력 조회를 의무화하는 제도가 6년간 방치된 결과다. 심지어 학교 폭력 가해 선수 152명 역시 별다른 제재 없이 각종 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밝혀졌다.국가대표 선발 과정은 ‘그들만의 리그’였다. 선발 방식과 평가를 책임지는 경기력향상위원 등 70명이 자신의 직위를 유지한 채 국가대표 지도자로 지원해 선발되는 이해충돌이 비일비재했다. 선발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절반 이상은 보고조차 되지 않았고, 자격 미달 지도자가 선발되는 사례도 다수 적발되는 등 공정성은 실종됐다.선수촌 운영과 훈련 지원 역시 주먹구구식이었다. 전 선수촌장이 특정 종목의 입촌 훈련을 1년간 막는 등 자의적 결정이 난무했고, 국외 훈련비가 일괄 취소돼 국제 교류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수천억 원을 들여 지은 진천선수촌 훈련장 대부분은 연간 이용률이 50%를 밑도는 등 시설 활용도도 낙제점이었다.이 모든 문제의 중심에는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의 독단적인 운영이 있었다. 이 전 회장은 정관을 위반해 이사회와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측근들로 채웠고, 주무 부처인 문체부와 협의도 없이 예산 규정을 바꿔 행사성 예산을 대폭 늘리는 등 체육회를 사유화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감사원은 이 전 회장의 비위 행위를 재취업 등에 활용하도록 문체부에 인사자료로 통보하고, 상임감사제 도입 등 강력한 내부 통제 시스템 마련을 요구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단체라는 자율성 뒤에 숨어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대한체육회의 총체적 부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