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페인어 술술~' 수술대 위에서 뇌가 해킹당했다?

 평범한 미국 청년이 무릎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자마자 유창한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단 100여 건만 보고된 초희귀 신경정신 질환인 '외국어 증후군(Foreign Language Syndrome)'의 최신 사례로, 인간의 뇌가 숨기고 있던 언어 능력의 미스터리를 다시금 조명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유타주에 거주하는 스티븐 체이스(Steven Chase) 씨다. 현지 매체 래드바이블의 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체이스 씨는 19세에 미식축구 경기 도중 입은 부상으로 오른쪽 무릎 수술대에 올랐다. 문제는 수술 직후 발생했다. 마취에서 회복된 그가 주변 사람들에게 뜻밖에도 유창한 스페인어로 말을 건넨 것이다.

 


체이스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내가 스페인어로 말하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며 "주변의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고서야 내가 영어 대신 다른 언어를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수술 전 그의 스페인어 실력은 학교 수업을 통해 1부터 10까지 셀 수 있는 수준이 전부였다.

 

더욱 기이한 점은 그가 이후 겪은 여러 차례의 추가 수술과 마취 과정을 거치면서 스페인어 실력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되었다는 사실이다. 현재 체이스 씨는 스페인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원어민' 수준에 도달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외국어 증후군'으로 진단했다. 이 질환은 뇌의 특정 영역에 가해진 충격이나 심리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환자가 이전에 사용하지 않던 새로운 언어 또는 억양을 갑자기 구사하게 되는 현상이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에 따르면, 1907년 최초 보고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공식 확인된 사례는 약 100건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희귀하다.

 

체이스 씨는 자신의 언어 능력 발현의 단서를 어린 시절 경험에서 찾았다. 그는 "가장 친한 친구의 집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는데, 친구의 부모님은 항상 스페인어로 대화했다"며 "비록 내용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 언어의 소리와 리듬은 내게 익숙했다"고 밝혔다.

 


이는 체이스 씨의 뇌가 무의식적으로 주변 환경의 언어를 흡수하고 있었으며, 수술과 마취라는 충격이 뇌의 특정 경로를 활성화시켜 잠재되어 있던 언어 능력을 표면으로 끌어올렸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희귀한 사례는 언어 습득과 기억 저장에 대한 기존의 학설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며, 신경과학 분야의 흥미로운 연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만화가 현실로' 벤피카 수문장의 미친 반전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만화 같은 장면이 현실로 펼쳐졌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눈을 의심케 한 주인공은 바로 SL 벤피카의 수문장 아나톨리 트루빈이다. 조제 무리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벤피카는 29일 리스본의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열린 2025-2026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8차전에서 '거함'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4-2 대역전승을 거두며 유럽을 충격에 빠뜨렸다.이번 승리로 벤피카는 드라마 같은 반전을 썼다. 8경기 3승 5패, 승점 9점을 기록한 벤피카는 마르세유와 승점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단 1골 차이로 앞서며 전체 24위, 즉 16강 플레이오프행 막차를 탔다. 반면 우승 후보 레알 마드리드는 승점 15점에 머물며 9위로 밀려나 8위까지 주어지는 16강 본선 직행 티켓을 놓치는 굴욕을 맛봤다.경기는 초반부터 뜨거웠다. 기선을 제압한 쪽은 레알 마드리드였다. 전반 30분 라울 아센시오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킬리안 음바페가 머리로 밀어 넣으며 앞서갔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다운 결정력이었다. 하지만 벤피카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불과 6분 뒤 반젤리스 파블리디스의 도움을 받은 안드레아스 시엘데루프가 동점 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파블리디스가 직접 얻어낸 페너티 킥을 성공시키며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후반전은 그야말로 난타전이었다. 벤피카의 시엘데루프가 추가 골을 넣으며 점수 차를 벌리자, 음바페가 다시 한번 추격 골을 터뜨리며 벤피카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3-2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벤피카에게 기회가 왔다. 후반 막판 레알 마드리드의 아센시오와 호드리구가 연달아 퇴장당하며 경기장에는 9명의 레알 선수만 남게 된 것이다.하지만 벤피카에게 3-2 승리는 부족했다. 1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다득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때 믿기지 않는 영웅이 등장했다. 후반 53분 마지막 프리킥 찬스에서 박스 안으로 공격 가담을 한 아나톨리 트루빈 골키퍼가 높게 뜬 공을 정확한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장은 순식간에 광란의 도가니가 됐고, 벤피카는 4-2 스코어를 완성하며 극적으로 생존했다.경기가 끝난 후 트루빈은 자신이 득점하게 된 황당하고도 절박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실 자신은 득점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고백했다. 트루빈은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상대 크로스를 잡으면 무릎을 꿇고 시간을 끌며 3-2 승리를 지키려 했다고 털어놨다. 그 시점까지만 해도 1골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트루빈을 깨운 것은 동료들의 절규였다. 마지막 프리킥 상황이 선언되자 벤피카 동료들이 트루빈을 향해 미친 듯이 손짓하며 올라오라고 소리를 질렀다. 트루빈은 그제야 아차 싶었다며 우리가 한 골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깨닫고 박스 안으로 전력 질주했다고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만약 동료들의 외침이 없었다면 트루빈은 골문에 머물렀을 것이고, 벤피카는 승리하고도 탈락하는 비극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트루빈의 활약은 득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본업인 골키퍼로서도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 90분 내내 골문을 지키며 4번의 결정적인 선방과 3번의 다이빙 세이브를 기록해 음바페와 주드 벨링엄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기록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트루빈은 이날 경기에서 박스 내 세이브 2회를 포함해 팀 승리의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유럽 현지 언론들은 무리뉴 감독의 용병술과 함께 트루빈의 집념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라는 거대 클럽을 상대로 골키퍼가 직접 쐐기 골을 박으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은 장면은 챔피언스리그 역사에 남을 명장면으로 꼽힌다. 벤피카 팬들은 이제 트루빈을 단순한 골키퍼가 아닌 팀의 생존을 이끈 수호신으로 추대하고 있다.역대급 기적을 쓴 벤피카는 이제 16강 플레이오프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골 넣는 골키퍼 트루빈과 '우승 청부사'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이들이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