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혈압·당뇨 환자라면, 물약 대신 꼭 알약을 드세요

 최근 복용 편의성을 앞세운 스틱 파우치 형태의 액상 감기약이 인기를 끌면서, 약의 제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키기 편하고 효과도 빠르다는 인식에 물약 형태의 일반의약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오해와 잠재적 위험이 존재한다.

 

흔히 물약이 알약보다 효과가 더 강력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약효의 차이가 아닌 흡수 속도에서 비롯된 착각이다. 액상 제제는 이미 약 성분이 녹아있는 상태이므로 위장에서 빠르게 흡수되어 효과가 발현되는 시간이 짧다. 반면 고체인 알약은 체내에서 녹고 분해되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소요될 뿐, 최종적인 약효 자체에는 차이가 없다.

 


문제는 이러한 복용 편의성과 빠른 효과 체감이 습관적인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달콤한 맛까지 더해진 현탁액 형태의 약들은 의약품이라는 경계심을 허물기 쉽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물약 역시 장기간 복용 시 부작용이나 내성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표적으로 속 쓰림에 자주 찾는 제산제 현탁액을 습관적으로 복용하면 체내 전해질 불균형을 유발하고 위산 분비를 억제해 오히려 소화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물약도 알약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반드시 지켜야 하며,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할 때는 순서에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위벽을 코팅하는 제산제 현탁액은 다른 알약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알약을 먼저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한 뒤 마지막에 물약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든 상황에서 물약이 우월한 선택인 것은 아니다. 정확한 용량 투여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성질환자에게는 오히려 알약이 필수적이다. 현탁액은 복용 전 충분히 흔들지 않으면 성분 농도가 불균일해질 수 있고, 덜어내는 과정에서 용량 오차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밀한 용량이 요구되는 혈압약이나 당뇨약 등은 대부분 정제 형태로 만들어진다.

 

약의 제형은 단순히 복용 편의성만이 아닌, 약물의 특성과 질환의 종류에 따라 최적화된 결과물이다. 따라서 특정 제형을 무조건 선호하기보다는, 자신의 건강 상태와 복용하는 약의 성분에 대해 약사와 같은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하고 그 지시에 따라 올바르게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시골 학교의 '나 홀로 졸업생', 모두의 축복 속 새 출발

 경북 영천의 한적한 시골 마을, 전교생이 11명뿐인 작은 초등학교에서 단 한 명의 졸업생을 위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64회 졸업생을 배출한 거여초등학교의 유일한 졸업생 정세율 군은, 후배들과 교직원, 학부모의 온전한 축복 속에서 6년간의 초등 과정을 마치는 주인공이 되었다.1960년 문을 연 이 학교는 농촌 지역의 학령인구 감소 여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현재 2학년부터 5학년까지 총 10명의 후배만이 학교를 지키고 있으며, 이날 정 군이 졸업하면서 6학년 교실은 다시 주인을 기다리게 됐다. 졸업식은 엄숙함 대신 모두가 함께하는 작은 잔치처럼 꾸며졌다.정 군이 이곳에 온 것은 2학년 겨울이었다. 전학 왔을 때 동급생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당황했지만, 외로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자신보다 어린 동생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렸고, 2학년 후배 2명과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복식 학급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동생들을 이끌고 챙기는 듬직한 형으로 자리 잡았다.선생님과 후배들은 한목소리로 정 군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담임 교사는 정 군이 정이 많고 학습 태도가 우수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정 군을 따르던 후배들은 "착하고 잘 놀아주던 형이 떠나 슬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선생님들은 그가 새로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잘 지내리라 믿으며 앞날을 응원했다.졸업식은 정 군 한 사람을 위해 짜인 알찬 순서로 채워졌다. 그의 학교생활을 담은 영상과 후배들의 축하 메시지가 상영될 때 장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개근상을 시작으로 영천시장상 등 5개가 넘는 상장과 장학증서를 받기 위해 쉴 새 없이 단상을 오르내리는 모습은 졸업식의 특별한 볼거리였다.이제 정 군은 3대에 걸쳐 인연을 맺은 정든 학교를 떠나 더 많은 친구가 있는 중학교에 진학한다. 5년간 동급생 없이 지낸 특별한 경험과, 선생님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자양분 삼아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다. 졸업식을 마친 그는 후배들과 선생님의 배웅을 받으며 씩씩하게 교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