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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도왔다! 조코비치의 경이로운 승운

테니스계의 살아있는 전설 노바크 조코비치가 2026년 호주오픈에서 그야말로 천운을 등에 업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조코비치를 따라다니는 승운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그는 8강전에서 세트 스코어 0대 2로 밀리며 탈락 위기에 처해 있었으나, 상대 선수의 갑작스러운 부상 기권으로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만 벌써 두 번이나 상대 기권으로 상위 라운드에 진출하는 기묘한 기록을 쓰게 됐다.

 

지난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8강전은 경기 초반만 해도 조코비치에게 매우 암울한 흐름이었다. 이탈리아의 신성 로렌초 무세티는 조코비치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첫 두 세트를 내리 따냈다. 조코비치는 설상가상으로 오른발 발바닥에 발생한 물집 통증 때문에 특유의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고전했다. 테니스 팬들은 조코비치의 시대가 이렇게 저무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고, 무세티의 생애 첫 호주오픈 4강 진출은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하지만 3세트 초반 흐름이 급변했다. 조코비치가 무세티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반격의 불씨를 지피던 중 무세티가 돌연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한 것이다. 무세티는 오른쪽 다리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3세트 다섯 번째 게임에서 더블 폴트를 범한 직후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하에 기권을 선언했다. 한 세트만 더 따내면 대어를 낚을 수 있었던 무세티로서는 뼈아픈 퇴장이었고, 패배 직전이었던 조코비치에게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기회였다.

 

경기 후 무세티는 인터뷰를 통해 오른쪽 다리에 이상한 느낌이 있었지만 참으며 뛰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져 도저히 경기를 지속할 수 없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시즌 시작 전 모든 정밀 검사를 통해 부상 예방에 전력을 다했음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완벽한 승리를 눈앞에 두고 몸이 따라주지 않은 유망주의 비극에 많은 테니스 팬들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승리를 거둔 조코비치 역시 겸손하면서도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무세티가 오늘의 진정한 승자였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또한 자신의 발바닥 물집 문제도 있었지만, 무세티의 창의적인 플레이 때문에 경기 내내 공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압박을 받았다며 스스로 정말 운이 좋았음을 인정했다. 승자의 여유보다는 고비를 넘긴 자의 안도감이 묻어나는 발언이었다.

 

조코비치의 이번 호주오픈 대진운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라 불릴 만하다. 16강에서도 그는 야쿱 멘식과 맞붙을 예정이었으나, 멘식이 복부 부상을 이유로 경기 하루 전 기권을 선언하면서 힘 하나 들이지 않고 8항에 올랐다. 당시까지 조코비치는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최상의 컨디션이었음에도 부전승이라는 보너스를 챙겼다. 이어 8강에서도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기권승을 거두며 체력을 비축하게 된 셈이다. 

 

이처럼 체력을 아낀 조코비치는 이제 준결승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인 야닉 신네르와 운명의 대결을 펼친다. 신네르는 8강에서 벤 셸턴을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완파하며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조코비치가 상대의 기권이라는 행운을 두 번이나 누리며 올라온 만큼, 신네르와의 진검승부에서 과연 전설의 위엄을 증명할 수 있을지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조코비치의 우승 DNA가 상대의 부상까지 불러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이번 대회의 운은 특별하다. 그러나 스포츠의 세계에서 행운도 실력의 일부라는 말처럼, 위기의 순간을 버텨낸 조코비치의 끈기가 결국 기회를 만들어낸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발바닥 물집이라는 악재를 안고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상대의 기권이라는 드라마틱한 반전을 맞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호주오픈의 황제로 불리는 조코비치가 과연 이번 대회의 기묘한 흐름을 이어가 통산 25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할 수 있을까. 행운의 여신이 그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이제 남은 것은 자신의 실력으로 신네르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서는 일뿐이다. 멜버른 파크의 뜨거운 코트 위에서 펼쳐질 조코비치와 신네르의 4강전은 이번 대회 최고의 빅매치가 될 전망이다.

 

뒷말 무성했던 메시의 분노 알고 보니 오해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렸던 리오넬 메시의 심판실 난입 의혹이 결국 근거 없는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사무국은 최근 불거진 메시의 리그 규정 위반설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벌인 끝에 어떠한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음을 공식 확인했다. 이로써 메시는 0-3 완패의 충격에 이어질 뻔했던 징계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었다.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23일 보도를 통해 MLS 사무국이 지난 토요일 LA 메모리얼 콜로세움에서 열린 LAFC와 인터 마이애미의 경기 직후 발생한 소동을 면밀히 검토했다고 밝혔다. 당시 온라인상에서는 메시가 심판 라커룸에 무단으로 침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파만파 커진 바 있다. 하지만 사무국은 발표를 통해 메시가 리그의 어떤 정책도 위반하지 않았으며 상벌위원회 회부나 징계 절차 역시 진행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사건의 발단은 경기 종료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짧은 영상 하나였다. 영상 속에는 메시가 심판진이 머무는 구역 근처로 들어가는 듯한 장면이 담겨 있었다. 이를 본 현지 매체들은 메시가 경기 결과와 심판 판정에 격분해 심판실까지 쫓아갔으며 동료인 루이스 수아레스가 이를 간신히 말려 상황이 진정되었다는 자극적인 보도를 쏟아냈다. 특히 메시가 특정 입구에서 나오는 모습이 포착되었다는 증언까지 덧붙여지며 축구계의 신으로 불리는 그가 유례없는 중징계를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섞인 목소리가 높았다.하지만 MLS 측의 상세 조사 결과는 현지의 추측성 보도와 정반대였다. 사무국은 영상 속 메시가 지나간 통로가 일반적인 출입이 제한된 구역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또한 그가 들어갔던 문 역시 심판들이 사용하는 전용 라커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프로심판기구(PRO)의 커뮤니케이션 이사인 크리스 리벳 역시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심판진과 직접 대화한 결과 메시가 심판 구역에 발을 들인 적이 없음을 확실히 확인했다고 전하며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인터 마이애미를 이끄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감독도 메시의 돌발 행동설을 강하게 부인하며 제자를 감싸고 나섰다. 마스체라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메시의 항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자신은 전혀 보지 못한 장면이라고 답했다. 그는 메시가 경기가 끝난 뒤 곧장 팀 라커룸으로 들어갔을 뿐이라며 근거 없는 소문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감독의 증언과 사무국의 공식 발표가 일치하면서 메시를 둘러싼 비매너 논란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사실 이번 경기는 결과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뜨거운 화젯거리였다. 한국 축구의 영웅 손흥민과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의 맞대결이 성사되며 전 세계의 시선이 LA로 향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1라운드 개막전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이 속한 LAFC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인터 마이애미를 시종일관 몰아붙였고 결국 3-0이라는 완벽한 스코어로 승리를 거머쥐었다.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38분 다비드 마르티네스의 선제골을 돕는 날카로운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메시는 상대의 집중 견제에 막혀 힘든 경기를 펼쳤다. 4차례의 슈팅을 시도하며 득점을 노렸지만 단 한 차례도 유효슈팅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등 좀처럼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중 넘어져 심판에게 파울을 강력히 주장하는 등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던 메시의 모습이 결국 심판실 난입이라는 억측으로 와전된 셈이다.경기 외적인 소동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메시는 이제 다시 축구화 끈을 동여맨다. 징계 위기를 벗어난 그는 다음 달 2일 올랜도 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첫 승과 첫 득점에 도전할 예정이다. 개막전에서 손흥민에게 판정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긴 메시가 다음 경기에서는 어떤 마법 같은 활약으로 반전 드라마를 써 내려갈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기대와 관심이 다시 한번 집중되고 있다.이번 사건은 결국 세계적인 스타가 겪어야 하는 유명세의 이면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 패배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그라운드에 서는 메시가 실력으로 소문을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축구장 안팎에서의 모든 행동이 기사가 되는 리오넬 메시이기에 그가 다음 경기에서 보여줄 발끝에 모든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