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나경원 '헌정 파괴' 항의, 김용민 '尹과 단절하라' 맞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특정인을 겨냥한 사면 금지법을 두고 여야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20일 열린 법안심사소위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죄로 수감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위헌적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법안은 최근 정치권의 가장 뜨거운 뇌관으로 떠올랐으며,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속된 여야 대치의 연장선에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죄와 같이 헌정 질서를 유린한 중대 범죄는 어떤 명분으로도 사면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위원장인 김용민 의원은 1심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초범, 고령 등을 감경 사유로 든 것은 납득하기 힘든 오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법개혁 3법 통과에 이어, 민주주의를 파괴한 범죄에 면죄부를 주지 않기 위해 사면금지법 처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시도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사면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발상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사면법은 사면의 종류와 절차를 규정할 뿐, 대상을 제한하는 것은 삼권분립을 해체하는 헌법 파괴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한 최근 민주당의 움직임을 '미친 짓'이라고 표현한 유시민 작가의 발언을 인용하며, 사면법 강행 처리야말로 헌정사의 비극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의 공방은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김용민 의원이 법원의 내란 판결을 근거로 "국민의힘 정당 해산의 토대가 마련됐다"며 "윤석열과 하루빨리 단절하라"고 압박하자, 나경원 의원은 거세게 항의하며 회의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소위원회에서는 사면법뿐만 아니라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도 함께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 역시 기업의 경영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과 경영계가 반대하고 있어 또 다른 충돌 지점으로 남아있다. 여야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오전 공개 회의는 시작된 지 12분 만에 비공개로 전환되었으며, 여야 간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정회했다. 민주당은 오후에 회의를 속개해 상법 개정안 논의를 마치는 대로 사면법 처리를 시도할 계획임을 분명히 해, 오후 회의에서도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 '닮은꼴' 룰라 방한에 역대급 환대 펼쳐

 이재명 대통령이 21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과시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 출신으로 정치적 탄압을 딛고 정상에 오른 룰라 대통령에게 깊은 동질감을 표하며 역대급 환대를 펼쳤다.23일 청와대는 룰라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의전으로 분주했다. 70여 명의 취타대와 전통의장대가 룰라 대통령 내외가 탑승한 차량을 호위했고, 280여 명의 장병이 도열해 장관을 이뤘다. 이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와 견줄만한 수준의 예우다.이번 국빈 방한의 핵심 키워드는 두 정상의 '닮은꼴 인생'이다. 이 대통령은 10대 시절 공장에서 일하다 팔을 다쳤고, 룰라 대통령 역시 선반공으로 일하다 손가락을 잃었다. 정치적 고난을 겪었다는 공통점은 두 사람을 더욱 끈끈하게 만들었다.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나의 영원한 동지"라며 룰라 대통령을 환영했다.환영의 마음은 의상과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도 깃들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 국기를 상징하는 금색 넥타이를, 김혜경 여사는 초록과 노란색이 어우러진 의상을 착용했다. 공식 환영식에 앞서 포옹으로 인사를 나눈 두 정상의 모습은 단순한 외교 관계를 넘어선 깊은 유대감을 보여주었다.영부인들의 외교도 빛났다. 김혜경 여사는 호잔젤라 룰라 다 시우바 여사와 별도의 친교 시간을 갖고, 이틀 전 광장시장에서 함께 맞춘 전통 한복을 선물하며 한국의 미를 알렸다. 이는 양국 정상 부부 간의 개인적인 우정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세심한 배려는 룰라 대통령 내외의 방한 일정 내내 이어졌다. 먼저 입국한 룰라 여사의 '글루텐 프리' 식단을 고려한 맞춤형 다과를 제공하고, 두 정상의 모습을 그려 넣은 특별 제작 케이크를 선물하는 등 감동을 자아내는 '디테일 외교'의 정수를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