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자민당 300석 압승 예상, 일본 정치 지도가 바뀐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던진 '초단기 결전'이라는 승부수가 일본 정치판을 뒤흔들고 있다. 오는 8일 실시되는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훌쩍 넘어 30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일본 열도가 '다카이치 돌풍'의 영향권에 완전히 들어선 모습이다.

 

아사히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민당은 현재 의석(198석)보다 100석 가까이 많은 292석 전후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립 여당인 일본유신회의 예상 의석까지 합하면, 전체 의석은 320석을 넘어서게 된다. 이는 자민당의 오랜 숙원인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 발의에 필요한 중의원 의석(310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자민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급조된 '중도개혁연합'은 지지층 결집에 실패하며 참패를 눈앞에 두고 있다. 입헌민주당과 공명당 등이 연합했지만, 예상 의석수는 기존 의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74석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거대 여당을 견제해야 할 야권이 사실상 붕괴 수순을 밟으면서 일본 정치의 '일당 독주' 체제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자민당 압승, 야권 참패' 구도의 중심에는 다카이치 총리의 높은 인기가 자리하고 있다.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소탈하면서도 강단 있는 '스트롱 리더'의 이미지가 불안한 국제 정세 속에서 '안정'을 추구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60~70%를 넘나드는 견고한 지지율이 이를 증명한다.

 


야권의 지리멸렬은 예견된 결과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합집산하며 '화학적 결합'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선거구에서 야당 후보끼리 표를 갈라 먹는 촌극을 벌이며 스스로 무너졌다. 정당 지지율 역시 자민당(33%)의 3분의 1 수준(10%)에 그치며 존재감을 상실했다.

 

다만, 자민당이 이번 총선에서 압승해 개헌 발의선을 손쉽게 넘더라도 실제 개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또 다른 관문인 참의원에서 개헌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의석(166석)을 현재 여권이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중의원 선거 결과가 곧바로 개헌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구조다.

 

文, "차별금지법,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완수하지 못했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재임 시절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것을 '정치의 실패'라고 규정하며 자신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인정해,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문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혐오와 차별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이를 방치할 경우 극심한 사회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재임 중 일부 종교계의 강한 반대를 설득하지 못한 점을 실패의 원인으로 꼽았다.시민사회에서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인권단체들은 법 제정이 가능했던 시기를 놓쳐버린 과거를 지적하면서도, 전직 대통령이 법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계기로 국회가 신속한 입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하지만 정작 가장 큰 책임이 있던 당사자의 태도가 아니라는 날 선 비판도 제기됐다. 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책의 저자인 홍성수 교수는 재임 시절 '역사적 책무'를 방기한 것에 대한 진솔한 후회나 안타까움의 표현이 부족했다며, 그의 발언이 공허하게 들릴 수 있음을 지적했다.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별, 장애, 성적 지향, 인종 등을 이유로 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이미 다수의 선진국에서 시행 중이며 UN에서도 한국에 수차례 입법을 권고한 바 있다. 국민적 공감대 역시 80%를 훌쩍 넘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을 만큼 높지만, 정치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22대 국회에서도 소수정당을 중심으로 관련 법안이 다시 발의됐지만, 거대 양당의 미온적인 태도 속에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직 대통령의 뒤늦은 참회가 꽉 막힌 정치권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그 결과는 여전히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