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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티켓은 내 거다" 5연승 기업은행의 파죽지세

여자 프로배구 코트가 그야말로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순위 경쟁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배구 팬들의 심박수도 함께 빨라지고 있다. 현재 리그 2위 현대건설과 3위 흥국생명이 나란히 승점 39를 기록하며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4위 IBK기업은행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치고 올라오며 3위 자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기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기업은행은 지난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완승을 거두며 쾌조의 5연승을 질주했다. 이번 승리로 승점 35를 확보한 기업은행은 3위 흥국생명과의 격차를 단 4점 차로 좁히며 봄배구 티켓 확보의 마지노선을 위협하는 강력한 대항마로 우뚝 섰다.

 

흥국생명 역시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지는 않다. 흥국생명은 지난 14일 리그 선두를 달리는 한국도로공사를 3-1로 제압하는 이른바 코트 반란을 일으키며 3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위 팀을 꺾으며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흥국생명과 5연승을 달리며 거침없이 진격하는 기업은행의 맞대결에 모든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운명의 장난처럼 두 팀은 오는 18일 오후 4시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외나무다리 대결을 펼친다. 이번 경기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기업은행이 승리할 경우 승점 차는 1점 내외로 줄어들어 순위 뒤집기가 가시권에 들어오게 된다. 반면 흥국생명이 승리한다면 기업은행의 추격 의지를 꺾고 2위 현대건설을 밀어내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올 시즌 두 팀의 상대 전적은 흥국생명이 2승 1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을 보면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IBK기업은행의 극적인 변화가 눈에 띈다. 시즌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던 기업은행은 여오현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완전히 다른 팀으로 탈바꿈했다. 김호철 전 감독 체제에서 단 11퍼센트에 불과했던 승률이 여오현 대행 체제에서는 13경기 10승 3패를 기록하며 무려 77퍼센트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상승세의 중심에는 외국인 주포 빅토리아 댄착이 있다. 빅토리아는 매 경기 화끈한 공격력을 뽐내며 팀의 득점을 책임지고 있다. 여기에 토종 공격수 육서영의 부활이 화룡점정을 찍었다. 육서영은 GS칼텍스전에서 15득점과 공격 성공률 44.1퍼센트를 기록하며 빅토리아와 함께 38점을 합작해 팀 승리를 견인했다. 세터 박은서의 정교한 배달과 미들 블로커 최정민, 이주아 듀오의 두 자릿수 득점 지원까지 더해지며 기업은행은 완벽한 공수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뒤를 든든히 받치는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의 수비력은 말할 것도 없다.

 

 

흥국생명 역시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의 리더십 아래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시즌 중 소방수로 투입된 베테랑 세터 이나연이 코트를 안정적으로 지휘하고 있으며 외국인 선수 레베카 라셈은 경기당 평균 23.2득점을 올리며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활약 중이다. 시즌 초반 5위까지 추락했던 흥국생명이 다시 3위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이러한 신구 조화에 있다.

 

두 팀의 시선은 이제 3위 수성을 넘어 2위 현대건설까지 향하고 있다. 최근 3연패의 늪에 빠지며 주춤하고 있는 현대건설을 끌어내리고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계산이다. 18일 맞대결 이후 기업은행은 22일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은 23일 GS칼텍스와 4라운드 최종전을 치른다. 이 두 경기의 결과에 따라 올스타전 휴식기를 웃으며 보낼 팀이 결정된다.

 

여자배구 팬들은 벌써부터 화성에서 벌어질 이번 빅매치에 열광하고 있다. 과연 여오현 대행의 마법이 계속되어 기업은행이 6연승과 함께 순위 반등에 성공할지 아니면 요시하라 감독의 흥국생명이 선두를 꺾은 기세를 몰아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낼지 배구 코트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친한' 쳐내나 했는데…장동혁 지도부의 의외의 선택

 지방선거를 넉 달 앞둔 국민의힘이 당협위원장 교체 없이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당무감사 결과에 따라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당 안팎의 예상을 뒤집은 결론이다. 이는 조직의 안정을 통해 선거에 집중하겠다는 명분을 앞세웠지만, 사실상 갈등 확산을 피하려는 수비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당 지도부는 정기 당무감사에서 교체 권고를 받은 37곳을 포함해 단 한 명의 당협위원장도 교체하지 않았다. 대신 감사 결과의 세부적인 점수 산정 기준을 공개하며, 다가올 지방선거에서의 기여도를 평가의 핵심 잣대로 삼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인적 개편이라는 칼을 뽑아 드는 대신,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현 위원장들에게 온전히 지운 셈이다.이러한 결정이 나오기까지 당내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당무감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지도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수도권 위원장들과 한동훈 전 대표 측 인사들이 대거 교체 명단에 올랐다는 '숙청설'이 파다했다. 당무감사를 주도한 인사의 과거 강경 발언과 최근 당 윤리위의 징계 수위 등이 맞물리며 '비판 세력 솎아내기'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그러나 장동혁 대표 체제는 정면충돌 대신 우회로를 택했다.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경우 불거질 계파 갈등의 후폭풍과 선거를 앞둔 조직의 이완 및 공백 상태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숙청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조직을 재편할 정치적 동력과 시간이 부족하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된 선택이다.결과적으로 지도부는 조직 장악력을 과시하기보다 내부 분란을 최소화하는 실리를 챙겼다. 이는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 문제를 둘러싼 내홍과 정체된 지지율 등 여러 악재 속에서 더 이상의 혼란은 피해야 한다는 위기감의 발로이기도 하다. 당은 조직 개편 논란을 뒤로하고 공약 개발 및 민생 행보에 속도를 내며 선거 모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지도부는 칼을 거두는 대신 성적표를 아래로 내려보냈다. 당협위원장들의 생존은 보장됐지만, 그들의 정치적 미래는 오롯이 지방선거 결과에 달리게 됐다. 이번 봉합 결정이 선거 승리를 위한 안정적 발판이 될지, 아니면 책임 회피를 위한 미봉책에 그칠지는 다가오는 선거의 성적표로 증명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