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북한 4대 세습, '공주님' 김주애로 굳어지나

 북한의 권력 승계 구도가 다시 한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사실상의 '후계 내정 단계'로 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10대 소녀가 김씨 왕조의 4대 세습 주역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주애가 처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현장이었다. 당시 아버지 김정은의 손을 잡고 등장한 어린 소녀는 이후 군사 퍼레이드, 신년 경축 행사, 신형 무기 시찰 등 북한 체제의 핵심적인 순간마다 함께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특히 북한 매체들은 김주애에 대해 '사랑하는 자제', '존경하는 자제'와 같은 극존칭을 사용하며 우상화 작업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군 고위 간부가 무릎을 꿇고 귓속말을 하는 장면이나, 김 위원장보다 앞서 걷는 모습이 연출되는 등 파격적인 의전은 단순한 가족 동행을 넘어선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국정원은 김주애가 일부 국가 시책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등 후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직 13세에 불과한 나이지만, 공개 활동에서의 위상과 북한 내부의 선전 동향을 종합해 볼 때 후계 구도가 상당히 진척되었다는 분석이다.

 


물론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김 위원장이 40대 초반으로 비교적 젊고 건강하다는 점에서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문화가 강한 북한 사회에서 여성이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씨 일가의 '백두혈통'을 잇는다는 상징성과 정통성이 성별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김 위원장이 후계자 수업을 직접 챙기며 강력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김주애가 권력을 승계하는 데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 엘리엇에 이겼지만…'진짜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한국 정부가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영국 법원은 2023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한국 정부에 약 1,558억 원을 배상하라고 내렸던 판정을 취소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국민연금공단을 국가기관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데 있다.분쟁의 시작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물산 주주였던 엘리엇은 국민연금이 불공정한 합병 비율에 찬성표를 던져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며, 그 배후에 한국 정부의 부당한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2018년 ISDS를 제기했다. 즉, 국민연금의 행위를 곧 국가의 행위로 보고 그 책임을 정부에 물은 것이다.이에 대해 2023년 PCA는 엘리엇의 주장을 일부 인용, 국민연금을 사실상의 국가기관으로 간주하여 한국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에 불복해 영국 법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국민연금은 정부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며, 그 기능 역시 국가의 핵심 기능이 아니다'라는 논리를 펼쳐 판결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이번 영국 법원의 판결로 한국 정부는 국민연금의 투자 활동이 ISDS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중요한 법리를 확립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국민의 노후 자금인 연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성과이며, 향후 유사한 분쟁에서 유리한 선례로 작용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하지만 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영국 법원은 국민연금을 국가기관으로 보지는 않았지만, 청와대와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한 행위 자체는 '관련성 있는 조치'라고 판단했다. 이는 정부의 행위가 엘리엇의 손해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향후 다툼의 여지를 남겼다.따라서 사건은 다시 중재판정부로 돌아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앞으로의 쟁점은 '국가기관성' 여부가 아닌, 정부의 개입 행위가 국민연금의 찬성 결정에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이로 인해 엘리엇이 입은 손해와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지에 맞춰질 것이다. 과거 '국정농단' 재판에서 관련자들이 유죄를 받은 사실이 엘리엇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