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겨울철 돌연사의 주범, '휴가 심장 증후군'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설원을 질주하는 스키의 계절, 한껏 들뜬 마음으로 떠난 겨울 휴가가 생명을 위협하는 최악의 기억이 될 수 있다. 즐거운 연휴 분위기 뒤에 숨어 심장을 공격하는 '휴가 심장 증후군(Holiday Heart Syndrome)' 때문이다. 급격한 기온 저하와 잦은 음주,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심혈관 시스템에 치명적인 부담을 주는 현상이다.

 

추위는 심장을 공격하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다. 우리 몸은 체온 유지를 위해 본능적으로 혈관을 수축시키는데, 이 과정이 심장에는 엄청난 압박으로 작용한다. 좁아진 혈관은 혈압을 높이고, 동맥 내부에 쌓여있던 콜레스테롤 덩어리(경화반)를 터뜨려 혈전, 즉 피떡을 만들어낸다. 이 혈전이 심장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기름을 붓는 것이 바로 '휴가'라는 특수성이다. 평소보다 잦아지는 술자리는 심장의 전기 시스템을 교란해 심장이 불규칙하고 빠르게 뛰는 '심방세동'을 유발할 수 있다. 기름진 음식과 여행으로 인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수면 패턴 역시 혈압을 상승시켜 심장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심부전의 원인이 된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차고, 심장이 쿵쾅거리거나 건너뛰는 느낌이 든다면 즉시 위험 신호로 인지해야 한다. 이는 심장이 보내는 구조 요청이다. 피로감이나 어지럼증 같은 사소해 보이는 증상도 심방세동의 전조일 수 있으며, 이를 방치할 경우 뇌졸중이나 치명적인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이미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은 휴가 심장 증후군의 고위험군이다. 겉으로 건강해 보이더라도 비만하거나 평소 생활 습관이 좋지 않았다면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이들에게 겨울 휴가의 환경 변화는 심장에 가해지는 압력을 극대화하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휴가지에서도 평소 복용하던 약을 거르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휴대폰 알람을 맞춰두는 등 약 복용 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과음과 과식을 피해야 한다. 만약 가슴에 불편함이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주저 없이 즉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8년간의 추적, 마침내 드러난 한국 고유 살모사 2종

 한반도 생물 주권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제주도와 백령도에 서식하는 쇠살모사가 내륙의 개체와는 다른,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고유종임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견으로 한국의 고유 파충류 목록에 새로운 이름 두 개가 오르게 됐다.이번 성과는 2018년부터 약 8년간 이어진 ‘동물자원의 유전자 다양성 연구’의 결실이다. 연구진은 전국 각지에서 쇠살모사 513마리의 표본을 확보하고 유전자(DNA)와 형태를 정밀하게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쳤다. 쇠살모사는 한반도 전역과 중국, 러시아 등지에 넓게 분포하는 종으로, 그간 국내 개체군만의 고유성은 알려진 바 없었다.분석 결과, 쇠살모사 집단은 유전적으로 내륙, 제주도, 백령도 세 그룹으로 뚜렷하게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섬에 격리된 개체들은 외형적으로도 차이를 보였다. 백령도 개체군은 내륙 개체군에 비해 몸통과 꼬리가 더 길고 배 쪽 비늘 수가 많은 특징을 가졌으며, 제주도 개체군은 반대로 배비늘 수가 더 적은 경향을 보였다.이러한 유전적, 형태적 분화는 각 섬의 고립된 환경 속에서 독자적인 진화 과정을 거쳤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제주도와 백령도의 쇠살모사를 각각 별도의 아종(亞種)으로 판단하고 ‘제주쇠살모사(Gloydius ussuriensis jejuensis)’와 ‘백령쇠살모사(Gloydius ussuriensis baengnyeongensis)’라는 새로운 학명을 부여했다.이번 발견의 의미는 매우 크다. 기존에 한반도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파충류 약 30여 종 중 고유종은 북한 지역의 장수도마뱀 1종뿐이었다. 살모사, 쇠살모사, 까치살모사 등 기존 살모사 3종 역시 모두 중국이나 러시아 등 해외에서도 발견되는 종이었다. 이번 발견은 국내 서식 뱀 중 최초의 고유종 보고 사례다.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생물 분류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Journal of Species Research’ 2월호에 게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두 고유종 살모사는 국가생물종목록에도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