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추워도 어깨 노출 포기 못해...요즘 젠지들의 '얼죽노'

 한겨울 매서운 칼바람에도 불구하고 패션계에는 때아닌 노출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두터운 패딩과 목폴라로 몸을 꽁꽁 싸매던 과거의 겨울 풍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어깨나 다리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디자인의 상품 수요가 급증하며 계절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지고 있다. 영하의 기온 속에서도 스타일을 포기할 수 없는 패션 피플들의 열망이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가 최근 한 달간의 상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지난 12월 14일부터 1월 13일까지 한쪽 어깨를 은근하게 드러내는 원숄더 스타일의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배 이상인 263퍼센트나 증가했다. 단순히 검색만 해본 것이 아니라 지갑도 열렸다. 실제 거래액 역시 229퍼센트 늘어났는데 특히 편안하면서도 힙한 느낌을 주는 원숄더 맨투맨의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배 가까운 2291퍼센트라는 경이로운 수치로 폭증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원숄더에만 그치지 않는다. 주로 여름 페스티벌이나 연말 파티룩으로 인기가 높았던 오프숄더 역시 겨울 대세 아이템으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오프숄더 맨투맨은 258퍼센트, 오프숄더 니트는 75퍼센트의 거래액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그재그 상의 판매 상위 랭킹을 휩쓸고 있다. 보온성을 챙기면서도 직각 어깨 라인을 뽐낼 수 있는 니트 소재 상품들이 이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셈이다.

 

상의가 가벼워지면서 속옷 트렌드도 유례없는 겨울 특수를 맞이했다. 여름철에나 팔리던 오프숄더 전용 브라 거래액이 20퍼센트 증가했고 피부에 직접 부착하는 누브라는 33퍼센트, 이너로 받쳐 입기 좋은 튜브탑은 17퍼센트 늘어났다. 겉옷은 겨울이지만 속옷은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노출 디자인의 옷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꼼꼼한 쇼핑 패턴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의 역시 짧아지는 추세다. 같은 기간 쇼츠 거래액은 전년 대비 2배 이상인 140퍼센트 뛰었다. 추운 날씨를 고려해 소재를 보강한 전략이 통했다. 두터운 소재로 제작된 울 쇼츠 거래액은 무려 12배 이상인 1182퍼센트 폭증했고 따뜻한 느낌의 니트 쇼츠도 31퍼센트 증가했다. 쇼트팬츠와 겨울 반바지 등 유사 키워드 상품들도 작년보다 눈에 띄게 많이 팔리며 짧은 하의에 롱부츠를 매치하는 코디가 겨울 정석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때아닌 노출 특수의 원인으로 기변덕스러운 날씨를 첫손에 꼽는다. 올해 겨울은 영하 10도의 혹독한 한파와 영상 10도의 포근한 날씨가 널뛰듯 반복되는 변덕스러운 기온 변화가 잦았다. 온화한 날씨가 이어질 때 과감한 노출 의류를 착용하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매년 진화하는 아우터의 품질도 한몫을 했다. 롱패딩이나 고품질 코트 등 아우터의 보온성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실내 활동을 고려해 이너를 가볍고 스타일리시하게 챙겨 입는 문화가 정착된 것이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주로 봄과 여름 시즌에 사랑받던 원숄더와 오프숄더 상품들이 계절 공식을 깨고 한겨울에도 거래액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매 시즌 취향과 쇼핑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트렌드를 선도하는 다양한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제 패션계에서 계절에 따른 의류 구분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얼죽노(얼어 죽어도 노출)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겨울에 어깨를 내놓으면 이상하게 봤지만 요즘은 힙해 보인다거나 실내 들어가면 히터 때문에 더워서 오히려 이런 옷이 편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패션은 자기를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날씨라는 물리적 제약마저 가볍게 뛰어넘고 있는 모양새다.

 

'화환 시위' 촉발시킨 경기도의회의 이상한 해명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해외 출장비 부정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던 30대 공무원이 세상을 떠나면서 경기도의회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의회의 책임을 묻는 수백 개의 근조화환이 도의회 청사를 뒤덮었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을 중심으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지난 26일 도의회 로비에 놓인 익명의 근조화환이었다. '실무자는 죽어 나가고 의원들은 유람 가냐'는 문구가 적힌 이 화환을 의회 측이 전시회 등을 이유로 치우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전공노는 이를 '책임 회피'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했으며, 이는 전공노 전국 각 지부가 동참하는 대규모 '근조화환 시위'로 번지는 계기가 됐다.시위가 본격화되면서 전공노 각 지부에서 보낸 근조화환이 연일 도의회 로비로 답지했다. 화환에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진상규명' 등의 문구와 함께 '근조화환을 숨겨도 책임은 숨겨지지 않는다'는 등 의회의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기도청공무원노조 등 다른 노조들도 추모 기간을 선포하고 시위에 동참하며 연대했다.이러한 전방위적 압박에도 경기도의회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의회 측은 "유족이 언론 보도를 원치 않는다"며 보도 자제를 요청하고, 고인의 부고조차 내부에 게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첫 화환을 옮긴 것에 대해서도 "보낸 이가 없어 민원인 접견실로 옮겼던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사태의 본질을 외면하고 공론화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지방의회의 관행처럼 여겨져 온 국외 출장비 회계 부정 문제다. 숨진 7급 공무원 A씨는 지난해부터 의원들의 '항공료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8개월간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그는 숨지기 전날까지 이어진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져, 구조적 문제를 말단 실무자에게 떠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이 사건은 개인의 비극을 넘어 지방의회 전체의 구조적 병폐를 드러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수사 의뢰로 시작된 경찰 조사는 경기도의회뿐 아니라 경기 남부 19개 시군의회로 확대된 상태다. 특히 경기도의회는 의원 156명 중 143명이 회계 부정 혐의로 입건될 만큼 문제가 심각했으며, 결국 허술한 예산 집행과 검증 시스템의 책임이 한 젊은 공무원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