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文, "차별금지법,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완수하지 못했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재임 시절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것을 '정치의 실패'라고 규정하며 자신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인정해,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문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혐오와 차별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이를 방치할 경우 극심한 사회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재임 중 일부 종교계의 강한 반대를 설득하지 못한 점을 실패의 원인으로 꼽았다.

 


시민사회에서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인권단체들은 법 제정이 가능했던 시기를 놓쳐버린 과거를 지적하면서도, 전직 대통령이 법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계기로 국회가 신속한 입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정작 가장 큰 책임이 있던 당사자의 태도가 아니라는 날 선 비판도 제기됐다. 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책의 저자인 홍성수 교수는 재임 시절 '역사적 책무'를 방기한 것에 대한 진솔한 후회나 안타까움의 표현이 부족했다며, 그의 발언이 공허하게 들릴 수 있음을 지적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별, 장애, 성적 지향, 인종 등을 이유로 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이미 다수의 선진국에서 시행 중이며 UN에서도 한국에 수차례 입법을 권고한 바 있다. 국민적 공감대 역시 80%를 훌쩍 넘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을 만큼 높지만, 정치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22대 국회에서도 소수정당을 중심으로 관련 법안이 다시 발의됐지만, 거대 양당의 미온적인 태도 속에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직 대통령의 뒤늦은 참회가 꽉 막힌 정치권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그 결과는 여전히 미지수다.

 

코브라 헬기 추락 순직 조종사, 국립서울현충원서 영면

 비상절차훈련 중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고(故) 정상근·장희성 준위의 영결식이 12일 국군수도병원에서 엄수됐다. 조국의 하늘을 지키던 두 조종사는 동료들과 유가족의 눈물 속에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영면에 들었다.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열린 영결식은 비통함 속에서 진행됐다. 유가족과 동료 장병들은 물론, 육군 주요 지휘부와 각 군 대표들이 참석해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조국에 헌신한 두 영웅의 희생을 기리는 조사가 울려 퍼졌다.고 정상근 준위는 전역을 연기하면서까지 후배 양성에 힘쓰고자 했던 참군인이었다. 그는 육군 항공 내에서도 손꼽히는 실력과 경험을 갖춘 베테랑 조종사로서, 모두의 귀감이 되는 존재였다.함께 순직한 고 장희성 준위는 육군 항공에 대한 남다른 꿈과 열정을 가진 인재였다. 학군장교 복무를 마친 뒤에도 조종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재입대할 만큼 자신의 임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군인이었다.두 조종사는 마지막 순간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고 민간의 피해를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추도사를 낭독한 동료는 두 분의 숭고한 군인정신과 용기를 가슴 깊이 새기겠다며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영결식을 마친 고인들의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어 영면에 들어간다. 한편, 육군은 민·관·군 합동 조사위원회를 즉시 구성해 이번 사고의 원인을 한 점 의혹 없이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