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4代 대통령의 킹메이커, 이해찬 영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25일(현지시간) 베트남 출장 중 심근경색 증상으로 쓰러져 현지 병원에서 영면했다. 향년 74세.

 

고인의 삶은 현대사의 압축과도 같았다. 1988년 평화민주당 입당 이후 40여 년간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등 4명의 민주당 계열 대통령과 긴밀한 인연을 맺으며 민주 진영의 독보적인 ‘킹메이커’이자 집권사의 ‘뼈대’ 역할을 해왔다.

 


1952년 충남 청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사회학과 재학 중이던 1972년 유신을 계기로 학생운동에 투신했다. 민청학련 사건(1974년)으로 옥고를 치렀고,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되며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정치적 인연을 맺었다.

 


1988년 13대 총선(서울 관악을)에서 평화민주당 후보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등원 직후 5공 청문회에서 송곳 질의를 하며 노무현 의원과 함께 유명세를 탔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는 판세 분석 실무를 맡아 첫 수평적 정권 교체를 이끌었으며, DJ 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만 45세)으로 입각해 대입 무시험 전형 등을 추진하며 ‘이해찬 세대’라는 용어를 남겼다.

 

2004년 노무현 정부에서는 ‘실세’를 넘어선 ‘책임 총리’로 불렸으나, 거침없는 발언으로 ‘버럭 해찬’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인 2018년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고인은 ‘20년 집권 플랜’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시스템 공천’을 지휘하며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180석 압승을 이끌어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정치 멘토이자 위기 때마다 보호막 역할을 자처했다. 고인의 싱크탱크였던 ‘광장’은 ‘민주평화광장’으로 개편되어 이 대통령 지지 조직으로 전환되며 ‘이재명 대세론’의 신호탄이 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정옥씨와 딸 현주씨가 있다. 고인의 시신은 26일 밤 베트남에서 운구되어 27일 새벽 인천공항을 거쳐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정부는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내식당에 '블루리본'이? 우리 회사도 바뀔 수 있다

 기업 급식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를 해결하던 과거를 지나, 이제는 맛과 품질을 중심으로 한 고급화 경쟁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최근 한 급식업체가 자사 메뉴로 외식업계의 권위 있는 미식 평가 인증을 획득한 사건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아워홈은 최근 자사의 대표 한식 메뉴인 제육볶음, 소불고기, 된장찌개 3종에 대해 '블루리본 서베이'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급식 메뉴가 레스토랑과 동일한 미식의 잣대로 평가받고 그 가치를 인정받은 업계 최초의 사례다. 이를 기점으로 급식의 완성도를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업계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했다.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급식을 바라보는 인식의 근본적인 전환이 있다. 과거 구내식당이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직장 생활 만족도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복지 요소로 여겨진다. 고물가 시대에 점심값 부담이 커진 '런치플레이션' 현상은 양질의 급식이 주는 체감 효용을 극대화하며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했다.경쟁 구도의 변화도 품질 경쟁을 부추겼다.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으로 대기업 구내식당 일감이 전면 개방되면서,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안주하던 시장 구조가 무너졌다. 공개 입찰 시장에서 수주를 따내기 위해 각 업체는 가격 경쟁력을 넘어 맛, 위생, 운영 능력 등 차별화된 강점을 증명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이에 주요 급식업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고급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명 셰프와 협업해 특별 메뉴를 선보이는 것은 보편적인 트렌드가 됐으며, 나아가 개인 맞춤형 건강 식단을 제공하거나(현대그린푸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의 메뉴를 도입하는(CJ프레시웨이) 등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물론 모든 급식 현장이 당장 프리미엄으로 전환되기는 어렵다. 예산과 계약 조건의 제약이 뚜렷한 B2B 시장의 특성상 품질 개선이 단가 인상으로 직결되기 힘든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식의 가치를 높이려는 업계의 노력은 계속해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며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