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자위대, 80년 만에 '일본군' 되나…개헌 논의 급물살

 최근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일본 집권 자민당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주도 아래 '평화헌법' 개정 작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공포 80주년을 맞은 현행 헌법의 핵심인 '전쟁 포기' 조항에 손을 대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동아시아 정세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민당이 개헌의 핵심 목표로 삼는 것은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것이다. 현행 헌법은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하고 군대를 보유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어, 실질적인 군사 조직인 자위대의 법적 지위가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왔다. 자민당은 이러한 '위헌' 시비를 해소하고 자위대의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개헌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자민당이 마련한 개정안은 기존 헌법 9조의 1항(전쟁 포기)과 2항(전력 불보유)을 유지하면서, 자위대의 존재를 인정하는 별도의 조항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이는 개헌에 대한 일본 내 반대 여론을 의식한 절충안으로 풀이되지만, 평화헌법의 근간을 흔드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문제는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자민당의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 등 강경 우익 세력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유신회는 자위대 명기를 넘어, '전력 보유와 교전권을 부인'하는 헌법 9조 2항 자체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이 관철되면 일본은 '전쟁 가능한 보통 국가'로 전환하게 된다.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은 주변국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과거사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중국과 북한은 일본의 군사 대국화 시도를 경계하며 즉각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의 군비 경쟁을 촉발하고 역내 안보 환경을 극도로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다만, 실제 개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중의원 의석(3분의 2)은 확보했지만, 참의원에서는 여전히 의석이 부족한 상황이다. 과거 아베 신조 전 총리 역시 양원에서 개헌 발의선을 확보하고도 여론의 반대와 정치적 부담으로 인해 결국 개헌에 실패한 전례가 있다.

 

전기차 안 팔리니 결국…SK온, 2년 만에 또 희망퇴직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배터리 산업에 혹독한 겨울이 찾아왔다. SK온이 2년 만에 다시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들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것은 업계가 마주한 위기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한때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던 배터리 산업이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시작했다.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으면서 배터리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캐즘(Chasm)’으로 불리는 일시적 수요 정체기를 넘어, 장기적인 불황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 같은 시장 변화는 배터리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됐고, 결국 인력 감축을 포함한 고강도 구조조정의 도화선이 되었다.SK온은 2025년 이전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무급휴직 신청을 받으며 조직 효율화에 나섰다. 지난해 말부터 지휘봉을 잡은 이용욱 CEO는 ‘데스 밸리’ 진입 가능성을 경고하며 원가 경쟁력 확보와 연내 손익분기점 달성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는 공격적인 확장 대신 내실을 다져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배터리 업계의 위기는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후퇴’ 전략과 맞물려 더욱 심화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계획을 축소하거나, 막대한 위약금을 감수하며 배터리 공급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 분리, LG에너지솔루션의 스텔란티스 지분 인수 등은 한때 굳건했던 ‘배터리 동맹’에 균열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생존을 위한 현금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SDI는 10조 원이 넘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을 검토하며 투자 재원 마련과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이는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소극적 대응을 넘어, 핵심 자산까지 매각하며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에너지저장장치(ESS), 로봇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지만, 당장 전기차 수요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결국 K-배터리 3사를 포함한 국내 배터리 업계는 당분간 인력과 투자를 효율화하는 ‘긴축 경영’을 통해 혹독한 보릿고개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