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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징계' 김민석, 헝가리 대표로 올림픽 재도전

 지난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 트랙 위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과 나란히 질주하는 한 선수의 유니폼에는 낯선 헝가리 국기가 새겨져 있었다. 그는 바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중장거리 간판이었던 김민석(26)이었다. 한때 태극마크를 달고 동계 올림픽에서 세 개의 메달(은메달 1개, 동메달 2개)을 목에 걸었던 그가 이제는 헝가리 대표팀 소속으로 새로운 올림픽 무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 훈련 세션에서 김민석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매진했다. 김민석은 주니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2017년 삿포로 아시안게임 2관왕(1,500m, 팀추월)에 올랐고,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1,500m 동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2020년 4대륙 대회에서도 두 개의 금메달을 추가했으며,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도 1,500m 동메달을 획득하며 3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원대한 꿈을 키워왔다.

 


그러나 2022년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그의 선수 경력에 치명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 6개월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고, 이후 대한체육회로부터 2년의 국가대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소속팀과의 계약마저 종료되면서, 2026년 동계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준비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다.

 

결국 김민석은 헝가리 빙상 대표팀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지도자의 제안을 수락했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2024년 7월 그는 태극마크를 내려놓고 헝가리로 귀화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일부 팬들의 비판적인 시선 속에서도, 평생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살아온 그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은 김민석에게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이자, 헝가리 대표로서의 첫 데뷔 무대가 된다. 헝가리 선수단에서 유일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인 그는 평소 '나 홀로' 훈련을 해왔지만, 이날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기꺼이 그의 훈련 파트너가 되어주었다. 김민석은 한국 단거리 선수들과 함께 트랙을 질주하며 훈련의 효율성을 높였다.

 

이번 대회에서 1,000m와 1,500m에 출전할 예정인 김민석은 훈련을 마친 후 국내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경기가 끝나면 말씀드리겠다"는 짧은 한마디를 남기며 조용히 선수촌 버스에 올랐다. 그의 모습에서는 과거의 화려했던 영광과 뜻밖의 시련,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향한 굳은 의지가 교차하는 듯했다. 김민석의 이번 올림픽 도전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넘어, 한 선수의 굴곡진 삶과 스포츠에 대한 변치 않는 열정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버거가 2500원? 고물가에 지갑 닫자 시작된 초저가 전쟁

 장기화하는 고물가 기조 속에 서민들의 먹거리 부담이 극에 달하자 프랜차이즈와 유통업계가 '초저가'를 생존 전략으로 내걸었다. 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점심 한 끼 해결이 부담스러워진 '런치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자, 업계는 마진을 최소화하더라도 고객의 발길을 붙잡겠다는 계산이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노브랜드 버거를 통해 단품 기준 2,5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의 신메뉴를 선보였다. 이는 원재료 공동 구매를 통해 유통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결과로, 시중 브랜드 버거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피자와 도시락 시장에서도 가격 파괴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랜드이츠의 피자몰은 기존 뷔페 형식을 탈피해 대형마트 입점 매장을 중심으로 한 조각에 2,990원부터 시작하는 저가형 메뉴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러한 전략은 주효했다. 조각 피자 판매 도입 이후 특정 매장의 매출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급증하는 등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1인 가구와 학생층을 중심으로 '싸고 간편한 한 끼'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외식업계의 지형도가 저가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양상이다.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 공룡들도 이러한 흐름에 적극적으로 가세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990원짜리 삼각김밥과 3,000원대 파스타를 내놓으며 초저가 경쟁의 불을 지폈고, 이마트는 일반적인 크기보다 큰 대형 피자를 1만 원대 초반에 선보여 하루 평균 1만 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편의점 업계 역시 2,000원대 후반의 도시락 시리즈를 잇달아 출시하며 직장인들의 점심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을 넘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집객 효과를 노린 것이다.실제로 통계청과 소비자원의 자료를 보면 외식 물가의 상승세는 공포스러운 수준이다. 서울 지역의 칼국수와 냉면 평균 가격은 이미 1만 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외식 품목들의 상승률은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불황기에는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식비부터 줄인다는 정설에 따라, 4인 가족이 1만 원대로 외식을 즐길 수 있는 초저가 메뉴는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는 가계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고객 유입을 위해 이러한 '미끼 상품' 배치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전문가들은 이러한 초저가 경쟁이 단기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브랜드 충성도 확보와 고객 유입 측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다고 분석한다. 고물가와 고환율이 지속되는 거시 경제 환경 속에서 소비자들은 지출 대비 만족도가 높은 '가성비' 제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대형 할인점들이 수십 년간 특정 메뉴의 가격을 동결하며 고객을 끌어모으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격 인하 경쟁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초저가 상품을 구매하러 온 고객이 다른 고단가 메뉴를 추가로 주문하는 연쇄 소비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결국 프랜차이즈 업계의 초저가 승부수는 극심한 경기 침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자 정교한 마케팅 전략의 산물이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만족감을 느끼고, 기업은 박리다매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런치플레이션이 불러온 외식 시장의 변화는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것을 넘어 유통 구조의 혁신과 비용 절감을 강요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의 생존법으로 자리 잡은 초저가 트렌드는 유통 채널 간의 경계를 허물며 당분간 국내 먹거리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