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코스피 5000 시대의 서막? 자사주 소각 법안에 시장이 들썩

 더불어민주당이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기 위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의 핵심 과제로 보고, 3월 주주총회 시즌 이전에 입법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개정안은 최근 1~2주 사이 정치권과 증권가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개정안의 골자는 기업이 취득한 자기주식을 1년 내에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개정안은 이러한 '자사주의 마법'을 막고 주주가치를 실질적으로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개정안이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해소할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글로벌 시장 대비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며,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소액주주 권리 보호와 증시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시 역시 법안 통과 기대감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재계의 반발은 거세다. 경제 8단체를 중심으로 경영권 방어 수단이 사라지고, 인수합병(M&A)이나 긴급 자금 조달 등 필요시에 자사주를 활용할 길이 막힌다는 우려가 터져 나온다. 특히 합병 과정에서 취득하게 되는 자사주까지 소각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이며,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재계는 상법 개정에 앞서 '배임죄' 규정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상적인 경영 판단의 결과가 배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채 자사주 활용만 묶는 것은 기업의 운신 폭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는 논리다. 이는 기업의 투자와 성장을 가로막는 또 다른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3차 상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당과 재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분과 경영 자율성 위축이라는 우려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입법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화환 시위' 촉발시킨 경기도의회의 이상한 해명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해외 출장비 부정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던 30대 공무원이 세상을 떠나면서 경기도의회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의회의 책임을 묻는 수백 개의 근조화환이 도의회 청사를 뒤덮었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을 중심으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지난 26일 도의회 로비에 놓인 익명의 근조화환이었다. '실무자는 죽어 나가고 의원들은 유람 가냐'는 문구가 적힌 이 화환을 의회 측이 전시회 등을 이유로 치우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전공노는 이를 '책임 회피'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했으며, 이는 전공노 전국 각 지부가 동참하는 대규모 '근조화환 시위'로 번지는 계기가 됐다.시위가 본격화되면서 전공노 각 지부에서 보낸 근조화환이 연일 도의회 로비로 답지했다. 화환에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진상규명' 등의 문구와 함께 '근조화환을 숨겨도 책임은 숨겨지지 않는다'는 등 의회의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기도청공무원노조 등 다른 노조들도 추모 기간을 선포하고 시위에 동참하며 연대했다.이러한 전방위적 압박에도 경기도의회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의회 측은 "유족이 언론 보도를 원치 않는다"며 보도 자제를 요청하고, 고인의 부고조차 내부에 게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첫 화환을 옮긴 것에 대해서도 "보낸 이가 없어 민원인 접견실로 옮겼던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사태의 본질을 외면하고 공론화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지방의회의 관행처럼 여겨져 온 국외 출장비 회계 부정 문제다. 숨진 7급 공무원 A씨는 지난해부터 의원들의 '항공료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8개월간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그는 숨지기 전날까지 이어진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져, 구조적 문제를 말단 실무자에게 떠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이 사건은 개인의 비극을 넘어 지방의회 전체의 구조적 병폐를 드러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수사 의뢰로 시작된 경찰 조사는 경기도의회뿐 아니라 경기 남부 19개 시군의회로 확대된 상태다. 특히 경기도의회는 의원 156명 중 143명이 회계 부정 혐의로 입건될 만큼 문제가 심각했으며, 결국 허술한 예산 집행과 검증 시스템의 책임이 한 젊은 공무원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