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통합은 OK, 돈은 나중에? 정부와 광주·전남의 동상이몽

 40년 넘게 이어져 온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마침내 입법의 문턱을 넘어서며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을 통과시키면서, 오는 7월 통합특별시 출범을 향한 여정이 본궤도에 올랐다. 지역의 미래를 건 거대 담론이 선언을 넘어 구체적인 제도 설계 국면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번에 행안위를 통과한 특별법은 새롭게 출범할 통합시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행정적 위상을 부여하고, 폭넓은 재정 분권을 보장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이달 말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될 예정이며, 통과 시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초대 통합특별시장을 선출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통합의 실질적인 권한을 담보할 특례 조항은 일부 반영, 일부 제외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통합의 필수 조건으로 요구했던 핵심 특례 31건 중 19건이 법안에 담겼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허가권 확대, 수산자원 개발 권한 이양 등 에너지·산업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분명하다. 인공지능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전기료 차등요금제, 개발제한구역(GB) 해제권 등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과 직결된 핵심 권한 다수가 이번 법안에서 제외됐다. 특히 지역에서 가장 기대했던 '4년간 20조 원' 규모의 구체적인 재정 지원 규모가 명시되지 않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의무화한다'는 선언적 수준에 그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법안의 상임위 통과를 환영하면서도, 핵심 특례가 일부 누락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시·도지사는 "통합은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이라며 오는 7월 통합특별시의 역사적 출범을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정부는 재정 지원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내년도 예산안 골격이 나오는 6~7월까지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설 연휴 직후 본회의에서 특별법을 신속히 처리해 통합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남은 입법 과정과 정부의 후속 조치에 지역의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설탕 3사, 16년 만에 또 담합… 4천억대 과징금 철퇴

 국내 설탕 시장을 장악해 온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이 장기간에 걸친 가격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부과된 과징금은 총 4083억 원으로, 이는 담합 사건으로는 역대 두 번째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다.이들 3사는 2021년부터 4년여간 원재료인 원당 가격 변동을 빌미로 조직적인 짬짜미를 실행했다. 원당 가격이 상승할 때는 이를 즉각 판매가에 반영해 인상 시기와 폭을 맞췄고, 반대로 원당 가격이 하락할 때는 인하 시점을 늦추거나 인하 폭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극대화했다.이번 담합은 대표이사급부터 실무 영업팀장까지 전사적,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다. 고위급 임원 모임에서 가격 인상의 기본 방향을 결정하면, 영업임원과 팀장들이 월 최대 9차례까지 만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조율했다. 가격 인상에 저항하는 거래처에 대해서는 3사가 공동으로 공급을 중단하는 등 압박을 가한 사실도 드러났다.이들은 각 거래처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회사가 대표로 가격 협상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이러한 조직적 담합의 결과, 제당 3사는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길 수 있었으며, 그 부담은 설탕을 원료로 사용하는 식품 기업들을 거쳐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었다.이들 3사의 설탕 가격 담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이들은 지난 2007년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가격을 담합하다 적발되어 공정위의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 국내 설탕 시장은 오랫동안 이들 3사가 지배하는 과점 구조가 고착화되어 담합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생과 직결되는 분야의 담합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관련 매출액의 20%인 담합 과징금 상한을 30%로 상향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