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의 두 얼굴, '독도 카레' 팔면서 뒤로는 수위 조절

 일본 정부가 국회 외교연설을 통해 13년 연속으로 독도가 자국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주한 일본 총괄공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한일 관계 개선 분위기 속에서도 되풀이되는 일본의 도발에 양국 간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특별국회 연설에서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우리 외교부는 즉각 대변인 성명을 내고 "일본 정부의 부당한 주장이 우리 주권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고 일축하며, 도발적인 주장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중앙 정부뿐만 아니라 지방 정부 차원에서도 집요하게 이어지고 있다. 시마네현은 2005년 소위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이후 매년 관련 행사를 열고 있으며, 올해는 독도 모양의 밥에 카레를 얹은 '다케시마 카레'를 3년 연속으로 청사 식당에서 판매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왜곡된 인식을 주입하고 있다.

 

특히 시마네현은 과거 자신들의 무분별한 남획으로 멸종된 독도 강치를 귀여운 캐릭터로 만들어 홍보에 활용하는 등 역사적 사실을 외면한 채 영유권 주장을 위한 선전 활동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방 행사를 넘어, 일본의 조직적인 영토 왜곡 시도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이러한 노골적인 도발 속에서도 일본 중앙 정부는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장관급 인사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올해 역시 기존과 같이 차관급 인사를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일 관계의 급격한 악화를 피하려는 관리 모드로 해석된다.

 

결국 일본은 한편으로는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한일 관계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영토 문제와 전략적 협력이 공존하는 한일관계의 복잡한 단면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태양광부터 AI 서버까지, 첨단 산업의 심장 '은' 몸값 치솟는다

 인류 역사와 궤를 같이해온 은이 현대 첨단 산업의 필수 소재로 재평가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 금보다 귀한 대접을 받기도 했던 은은 대항해시대를 거쳐 화폐 경제의 근간인 은본위제를 지탱해왔다. 19세기 말 금본위제에 자리를 내주며 한때 가치가 하락하기도 했으나, 최근 인공지능(AI)과 전기차, 신재생 에너지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은의 위상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특히 은은 금속 중 열전도율과 전기 전도성이 가장 뛰어나 고성능 전자부품과 데이터센터 전선의 핵심 소재로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최근 은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동력은 AI 인프라 확충과 태양광 발전 수요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사양 서버와 스위치, 커넥터 등에는 신뢰도가 낮은 구리 대신 은이 대거 투입된다. 또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태양광 패널 제작에도 막대한 양의 은이 소모되면서 산업용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반도체 후공정에서도 구리 와이어보다 안정성이 높은 은 와이어의 채택 비중이 늘어나는 등, 현대 기술 문명의 정점에 있는 산업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은을 향해 손을 뻗고 있는 형국이다.하지만 늘어나는 수요와 달리 공급은 한계에 봉착해 있다. 은은 독립적인 광산에서 채굴되기보다 구리나 아연, 금을 캐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생산되는 경우가 7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은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새로운 은광을 발견하더라도 실제 생산까지는 통상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실버 인스티튜트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은 공급 부족량은 8억 2,000만 트로이온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전 세계적인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임을 시사한다.여기에 국제 정치의 불안정성이 기름을 붓고 있다. 세계 최대 은 소비국이자 주요 생산국인 중국은 올해부터 은 수출 라이선스 허가제를 도입하며 사실상 자원 무기화에 나섰다. 미국 역시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 논란과 금리 인하 압박 속에 달러 가치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안전자산으로서 은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미 정부가 은을 전략 광물로 지정해 관리하기 시작한 것은 은이 단순한 원자재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핵심 자산으로 격상되었음을 의미한다.이러한 글로벌 은 시장의 지각변동 속에서 한국 기업의 존재감도 두드러진다. 세계 최대 수준의 은 생산 능력을 보유한 고려아연은 연간 2,000~2,500톤의 은을 추출하며 글로벌 톱3 생산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광산에서 직접 캐지 않고 제련 과정에서 은을 뽑아내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은값 상승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전 세계적으로 은 확보 전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내에 세계적인 수준의 공급망을 갖춘 기업이 있다는 사실은 경제 안보 측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결국 은의 가치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거대한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로 보인다. 생산 탄력성이 낮은 상황에서 첨단 산업의 수요는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지정학적 갈등은 공급망을 더욱 옥죄고 있다. 역사적으로 은은 패권 경쟁과 통화 체제의 변화 속에서 그 가치를 증명해왔으며, 이제는 기술 패권 전쟁의 핵심 병기로 거듭났다. 전문가들은 은이 전략 광물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함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격 우상향 곡선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국제 시장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