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관세 올리면 물가 내린다?…180년 통계가 뒤집은 상식

 관세가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경제학의 오랜 통념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관세 인상이 수입품 가격을 올려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오히려 경제 전반에 충격을 가해 수요를 위축시킴으로써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광범위한 관세 정책을 발표했을 때, 대다수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 급등을 경고했지만 현실은 예상과 다소 달랐다. 물가가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인 2%를 웃돌기는 했으나 우려했던 수준의 급등세는 나타나지 않았고, 이는 관세와 인플레이션의 관계가 단순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과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이 각각 내놓은 분석은 이러한 현상을 뒷받침한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경제학자들이 1886년부터 2017년까지 130년이 넘는 기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관세가 1%포인트(p) 오를 때 인플레이션은 오히려 0.6%p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관세 충격'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증대에서 찾았다. 관세 인상이 기업과 소비자의 심리를 위축시켜 투자와 소비를 줄이게 되고, 이는 실업률 상승과 경기 둔화로 이어진다. 결국 경제 전반의 총수요가 감소하면서 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관세로 인한 수입품 가격 상승 효과를 상쇄하거나 심지어 압도하게 된다는 것이다.

 

 

 


스웨스턴대 연구팀이 1840년부터 2024년까지 무려 180년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역시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관세 인상 직후 인플레이션이 소폭 오르기는 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수입 비용 상승이라는 직접적인 효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과 수출이 동시에 감소하고 제조업 활동이 위축되는 등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 효과가 이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경제 지표에서도 이러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관세 정책 시행 이후에도 한동안 견조했던 경제 성장은 최근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고용 증가세가 꺾이고 제조업 관련 주요 지표가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연준은 금리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물론 과거의 데이터가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점진적으로 제품 가격에 전가하면 결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각종 예외와 면제 조항 덕분에 기업이 실제로 부담하는 실질 관세율은 공식 발표 수치보다 훨씬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더 근본적으로는 경제 구조 자체가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론토대의 한 경제학자는 "미국의 관세가 지금처럼 높았던 마지막 시기는 금본위제를 채택했던 1930년대"라고 지적하며, 공장이 즐비했던 당시와 서비스업 중심의 현대 경제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과거의 패턴이 반복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윤 어게인' 선 긋는 국힘, 지방선거용 '변검술' 논란

 국민의힘 지도부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존의 강경 노선에서 급선회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당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하고 '윤석열 어게인'을 외치던 당권파 핵심 인사의 입에서 나온 예상 밖의 발언이 파문의 진원지가 됐다. 이는 계엄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를 앞둔 시점과 맞물려 여러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논란의 시작은 장동혁 대표 체제의 강성파로 분류되는 김민수 최고위원의 발언이었다. 그는 지난 9일 극우 성향 유튜버들과의 토론회에서 "'윤 어게인' 구호만으로는 지지층 확장이 불가능하며, 이대로는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중도층 설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이러한 입장 변화에 대해 비주류 측은 즉각 '정치적 사기극'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신천지·윤어게인 개입 비판'을 이유로 당적이 박탈된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한동훈과 김종혁을 제거하고 나니 이제 와서 '합리적 보수'의 가면을 쓰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장동혁 대표가 강경파를 앞세워 정적을 숙청한 뒤 이제 와서 태도를 바꾸는 것은 기만이라고 지적했다.친한(親한동훈)계의 비판도 이어졌다. 박정하 의원은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두고 "순간적으로 얼굴이 바뀌는 중국의 '변검'을 보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당 지도부가 예상되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비판적 목소리를 모두 억누른 채 '내부 분열' 탓으로 돌리려는 알리바이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반면 당 지도부 내에서는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의미 있는 발언"이라고 평가하며, 노선 전환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처럼 엇갈린 반응은 현재 국민의힘이 처한 복잡한 내부 상황과 노선 갈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결국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장동혁 대표를 향해 공개 질의를 던졌다. 그는 "정치적 사기극과 비굴한 양다리를 그만두고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절연할 것인지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또한 김민수 최고위원의 말이 당의 공식 입장이라면, 강경파 인사들을 중용했던 장동혁 대표 본인이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