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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던지려는데 툭… 밀라노 '정전 망신' 전세계 생중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화려한 축제의 시작을 알리기도 전에 ‘정전 사태’라는 대형 악재를 만나며 체면을 구겼다. 대회 준비 단계부터 불거졌던 경기장 공사 지연과 운영 미숙 우려가 첫 경기 시작과 동시에 현실로 나타난 모양새다. 

 

현지시간 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의 코르티나 컬링 스타디움에서 열린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예선 라운드로빈 1차전은 이번 올림픽의 실질적인 시작을 알리는 ‘제1호 경기’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장 전체가 암흑으로 변하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했다.

 

사고는 한국시간 오전 3시경 발생했다. 한국의 김선영-정영식 조가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을 상대로 1엔드 치열한 접전을 벌이던 중이었다. 양 팀이 스톤을 2개씩 남겨두고 스웨덴 측 선수가 투구에 나서려는 순간, 경기장 조명이 완전히 꺼졌다.

 

갑작스러운 정전에 관중석은 물론 점수판과 전광판까지 모두 먹통이 됐다. 한국 경기뿐만 아니라 옆 레인에서 동시에 진행되던 영국-노르웨이, 캐나다-체코, 에스토니아-스위스 경기 등 총 4개의 경기가 일시에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예상치 못한 사태에 선수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수분간 지속된 암흑 속에서 심판진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자칫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한국의 김선영 선수가 특유의 재치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김선영은 빗질 도구인 ‘브룸’을 기타처럼 들고 연주하는 시늉을 하며 상대 팀인 스웨덴 선수들과 농담을 주고받는 등 얼어붙은 경기장 분위기를 녹이는 여유를 보였다.

 

잠시 후 조명이 단계적으로 다시 켜지며 경기는 재개됐으나, 올림픽의 첫 단추를 꿰는 상징적인 경기에서 발생한 운영 미숙은 전 세계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외신들은 이번 정전 사태를 두고 “예견된 사고”라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영국 BBC와 이탈리아 현지 매체들은 “개막 직전까지 일부 경기장의 시설 보수와 전력 설비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우려를 샀는데, 결국 첫 경기부터 사달이 났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이번 올림픽은 예산 부족과 환경 파괴 논란, 경기장 건설 지연 등으로 준비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특히 코르티나 지역은 시설 노후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회 개막 전까지 완벽한 검증을 마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026 올림픽은 오는 7일(한국시간) 밀라노의 산시로 축구장에서 열리는 화려한 개막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17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그러나 대회 시작과 동시에 터진 ‘정전 망신’으로 인해 조직위원회의 운영 능력은 심각한 불신을 사게 됐다.

 

조직위는 급히 사태 파악에 나섰지만, 앞으로 이어질 피겨스케이팅, 아이스하키 등 주요 실내 종목 경기장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어 비상이 걸린 상태다. ‘역사상 가장 지속 가능한 올림픽’을 표방하며 시작된 밀라노·코르티나 대회가 과연 첫날의 오점을 씻고 성공적인 운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불안 섞인 시선이 쏠리고 있다.

 

태양광부터 AI 서버까지, 첨단 산업의 심장 '은' 몸값 치솟는다

 인류 역사와 궤를 같이해온 은이 현대 첨단 산업의 필수 소재로 재평가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 금보다 귀한 대접을 받기도 했던 은은 대항해시대를 거쳐 화폐 경제의 근간인 은본위제를 지탱해왔다. 19세기 말 금본위제에 자리를 내주며 한때 가치가 하락하기도 했으나, 최근 인공지능(AI)과 전기차, 신재생 에너지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은의 위상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특히 은은 금속 중 열전도율과 전기 전도성이 가장 뛰어나 고성능 전자부품과 데이터센터 전선의 핵심 소재로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최근 은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동력은 AI 인프라 확충과 태양광 발전 수요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사양 서버와 스위치, 커넥터 등에는 신뢰도가 낮은 구리 대신 은이 대거 투입된다. 또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태양광 패널 제작에도 막대한 양의 은이 소모되면서 산업용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반도체 후공정에서도 구리 와이어보다 안정성이 높은 은 와이어의 채택 비중이 늘어나는 등, 현대 기술 문명의 정점에 있는 산업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은을 향해 손을 뻗고 있는 형국이다.하지만 늘어나는 수요와 달리 공급은 한계에 봉착해 있다. 은은 독립적인 광산에서 채굴되기보다 구리나 아연, 금을 캐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생산되는 경우가 7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은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새로운 은광을 발견하더라도 실제 생산까지는 통상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실버 인스티튜트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은 공급 부족량은 8억 2,000만 트로이온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전 세계적인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임을 시사한다.여기에 국제 정치의 불안정성이 기름을 붓고 있다. 세계 최대 은 소비국이자 주요 생산국인 중국은 올해부터 은 수출 라이선스 허가제를 도입하며 사실상 자원 무기화에 나섰다. 미국 역시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 논란과 금리 인하 압박 속에 달러 가치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안전자산으로서 은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미 정부가 은을 전략 광물로 지정해 관리하기 시작한 것은 은이 단순한 원자재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핵심 자산으로 격상되었음을 의미한다.이러한 글로벌 은 시장의 지각변동 속에서 한국 기업의 존재감도 두드러진다. 세계 최대 수준의 은 생산 능력을 보유한 고려아연은 연간 2,000~2,500톤의 은을 추출하며 글로벌 톱3 생산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광산에서 직접 캐지 않고 제련 과정에서 은을 뽑아내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은값 상승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전 세계적으로 은 확보 전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내에 세계적인 수준의 공급망을 갖춘 기업이 있다는 사실은 경제 안보 측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결국 은의 가치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거대한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로 보인다. 생산 탄력성이 낮은 상황에서 첨단 산업의 수요는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지정학적 갈등은 공급망을 더욱 옥죄고 있다. 역사적으로 은은 패권 경쟁과 통화 체제의 변화 속에서 그 가치를 증명해왔으며, 이제는 기술 패권 전쟁의 핵심 병기로 거듭났다. 전문가들은 은이 전략 광물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함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격 우상향 곡선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국제 시장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