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결국 WHO와 결별 선언…국제 보건 지각 변동

 글로벌 보건 체계의 축이 흔들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결국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결별을 공식화했다. 취임 직후 예고했던 탈퇴 절차가 1년간의 유예 기간을 거쳐 21일(현지시간)부로 완료되면서, 미국은 국제 보건 협력의 중심에서 스스로 걸어 나왔다.

 

미 국무부는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WHO의 심각한 정보 관리 실패를 지목했다. 이로 인해 미국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이다. 대통령은 더 이상 미국의 자금이 비효율적인 조직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며, 모든 형태의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탈퇴 절차의 법적 정당성을 두고도 논란이 인다. 미국법은 탈퇴 1년 전 통보와 함께 모든 분담금 정산을 의무화하고 있다. WHO에 따르면 미국은 2024년과 2025년분 분담금 약 2억 6천만 달러(약 3819억 원)를 미납한 상태다. 그러나 미국 측은 WHO의 실책으로 발생한 국가적 피해가 미납액을 훨씬 초과한다며 지급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제 사회는 충격 속에서 미국의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미국의 결정이 자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손실이라며 재고를 거듭 호소해왔다. WHO는 다가오는 2월 집행이사회에서 최대 재정 기여국의 이탈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공식 안건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의 탈퇴는 즉각적으로 WHO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전체 예산의 약 18%를 책임지던 미국의 자금 지원이 끊기면서, WHO는 극심한 재정난에 봉착했다. 이미 경영진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하고 핵심 사업들을 재검토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으며, 올해 중반까지 전체 인력의 4분의 1을 감원해야 하는 비상 상황에 내몰렸다.

 

글로벌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세계 공중 보건 시스템에 미칠 파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블룸버그 자선사업의 켈리 헤닝은 전염병 감시 및 대응을 위한 국제적 공조 체계가 약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빌 게이츠 이사장 역시 세계는 WHO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하며, 미국의 공백이 글로벌 보건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통합은 OK, 돈은 나중에? 정부와 광주·전남의 동상이몽

 40년 넘게 이어져 온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마침내 입법의 문턱을 넘어서며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을 통과시키면서, 오는 7월 통합특별시 출범을 향한 여정이 본궤도에 올랐다. 지역의 미래를 건 거대 담론이 선언을 넘어 구체적인 제도 설계 국면으로 전환된 것이다.이번에 행안위를 통과한 특별법은 새롭게 출범할 통합시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행정적 위상을 부여하고, 폭넓은 재정 분권을 보장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이달 말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될 예정이며, 통과 시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초대 통합특별시장을 선출하는 절차가 진행된다.통합의 실질적인 권한을 담보할 특례 조항은 일부 반영, 일부 제외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통합의 필수 조건으로 요구했던 핵심 특례 31건 중 19건이 법안에 담겼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허가권 확대, 수산자원 개발 권한 이양 등 에너지·산업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분명하다. 인공지능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전기료 차등요금제, 개발제한구역(GB) 해제권 등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과 직결된 핵심 권한 다수가 이번 법안에서 제외됐다. 특히 지역에서 가장 기대했던 '4년간 20조 원' 규모의 구체적인 재정 지원 규모가 명시되지 않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의무화한다'는 선언적 수준에 그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법안의 상임위 통과를 환영하면서도, 핵심 특례가 일부 누락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시·도지사는 "통합은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이라며 오는 7월 통합특별시의 역사적 출범을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정부는 재정 지원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내년도 예산안 골격이 나오는 6~7월까지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설 연휴 직후 본회의에서 특별법을 신속히 처리해 통합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남은 입법 과정과 정부의 후속 조치에 지역의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