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천만 원 깎아줄게!" 전기차, 가격 파괴로 소비자 유혹

 국내 전기차 시장이 새해 벽두부터 전례 없는 '가격 인하' 경쟁에 돌입했다. 완성차 제조사들이 공격적인 현금 할인과 자체 보조금을 쏟아내면서, 전기차의 실질 구매 가격이 1천만 원 이상 하락하는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하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제조사 자체 할인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적 보조금이 결합되어 파격적인 구매 조건이 형성된다. 특히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할인이 두드러진다. 현대자동차는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5에 최대 590만 원, 아이오닉6에 최대 550만 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기아 역시 대형 전기 SUV인 EV9에 최대 600만 원 상당의 할인을 적용한다.

 

이러한 제조사 할인에 국고 보조금과 전기차 전환 지원금까지 더해지면 소비자들의 총 할인 폭은 1천만 원을 훌쩍 넘어선다. 한 기아 대리점 관계자는 "작년 생산분 재고 할인 300만 원과 정부 및 서울시 보조금 600만 원 이상을 합산하면 1천만 원 이상의 할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며, 현재가 전기차 구매의 최적기임을 강조한다.

 

수입차 진영에서는 테슬라가 가격 경쟁을 주도한다.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인 모델3 스탠다드의 가격은 4,199만 원으로 책정되었으며, 여기에 국고 보조금 168만 원과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할 경우 실구매가는 약 3,900만 원대에 형성된다. 이는 웬만한 국산 중형차와 경쟁하는 수준이다. 르노코리아 역시 전기 SUV 세닉 구매자에게 최대 800만 원 상당의 자체 보조금을 투입하며 경쟁에 불을 지핀다.

 

이처럼 완성차 업체들이 대규모 할인을 단행하는 배경에는 전기차 수요 둔화, 즉 '전기차 캐즘(Chasm)'에 대한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다.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전기차 소비 심리가 무뎌진 상황에서 할인 행사는 재고를 소진하고 고객층을 확대하려는 제작사의 전략적 의지"라고 분석한다. 고금리와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로 주춤했던 소비 심리를 가격 경쟁력으로 돌파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향후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 진출한 중국의 BYD는 올해 가격 접근성을 극대화한 2천만 원대 초반의 전기차 출시를 예고했다. 이는 기존 시장의 가격 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하며, 중저가 전기차 시장의 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보조금 지원과 중저가 모델의 출시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은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전기차를 선택할 기회를 얻게 된다.

 

설탕 3사, 16년 만에 또 담합… 4천억대 과징금 철퇴

 국내 설탕 시장을 장악해 온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이 장기간에 걸친 가격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부과된 과징금은 총 4083억 원으로, 이는 담합 사건으로는 역대 두 번째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다.이들 3사는 2021년부터 4년여간 원재료인 원당 가격 변동을 빌미로 조직적인 짬짜미를 실행했다. 원당 가격이 상승할 때는 이를 즉각 판매가에 반영해 인상 시기와 폭을 맞췄고, 반대로 원당 가격이 하락할 때는 인하 시점을 늦추거나 인하 폭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극대화했다.이번 담합은 대표이사급부터 실무 영업팀장까지 전사적,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다. 고위급 임원 모임에서 가격 인상의 기본 방향을 결정하면, 영업임원과 팀장들이 월 최대 9차례까지 만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조율했다. 가격 인상에 저항하는 거래처에 대해서는 3사가 공동으로 공급을 중단하는 등 압박을 가한 사실도 드러났다.이들은 각 거래처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회사가 대표로 가격 협상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이러한 조직적 담합의 결과, 제당 3사는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길 수 있었으며, 그 부담은 설탕을 원료로 사용하는 식품 기업들을 거쳐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었다.이들 3사의 설탕 가격 담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이들은 지난 2007년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가격을 담합하다 적발되어 공정위의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 국내 설탕 시장은 오랫동안 이들 3사가 지배하는 과점 구조가 고착화되어 담합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생과 직결되는 분야의 담합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관련 매출액의 20%인 담합 과징금 상한을 30%로 상향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