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출은 '맑음' 내수는 '흐림', 경제 회복의 두 얼굴

 정부가 우리 경제에 대해 석 달 연속 '회복 국면'이라는 긍정적 진단을 유지했다. 재정경제부는 16일 발표한 '1월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의 강세와 내수 소비의 회복 조짐이 맞물리면서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경기 부진의 터널을 벗어났다고 선언한 이후 세 달째 동일한 기조다.

 

이러한 긍정적 판단의 배경에는 구체적인 지표 개선이 자리한다. 지난해 12월 카드 국내승인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3% 늘었고,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도 28.8% 급증하며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내수 경기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지표들이 회복 신호를 보낸 것이다.

 


다만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전월 대비 2.5포인트 소폭 하락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수가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크게 웃돌고 있어, 소비 심리 자체는 비관보다는 낙관의 영역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했다.

 

수출 전선에서는 반도체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12월 전체 수출액은 반도체 산업의 호황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13.4%나 증가하며,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을 견인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하지만 정부는 장밋빛 전망만 내놓지는 않았다. 건설업계의 부진과 일부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한 고용 시장의 어려움, 더딘 건설투자 회복 속도는 국내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불안 요인으로 지목됐다. 대외적으로는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 가능성 등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향후 경기 회복의 온기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소비·투자·수출 각 부문별 활성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잠재성장률 제고와 양극화 해소 등을 목표로 하는 '2026년 경제성장전략'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화환 시위' 촉발시킨 경기도의회의 이상한 해명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해외 출장비 부정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던 30대 공무원이 세상을 떠나면서 경기도의회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의회의 책임을 묻는 수백 개의 근조화환이 도의회 청사를 뒤덮었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을 중심으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지난 26일 도의회 로비에 놓인 익명의 근조화환이었다. '실무자는 죽어 나가고 의원들은 유람 가냐'는 문구가 적힌 이 화환을 의회 측이 전시회 등을 이유로 치우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전공노는 이를 '책임 회피'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했으며, 이는 전공노 전국 각 지부가 동참하는 대규모 '근조화환 시위'로 번지는 계기가 됐다.시위가 본격화되면서 전공노 각 지부에서 보낸 근조화환이 연일 도의회 로비로 답지했다. 화환에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진상규명' 등의 문구와 함께 '근조화환을 숨겨도 책임은 숨겨지지 않는다'는 등 의회의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기도청공무원노조 등 다른 노조들도 추모 기간을 선포하고 시위에 동참하며 연대했다.이러한 전방위적 압박에도 경기도의회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의회 측은 "유족이 언론 보도를 원치 않는다"며 보도 자제를 요청하고, 고인의 부고조차 내부에 게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첫 화환을 옮긴 것에 대해서도 "보낸 이가 없어 민원인 접견실로 옮겼던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사태의 본질을 외면하고 공론화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지방의회의 관행처럼 여겨져 온 국외 출장비 회계 부정 문제다. 숨진 7급 공무원 A씨는 지난해부터 의원들의 '항공료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8개월간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그는 숨지기 전날까지 이어진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져, 구조적 문제를 말단 실무자에게 떠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이 사건은 개인의 비극을 넘어 지방의회 전체의 구조적 병폐를 드러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수사 의뢰로 시작된 경찰 조사는 경기도의회뿐 아니라 경기 남부 19개 시군의회로 확대된 상태다. 특히 경기도의회는 의원 156명 중 143명이 회계 부정 혐의로 입건될 만큼 문제가 심각했으며, 결국 허술한 예산 집행과 검증 시스템의 책임이 한 젊은 공무원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