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머스크, "우주에 AI 데이터센터 짓겟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 개척 로드맵이 화성에서 달로 전격 수정됐다. 인류의 화성 이주를 필생의 과업처럼 제시해왔던 그가 돌연 "달에 자가 성장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최우선 순위"라고 밝힌 것이다. 그는 10년 내 달 도시 건설이 가능하다고 전망하며, 화성 프로젝트는 그 이후의 과제로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러한 방향 전환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스페이스X가 투자자들에게 달 탐사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고 보도하며 처음 수면 위로 드러났다. 스페이스X는 2027년 3월까지 무인 달 착륙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이는 2026년 말 화성 무인 탐사선 발사를 목표로 했던 기존 계획을 뒤집는 것이다. 머스크는 "문명의 미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달은 화성보다 훨씬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며 전략 수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러한 전략적 우선순위 조정의 배경에는 머스크가 이끄는 또 다른 축인 인공지능(AI) 기업 xAI와의 연계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스페이스X와 관련된 구조 개편을 단행한 사실을 밝힌 머스크는, 폭증하는 AI 연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우주 공간에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구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달은 이를 위한 전초기지로서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이 거대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자금 조달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올해 말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50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회사의 주 수입원은 NASA의 프로젝트가 아닌, 상업용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에서 나오고 있으며, 이는 스페이스X가 정부 계약을 넘어 독자적인 상업 모델을 구축했음을 보여준다.

 


머스크 제국의 또 다른 한 축인 테슬라 역시 전기차를 넘어 AI와 로보틱스로의 중심축 이동을 가속화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약 200억 달러를 투자해 자율주행 기술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차량 생산 라인 일부를 옵티머스 생산 공간으로 전환할 계획까지 밝히며 사업의 무게중심이 완전히 이동했음을 시사했다.

 

결국 머스크의 전략 변화는 개별 기업의 목표 수정이 아닌, '우주(스페이스X)', '지상(테슬라)', '지능(xAI)'을 융합해 AI 기반의 미래 문명을 구축하려는 거대한 설계도의 일부로 해석된다. 화성이라는 먼 꿈 대신 달이라는 현실적인 교두보를 먼저 확보해, 우주 데이터 센터와 로봇 군단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재편하겠다는 그의 야심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챗GPT 다음은 로봇? 네이버가 만드는 '만능 로봇'의 정체

 네이버의 기술 연구개발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로봇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개별 로봇의 성능에 의존하는 대신, 클라우드를 중앙 두뇌로 활용해 다수의 로봇을 통합 제어하는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을 통해 로봇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 로봇(Robot), 클라우드(Cloud)의 앞 글자를 딴 '아크(ARC)'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5G 통신을 기반으로 로봇의 복잡한 연산을 클라우드에서 대신 처리하는 것이다. 덕분에 로봇은 고가의 라이다 센서나 무거운 GPU 없이도 가볍고 저렴하게 제작될 수 있으며, 이는 서비스 로봇의 상용화 장벽을 낮추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네이버의 '1784' 사옥은 아크 시스템의 살아있는 실험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100여 대의 자율주행 로봇 '루키'가 카페 음료, 택배, 도시락 등을 배달하며 실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2022년부터 현재까지 누적된 서비스 건수는 7만 5천 건을 넘어서며, 시뮬레이션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현실 세계의 변수들을 학습해 로봇의 지능을 고도화하고 있다.아크 시스템의 또 다른 축은 카메라 기반의 위치 인식 기술 '아크아이(ARC EYE)'다. GPS 신호가 닿지 않는 복잡한 실내나 서울 북촌 한옥마을의 좁은 골목길에서도, 로봇은 카메라로 주변을 스캔하는 것만으로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즉시 파악한다. 이는 로봇이 인간의 생활 공간 속으로 자연스럽게 통합되기 위한 필수적인 기술이다.네이버랩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단일 로봇 개발을 넘어, 다양한 종류의 로봇을 아우르는 범용 인공지능, 즉 '로봇용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유럽 연구소를 중심으로 개발 중인 이 모델은 시각, 행동, 상호작용 등 여러 AI 모델을 하나로 통합해, 어떤 형태의 로봇이든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만능 조수'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결국 네이버가 지향하는 것은 로봇 하드웨어 판매가 아닌, 로봇 기술 생태계의 구축이다. 이를 위해 웹 기반의 로봇 운영체제(OS) '아크마인드'를 공개하며 전 세계 웹 개발자들이 손쉽게 로봇 서비스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다. 이는 특정 로봇이 아닌, 로봇이라는 플랫폼 자체를 확장하려는 네이버의 큰 그림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