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6개월 이상 배 아프면 '경고 신호'

 단순한 배앓이로 치부했던 복통과 설사가 수개월째 이어진다면 단순 기능성 질환이 아닌, 평생 관리가 필요한 '염증성 장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는 장 점막에 만성적인 염증과 구조적 손상을 일으키는 난치성 질환으로,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은 물론 대장암 발병 위험까지 높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염증성 장 질환은 일시적인 장 기능 이상을 넘어, 면역 체계의 오작동으로 인해 장에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흔히 겪는 급성 장염이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대부분 일주일 안에 호전되는 것과 달리, 이 질환은 6개월 이상 설사와 복통이 반복되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잠을 깰 정도의 극심한 복통이나 혈변, 원인 모를 체중 감소와 피로감이 동반된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표적인 염증성 장 질환으로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주로 대장과 직장에 국한되어 점막층에 얕은 염증을 일으키며, 혈변과 점액질이 섞인 설사가 주된 증상이다. 반면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발생할 수 있으며, 염증이 장벽 깊숙이 침투해 장이 좁아지는 협착이나 구멍이 뚫리는 누공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아직 명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이 특정 환경 요인에 노출될 때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지면서 면역계가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가공식품과 고지방식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 섬유질 섭취 부족, 흡연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치료는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춰 정교하게 이루어진다. 궤양성 대장염은 항염증제를 시작으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 제제 등을 단계적으로 사용하며, 크론병은 초기부터 강력한 항염증 치료나 합병증 발생 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약물 치료와 함께 금연, 균형 잡힌 식단,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 자제 등 생활 습관 개선이 질환 관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염증성 장 질환은 완치가 어려운 만큼, 조기 진단을 통해 염증을 조절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해 장 상태를 확인하고, 변화에 맞춰 치료 계획을 조정해 나가는 적극적인 자세가 장기적인 예후를 결정하는 핵심 열쇠다.

 

작년에만 4500가구 보증금 떼였다, 사고의 96%는 지방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법인 임대사업자의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하는 법인 임대보증금 사고액과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이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잠재적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발생한 법인 임대보증금 사고액은 6795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이며, 불과 3년 전인 2021년(409억 원)과 비교하면 16배 이상 폭증한 규모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사고로 처리된 가구 수 역시 4489가구로 역대 가장 많았다.문제의 심각성은 사고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발생한 보증 사고의 96%가 비수도권에서 터져 나왔다. 광주광역시가 2219억 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고, 전라남도(1321억 원), 전라북도(736억 원), 부산(715억 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지방의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을 웃도는 '역전세' 현상이 심화되면서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법인 임대사업자마저 한계에 부딪혔음을 보여준다.임대보증은 임대사업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상품으로,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HUG가 대신 지급해주는 제도다. 개인 임차인이 가입하는 전세보증과는 별개의 제도로, 그간 개인 전세사기 문제에 가려져 있던 법인 임대 시장의 부실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HUG의 재정 건전성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대신 갚아준 보증금(대위변제액)이 5197억 원으로 급증한 반면, 구상권을 행사해 회수한 금액은 극히 미미했다. 대위변제액 대비 회수액을 나타내는 회수율은 2021년 75.6%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5.2%까지 곤두박질쳤다. 사실상 떼인 돈을 거의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이는 개인 전세보증의 가입 요건이 부채비율 90%로 강화되면서 사고가 줄어드는 추세와는 대조적이다. 법인 임대보증은 지난해 1월부터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었지만, 아직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냉각기가 계속되는 한, 법인 임대사업자의 연쇄적인 채무 불이행과 그로 인한 보증 사고는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