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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발 니파바이러스 비상, 잠복기 최대 45일

 최근 인도에서 발생한 니파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 보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대 75%에 달하는 높은 치명률에도 불구하고 상용화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국내 방역 당국 역시 유입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니파 바이러스는 과일박쥐를 자연 숙주로 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과일이나 대추야자 수액을 섭취하거나, 감염된 돼지 등 중간 숙주와의 접촉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된다. 특히 환자의 체액 등을 통한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해 제2의 메르스 사태처럼 의료기관 내 집단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위협으로 꼽힌다.

 


감염 초기에는 발열, 두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지만, 병세가 빠르게 악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심할 경우 급성 뇌염으로 진행되어 의식 저하와 경련을 일으키고, 24~48시간 내에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생존하더라도 약 20%의 환자는 발작이나 성격 변화 등 영구적인 신경학적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긴 잠복기다. 통상 4일에서 14일이지만, 최대 45일까지 잠복한 사례도 보고된 바 있어 무증상 상태로 국내에 유입될 경우 공항 검역만으로 완벽히 차단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때문에 질병관리청은 니파 바이러스를 제1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고 최고 수준의 감시 체계를 가동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니파 바이러스를 향후 대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우선순위 질병'으로 지정했지만, 이번 인도 발생 건에 대해서는 아직 추가 전파가 확인되지 않아 확산 위험은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럼에도 질병관리청은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국가 출국자에게 예방 수칙을 안내하고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발생 지역 여행 시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현지 병원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박쥐의 분비물에 오염될 수 있는 대추야자 수액이나 껍질을 벗기지 않은 과일은 절대 섭취해서는 안 된다. 귀국 후 14일 이내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나 보건소로 연락해야 한다.

 

800도 불길 뚫는 무인소방로봇, 현대로템이 소방청에 기증했다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첨단 기술이 이제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재난 현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로템은 최근 자사의 전동화 다목적 무인차량인 'HR-셰르파'를 기반으로 제작한 무인소방로봇을 소방청에 전달하며 이러한 변화의 선두에 섰다. 이번에 기증된 로봇들은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고온의 화재 현장에 투입되어 인명 피해를 줄이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단순한 기증을 넘어 향후 100대 규모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방산 기술의 공공 서비스 전환이 본격화되었음을 의미한다.이러한 움직임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도 궤를 같이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방산 무기의 정밀 타격 기술을 산불 진화에 접목할 경우 진압 효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기술 개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의 감시 장비를 재난 감시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는 방위산업을 안보의 틀에만 가두지 않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군사용으로 다져진 정밀 유도와 영상 분석 기술이 민간 재난 대응 체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산업계는 방산 기술의 민간 확장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무기 체계는 보통 양산이 종료되면 생산 라인 유지가 어렵지만, 재난 대응이나 공공 안전 분야로 수요가 확장되면 안정적인 내수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곧 부품 공급망의 안정화와 생산 단가 하락으로 이어져 한국 방산 제품의 국제적인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결국 비군사적 위기 대응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방산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핵심 열쇠가 되는 셈이다.이미 성공 사례도 존재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수리온 헬기는 군용으로 시작해 소방과 산림 등 공공 분야로 영역을 넓힌 뒤 해외 수출까지 성공한 대표적인 모델이다. 육군에서 성능을 검증받은 수리온은 산불 진화용으로 개조되어 국내에서 실전 데이터를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이라크와 대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자국 내 공공기관에서의 운용 실적이 해외 바이어들에게 강력한 신뢰를 주는 지표가 된다는 사실을 입증한 사례로, 재난 대응 분야가 새로운 수출 시장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이번 무인소방로봇의 등장은 현재 진행 중인 다목적 무인차량(MUGV) 양산 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방위사업청이 주관하는 이 사업은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치열하게 경쟁 중이지만, 성능 평가 기준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일정이 지연되어 왔다. 업계에서는 실제 공공기관에서 장비를 운용하며 축적된 데이터가 기술 성숙도를 증명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기증이 표류하던 사업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는 이유다.현대로템은 지난 24일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무인소방로봇의 시범 기동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소방관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가속화되면서 방산 기술은 이제 전쟁터가 아닌 우리 일상의 안전을 책임지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이번 기증을 시작으로 무인 플랫폼의 활용 범위를 더욱 넓혀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