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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설 연휴는 끝, 지금 당장 떠날 수 있는 곳

 닷새간의 긴 설 연휴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넘어, 잠시 잊고 지냈던 우리 지역의 매력을 재발견할 절호의 기회다. 북적이는 해외 대신 국내로 눈을 돌리면, 등잔 밑처럼 가까운 곳에 숨겨진 보석 같은 여행지가 즐비하다. 특히 최근 정부와 각 지자체가 내놓은 추천 목록은 연휴 계획을 세우는 이들에게 유용한 나침반이 되어준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정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선정한 2기 ‘로컬 100’이다. 이는 국민 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거쳐 엄선된 지역의 문화 명소 리스트로, 서울 해방촌의 예술적 분위기부터 수원 화성의 장엄한 역사, 강릉 커피 축제의 낭만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아우른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지역의 고유한 이야기와 정체성을 품은 곳들이라 더욱 특별하다.

 


각 정부 부처와 지자체들도 테마를 앞세워 연휴 기간 여행객 맞이에 나섰다. 한국관광공사는 복고 감성을 자극하는 여행지를, 해양수산부는 한적한 어촌 마을에서의 특별한 체험을 제안한다. 경기도는 사찰과 성지 순례길을, 충남도는 제철 해산물과 역사 유적을 연계한 미식 기행 코스를 선보이는 등 지역별 특색을 살린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번 연휴는 겨울의 끝자락과 이른 봄의 정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남쪽 지방인 거제에서는 벌써부터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으며, 제주의 수선화 군락은 노란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강원도 철원의 한탄강 물윗길 트레킹처럼 겨울에만 허락된 특별한 자연을 체험하며 연휴의 추억을 쌓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전통문화를 만끽할 기회 또한 풍성하다. 5대궁과 종묘, 국립 박물관 등이 무료로 개방되며, 곳곳에서 윷놀이, 투호 던지기 등 다채로운 민속놀이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안동 하회마을에서 전통문화를 직접 보고 느끼거나, 안동 찜닭 골목, 보령 천북 굴 단지 등 지역의 특색 있는 먹거리를 찾아 떠나는 식도락 여행도 연휴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다.

 

이처럼 올해 설 연휴는 전국 각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가득하다. 세시풍속 체험이 열리는 전통 공간부터 고요한 자연 속 힐링 명소, 현대적인 문화예술 공간에 이르기까지, 짧은 여행을 통해 일상의 활력을 되찾고 새로운 영감을 얻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16년 질주 끝! 다카기 미호, 밀라노 찍고 은퇴 선언

일본 스피드스케이팅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한국 팬들에게도 일본의 이상화로 친숙한 다카기 미호가 정든 빙판을 떠난다. 1994년생으로 올해 서른두 살인 다카기는 자신의 네 번째 올림픽 무대였던 2026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현역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일본 매체 마이니치는 4일 다카기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기로 했다고 보도하며 일본 열도가 전설의 퇴장에 깊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음을 전했다.다카기 미호는 일본 동계 스포츠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다. 지난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당시 만 15세의 나이로 일본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그는 당시 슈퍼 중학생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비록 첫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으나 앳된 얼굴로 빙판을 가르는 그의 가능성은 일본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시련도 있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출전 좌절이라는 아픔을 겪었지만 다카기는 이를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아 더욱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1500m 은메달과 1000m 동메달을 따낸 것은 물론 언니 다카기 나나와 함께 팀 추월 금메달을 합작하며 전성기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1000m 금메달을 포함해 한 대회에서만 무려 4개의 메달을 휩쓸며 일본 동계 단일 대회 최다 메달 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최근 막을 내린 2026 밀라노 대회에서도 다카기의 전설은 계속됐다. 그는 1000m와 500m 그리고 팀 추월에서 각각 동메달을 추가하며 개인 통산 올림픽 메달 개수를 두 자릿수인 10개로 늘렸다. 이는 동계와 하계를 통틀어 일본 여자 선수 중 역대 최다 메달 기록이다. 다카기의 활약에 힘입어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총 24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세계 5위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한 시대를 풍미했던 천재 소녀에서 이제는 빙판 위의 거장이 된 다카기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직접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며칠 뒤 네덜란드 티알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가 자신의 마지막 무대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카기는 티알프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제 오랜 꿈 중 하나였다며 이번 대회가 제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또한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작별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결승선까지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라는 비장한 각오를 덧붙였다.그의 은퇴 소식에 전 세계 스케이트 스타들의 헌사도 이어졌다. 이번 대회에서 이상화의 500m 세계 기록을 경신한 네덜란드의 펨케 콕은 당신은 나의 영감이다라며 다카기의 앞날을 응원했고 오스트리아의 바네사 헤어초크 등 동료 선수들도 그의 훌륭한 경력에 박수를 보냈다. 16년 동안 빙판 위에서 쉼 없이 달려온 전설의 마지막 질주를 앞두고 전 세계 빙상 팬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그를 배웅할 준비를 하고 있다.다카기 미호가 남긴 10개의 올림픽 메달과 1500m 세계 신기록은 일본 스포츠 역사에 지워지지 않을 선명한 발자취로 남을 것이다. 천재 소녀로 시작해 거장이 되어 떠나는 그의 모습은 종목을 불문하고 도전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영감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제 다카기는 스케이트날을 벗고 새로운 인생의 트랙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그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다카기 선수의 레이스를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거나 마지막까지 부상 없이 완주하길 바란다는 진심 어린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일본 빙속의 한 시대를 상징했던 다카기 미호의 퇴장은 스포츠가 주는 숭고한 감동과 함께 우리 곁에 영원히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