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이탈리아 총리가 언급한 ‘정’, 양국 관계의 핵심되나

 이재명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19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양국 간 협력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문화 교류가 두 나라의 우정을 깊게 하고 협력의 지평을 넓히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반도 국가라는 지리적 공통점 외에도 양국이 공유하는 역사적, 문화적 유대를 강조했다. 우수한 기술력과 국민적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강의 기적'과 '이탈리아의 경제 기적'을 이뤄낸 저력, 그리고 가족과 공동체의 가치를 중시하며 고유의 음식 문화를 국가적 자산으로 키워낸 점을 공통분모로 언급했다.

 


특히 문화의 힘이 양국 관계의 가장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멜로니 총리 딸이 K팝 열성 팬이라는 일화를 소개하며, 이탈리아 청소년들이 K컬처에 매료되어 한국어를 배우는 현상은 양국 관계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한강 작가와 그라치아 델레다의 문학 작품처럼, 문화 콘텐츠를 통한 상호 이해 증진을 기대했다.

 

멜로니 총리 역시 이 대통령의 의견에 깊이 공감하며 화답했다. 그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강한 유대감을 한국 고유의 표현인 '정(情)'에 빗대어 설명하며, 이 단어야말로 양국의 관계를 가장 잘 나타낸다고 말했다. 또한 K컬처의 성공 요인을 '가장 세계적인 것과 가장 국가적인 것의 오묘한 조화'라고 분석하며 높이 평가했다.

 


양국 정상은 인적 교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인식을 같이했다. 연간 100만 명에 달하는 한국인 관광객과 최근 5년 사이 두 배로 증가한 이탈리아 유학생 규모를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교류 활성화를 위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기로 약속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번 만남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강조하며, 중장기적 관점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국제적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의 로마 방문을 공식 초청하며, 이번 환대에 대한 답례와 함께 양국 관계의 심화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화환 시위' 촉발시킨 경기도의회의 이상한 해명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해외 출장비 부정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던 30대 공무원이 세상을 떠나면서 경기도의회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의회의 책임을 묻는 수백 개의 근조화환이 도의회 청사를 뒤덮었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을 중심으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지난 26일 도의회 로비에 놓인 익명의 근조화환이었다. '실무자는 죽어 나가고 의원들은 유람 가냐'는 문구가 적힌 이 화환을 의회 측이 전시회 등을 이유로 치우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전공노는 이를 '책임 회피'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했으며, 이는 전공노 전국 각 지부가 동참하는 대규모 '근조화환 시위'로 번지는 계기가 됐다.시위가 본격화되면서 전공노 각 지부에서 보낸 근조화환이 연일 도의회 로비로 답지했다. 화환에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진상규명' 등의 문구와 함께 '근조화환을 숨겨도 책임은 숨겨지지 않는다'는 등 의회의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기도청공무원노조 등 다른 노조들도 추모 기간을 선포하고 시위에 동참하며 연대했다.이러한 전방위적 압박에도 경기도의회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의회 측은 "유족이 언론 보도를 원치 않는다"며 보도 자제를 요청하고, 고인의 부고조차 내부에 게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첫 화환을 옮긴 것에 대해서도 "보낸 이가 없어 민원인 접견실로 옮겼던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사태의 본질을 외면하고 공론화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지방의회의 관행처럼 여겨져 온 국외 출장비 회계 부정 문제다. 숨진 7급 공무원 A씨는 지난해부터 의원들의 '항공료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8개월간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그는 숨지기 전날까지 이어진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져, 구조적 문제를 말단 실무자에게 떠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이 사건은 개인의 비극을 넘어 지방의회 전체의 구조적 병폐를 드러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수사 의뢰로 시작된 경찰 조사는 경기도의회뿐 아니라 경기 남부 19개 시군의회로 확대된 상태다. 특히 경기도의회는 의원 156명 중 143명이 회계 부정 혐의로 입건될 만큼 문제가 심각했으며, 결국 허술한 예산 집행과 검증 시스템의 책임이 한 젊은 공무원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