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내 연금, 얼마나 오르나?

 18년간 멈춰있던 국민연금 개혁의 시계가 마침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연금 제도는 기금 고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을 목표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동시에 조정하는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갔다.

 

가장 큰 변화는 1998년부터 9%에 묶여 있던 보험료율의 인상이다. 올해 9.5%를 시작으로 매년 0.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올라 2033년에는 13%에 도달하게 된다. 이는 저부담·고급여 구조를 개선해 제도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당장 월 평균소득 309만 원의 직장인은 월 7700원, 지역가입자는 1만 5400원의 보험료를 더 내게 된다.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미래 세대가 받게 될 연금액도 늘어난다. 생애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소득대체율이 43%로 상향 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연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청년층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국가가 연금 지급을 법적으로 명확히 책임지도록 못 박아 제도의 신뢰도를 높였다.

 

청년층을 위한 당근책은 이뿐만이 아니다. 출산 및 군복무 크레딧 제도가 대폭 확대되어 실질적인 소득대체율 인상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둘째 자녀부터 주어지던 출산 크레딧 혜택이 첫째 자녀(12개월 추가)부터 적용되며, 군 복무 기간 역시 최대 12개월까지 가입 기간으로 인정받게 된다.

 


물론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기 위해 현 40·50대 기성세대의 역할 분담도 포함됐다. 지역가입자의 약 78%를 차지하는 이들의 보험료가 소폭 인상되어, 세대 간 연대 원칙에 따라 제도의 안정성을 함께 떠받치는 구조를 만들었다. 동시에 일하는 노년층의 소득 보장을 위해 노령연금 감액 기준은 완화됐다.

 

이 외에도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가족에게는 유족연금 수급 자격을 제한하는 등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는 장치도 마련됐다. 상속권을 상실한 유족은 사망일시금 등 관련 급여 지급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된다.

 

정치권과 손잡은 전장연? 선거 앞두고 '지하철 투쟁' 멈췄다

 매일 아침 출근길 시민들의 발을 묶었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잠시 멈춘다. 전장연은 제9회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6월 3일까지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는 형태의 시위를 전면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외치며 이어온 강경 투쟁 노선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시위 중단 결정의 배경에는 정치권의 중재가 있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전장연의 시위 현장을 직접 찾아 대화를 제안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김 의원은 시위 유보를 조건으로 민주당 소속 서울시장 후보들과의 정책 간담회를 주선하겠다고 약속하며 대화의 물꼬를 텄다.이에 따라 전장연은 투쟁의 무대를 지하철에서 국회로 일시적으로 옮기게 됐다. 오는 9일로 예정된 간담회에서 전장연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을 상대로 장애인 이동권 보장, 탈시설 지원 등 자신들이 요구해 온 핵심 정책들을 설명하고, 차기 시정 운영에 이를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낼 계획이다.그동안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출근 시간대 주요 지하철역에서 휠체어로 열차에 탑승하고 하차하는 방식의 시위를 반복해왔다. 이로 인해 열차 운행이 장시간 지연되면서 시민 불편을 야기한다는 비판과 장애인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옹호가 맞서며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결국 지방선거라는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전장연이 실리를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거리 투쟁을 통해 여론에 호소하는 방식에서 한발 나아가, 직접 정책 결정권을 쥘 가능성이 있는 후보들과의 협상을 통해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전장연의 시위 중단 선언으로 당분간 출근길 지하철 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이제 공은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전장연과 서울시장 후보들 간의 간담회에서 실질적인 정책 협약이 이뤄질지, 그리고 그 결과가 선거 이후 전장연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