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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제 살리는 '효자 수목원'

 단순한 식물원을 넘어, 지역 경제를 견인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국민 관광지로 거듭난 두 국립수목원의 성공 스토리가 주목받고 있다. 경북 봉화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세종시의 국립세종수목원이 그 주인공으로, 두 곳을 합쳐 누적 관람객 610만 명이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다.

 

특히 국립세종수목원의 성장은 눈부시다. 2020년 문을 연 이후 꾸준히 방문객이 증가해 지난해에만 100만 명이 다녀갔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한국관광공사가 2년마다 선정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연이어 이름을 올리며,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북 봉화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약진도 인상적이다. 지난해 이곳을 찾은 관람객은 34만 명으로, 봉화군 전체 인구의 12배에 달하는 놀라운 수치다. 이는 수목원이 단순히 지역의 볼거리를 넘어, 외부 방문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강력한 '관광 허브' 역할을 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지역 상생'이라는 핵심 전략이 있었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수목원 조성과 운영에 지역 농가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수목원에 필요한 자생식물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대신, 지역 농가와 위탁 계약을 맺고 재배를 맡긴 것이다. 이 방식을 통해 지난해에만 100여 개 농가가 21억 원의 소득을 올렸다.

 


지역과의 상생은 관람객 유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열린 '봉자 페스티벌'이 대표적인 예다. 지역 농산물과 자생식물을 주제로 한 이 축제에는 지역 예술인과 소상공인들이 참여하는 플리마켓이 함께 열려 큰 호응을 얻었다. 축제 기간 동안 8만 8천여 명의 발길이 이어졌고, 이를 통해 3억 9천만 원의 추가적인 지역 소득이 창출됐다.

 

결국 두 수목원의 성공은 아름다운 정원과 희귀 식물이라는 콘텐츠에 '지역과의 동반 성장'이라는 가치를 더했기에 가능했다. 수목원이 지역 경제의 구심점이 되고, 지역 주민들이 수목원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는 상생 모델은 앞으로 다른 공공기관 및 지역 관광 자원 개발에도 중요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드라마를 왜 봐?' 더 드라마 같은 최가온의 금메달 질주

 대한민국의 17세 소녀가 눈 위에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기적을 쏘아 올렸다. 2008년생 여고생 스노보더 최가온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스키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 역사를 새로 썼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두 차례의 뼈아픈 추락을 딛고 일어선 드라마틱한 역전승에 주요 외신들도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13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선은 그야말로 최가온의 인간 승리 전시장이나 다름없었다. 최가온은 이날 경기에서 90.25점을 기록하며 88.00점에 그친 스노보드 여제 클로이 김과 85.00점의 오노 미츠키를 제치고 당당히 시상대 맨 위에 올라섰다. 이번 금메달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자, 한국 스키와 스노보드를 통틀어 동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수확한 금빛 메달이다.미국 NBC 스포츠는 경기 직후 한국의 10대 최가온이 추락 악재를 딛고 자신의 우상 클로이 김의 올림픽 하프파이프 3연패를 저지했다고 보도했다. NBC는 이번 경기가 올림픽 스노보드 역사에 남을 충격적인 결과로 기록됐다며 최가온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특히 최가온이 1차 시기와 2차 시기에서 잇따라 넘어지는 위기를 겪었음에도 마지막 시기에서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 90.25점을 뽑아낸 대역전극에 놀라움을 표시했다.이 매체는 최가온이 세운 기록의 의미를 상세히 분석했다. 최가온은 올림픽 스노보드 금메달을 획득한 최초의 한국 여자 선수라는 타이틀과 함께, 과거 미국의 레드 제라드가 세웠던 17세 227일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역대 최연소 올림픽 스노보드 챔피언(17세 101일)이라는 전설적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영국 공영방송 BBC 역시 최가온의 등장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BBC는 역대 최고의 여자 하프파이프 스노보더인 클로이 김과 그 뒤를 잇는 젊은 후계자 최가온이 시상대에 나란히 선 장면을 묘사했다. 많은 이들이 클로이 김의 전무후무한 3연패를 예상했지만, 밀라노의 여왕이 된 것은 결국 최가온이었다고 전했다.특히 BBC는 최가온의 강인한 정신력에 주목했다. 1차 시기에서 추락한 뒤 한동안 일어나지 못해 사실상 결승이 끝난 것처럼 보였으나, 최가온은 끝내 몸을 털고 일어나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전 세계 관중들을 매혹시켰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노보드계에서 유망주로 입에 오르내리던 최가온의 이름이 이제는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스타가 되었음을 강조했다.미국 USA 투데이와 뉴욕 타임스 등 다른 유력 매체들도 최가온의 금빛 질주를 긴급 타전했다. USA 투데이는 두 차례나 추락했음에도 세 번째 런이 올림픽 금메달로 이어진 과정에 경이로움을 표했다. 첫 번째 추락 당시 현지 중계진조차 부상을 우려하며 경기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을 내놓았으나, 최가온은 포기라는 단어를 몰랐다. 두 번의 실패 후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최가온의 근성에 미국 언론들도 혀를 내둘렀다.사실 최가온의 이번 금메달 여정은 가시밭길이었다. 결선 1차 시기에서 크게 미끄러지며 단 10점에 그쳤을 때만 해도 메달권 진입은 불가능해 보였다. 이어진 2차 시기마저 연기 도중 실수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가라앉았다. 하지만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최가온은 보란 듯이 반전을 만들어냈다. 공중에서 화려한 기술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착지까지 깔끔하게 성공시키자 전광판에는 90.25점이라는 고득점이 찍혔다.우상이었던 클로이 김을 넘어선 최가온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첫 올림픽이자 첫 메달을 금메달로 따게 돼 너무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가 지켜보는 압박감 속에서 두 번의 실패를 극복하고 일어선 그의 모습은 전 세계 스포츠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최가온의 이번 우승은 단순히 한 개인의 영광을 넘어 한국 동계 스포츠의 지평을 넓힌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빙상 종목에 치우쳐 있던 한국의 동계 스포츠 경쟁력이 설상 종목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17세 고등학생이 전 세계에 증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제 최가온은 한국 스노보드의 간판을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눈 위의 여왕으로 우뚝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