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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첩' 이민성 감독, "우리 장점 살려 이기겠다"

대한민국 축구의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의 운명적인 맞대결이 다시 성사되었다. 1997년 도쿄 요요기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에서 통쾌한 중거리 슛으로 도쿄대첩의 마침표를 찍었던 이민성 감독이 이제는 사령탑으로서 일본을 침몰시키기 위해 나선다. 4년 전 같은 대회에서 선배 황선홍 전 감독이 겪어야 했던 참혹한 패배를 설욕하고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세울 절호의 기회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축구 대표팀은 오는 20일 오후 8시 30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26 AFC U-23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치른다. 이번 경기는 단순한 결승 진출을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20년 우승 이후 6년 만에 다시 정상의 문턱에 다다른 한국 축구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앞서 열린 8강전에서 강호 호주를 상대로 2-1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기세를 올렸다. 이번 대회 첫 선발 기회를 잡은 백가온이 전반 21분 감각적인 선제 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비록 후반 초반 루카 요바노비치에게 동점 골을 내주며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이민성호의 저력은 경기 막판에 빛을 발했다. 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신민하가 집중력을 발휘해 결승 골을 뽑아내며 드라마 같은 4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조별리그 내내 답답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비판을 받았던 대표팀이었기에 호주전에서 보여준 끈기 있는 모습은 팬들의 마음을 다시 돌려놓기에 충분했다. 

 

이제 남은 장애물은 오이와 고 감독이 이끄는 일본이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독특한 전략을 들고 나왔다. 기준 연령인 23세 이하가 아닌, 21세 이하 선수들로 팀을 꾸려 출전했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겨냥한 장기적인 포석이다. 하지만 나이가 어리다고 얕봤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했다. 비록 8강전에서 요르단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며 고전했으나, 위기 상황에서의 평정심은 여전히 경계 대상 1호다.

 

한국 축구 팬들에게는 4년 전의 기억이 여전히 아픈 상처로 남아 있다. 당시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던 U-23 대표팀은 8강에서 오이와 고 감독의 일본 U-21 대표팀을 만나 0-3으로 완패했다. 두 살이나 어린 동생들에게 당한 패배였기에 그 충격은 더욱 컸다. 이번 준결승전은 4년 전과 놀라울 정도로 구도가 닮아 있다. 오이와 고 감독이 여전히 일본 지휘봉을 잡고 있고, 일본은 다시 한번 어린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다. 이민성 감독에게는 선배의 빚을 갚아주고 한국 축구의 위상을 되찾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부여된 셈이다. 

 

이민성 감독은 현재 최악의 컨디션 속에서도 승리를 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19일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는 심한 감기 몸살 증세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협회를 통해 단호한 각오를 전했다. 이 감독은 일본 선수들이 어리지만 이미 프로 무대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강팀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가진 고유의 장점을 극대화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호주전에서 보여준 투혼을 한일전에서도 이어가 승리의 기세를 결승까지 가져가겠다는 계산이다.

 

만약 이번 경기에서 일본을 꺾는다면 한국은 6년 만에 이 대회 결승 무대를 밟게 된다.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2020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선수들 역시 4년 전 선배들이 겪은 굴욕을 잘 알고 있기에 동기부여는 최고조에 달해 있다. 제다의 밤하늘 아래에서 다시 한번 도쿄대첩의 환희가 울려 퍼질 수 있을지 전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체력적인 소모를 고려했을 때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되지만,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은 언제나 데이터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왔다. 이민성 감독의 용병술과 선수들의 집중력이 하나로 묶인다면, 우리는 또 하나의 전설적인 한일전 승리 기록을 갖게 될 것이다. 20일 밤,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가 써 내려갈 준비를 마쳤다.

 

김정은, 32년 만의 ‘주석’ 등극? 9차 당대회 초읽기

 북한의 향후 5년 국정 방향을 결정할 제9차 노동당 대회가 임박했다. 평양 4·25 문화회관 외벽에 대형 붉은색 장식물이 설치되고, 미림 훈련장에서 열병식 준비 정황이 위성에 포착되는 등 대회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들은 지방 발전 성과를 부각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대회 일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당 대회는 북한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국가의 중대 노선을 결정한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5년 주기 개최가 정착되는 양상이다. 2016년 7차, 2021년 8차 대회에 이어 열리는 이번 9차 대회 역시 김정은의 개회사로 시작해 당 중앙위 사업총화, 당 규약 개정, 중앙지도기관 선거 등의 순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김정은 위원장이 내놓을 대외 메시지다. 2025년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있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임기와 9차 당 대회의 5개년 계획 기간(2026~2030년)이 상당 부분 겹친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과거 언급했던 '평화 공존'의 조건을 구체화하며 북미 대화의 새로운 판을 짜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대남 정책의 방향성 역시 주목된다. 지난해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남북 관계를 규정한 이후, 이번 당 대회를 통해 이를 더욱 공고히 하는 추가적인 조치나 노선이 제시될 수 있다. 또한,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북한이 전통적 우방인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하고 발전시켜 나갈지도 중요한 관찰 지점이다.국방 및 경제 분야에서는 새로운 목표가 제시될 전망이다. 8차 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과 전략무기 5대 과업을 제시하고, 그 결과물로 고체연료 ICBM '화성-20형'을 공개했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이번에도 핵무력 고도화나 재래식 무기 현대화를 위한 구체적 과업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대회 이후 열릴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최근 북한이 김 위원장을 '국가수반'으로 칭하는 빈도가 늘어난 점을 근거로,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32년 만에 주석제가 부활하고 김 위원장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김정은 1인 체제를 더욱 공고화하는 상징적 조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