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상 첫 30만대 돌파…BMW, 벤츠 꺾고 수입차 왕좌 탈환

 국내 수입차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30만 대의 벽을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신규 등록된 수입 승용차는 총 30만 7377대로, 전년 대비 16.7% 성장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배경에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로 대표되는 친환경차의 약진과 함께, 전통의 강호와 신흥 강자 간의 치열한 왕좌 다툼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디젤과 가솔린 중심의 시장 구도가 완전히 재편되고,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기록이다.

 

브랜드별 판매 순위에서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BMW가 7만 7127대를 판매하며 숙명의 라이벌인 메르세데스-벤츠(6만 8467대)를 제치고 수입차 시장 전체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하지만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단연 테슬라의 부상이다. 테슬라는 5만 9916대를 판매하며 벤츠의 뒤를 바짝 쫓아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전기차 단일 브랜드가 전통적인 내연기관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상위권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이들 '빅3' 외에도 볼보, 렉서스, 아우디, 포르쉐 등 총 7개 브랜드가 연간 판매량 1만 대를 넘어서는 '1만대 클럽'에 가입하며, 특정 브랜드 쏠림 현상 없이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연료별 판매량의 극적인 변화다. 하이브리드차가 17만 4218대로 전체의 56.7%를 차지하며 시장의 대세로 확고히 자리 잡았고, 전기차가 9만 1253대(29.7%)로 그 뒤를 이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합친 판매 비중이 무려 86.4%에 달한 반면, 한때 수입차 시장의 주력이었던 가솔린은 12.5%로 위축됐고 디젤은 1.1%(3394대)까지 추락하며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국가별로는 독일차가 포함된 유럽 브랜드가 67.1%로 여전히 강세를 보였지만, 테슬라의 활약에 힘입은 미국 브랜드가 22.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의 '최고 스타'는 단연 테슬라 모델 Y였다. 모델 Y는 단일 모델만으로 3만 7925대가 팔려나가며 2위인 벤츠 E 200(1만 5567대)과 3위 BMW 520(1만 4579대)의 판매량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압도적인 실적으로 베스트셀링 모델 1위에 등극했다. 수입차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인 E클래스와 5시리즈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모델 Y가 일으킨 돌풍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이는 한국 소비자들이 더 이상 브랜드나 내연기관 성능에만 얽매이지 않고, 전기차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서울 버스 노조의 완승, 요금 인상과 세금 폭탄은 예고됐다

 이틀간 서울 시민의 발을 묶었던 시내버스 파업이 끝났지만, 더 큰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노사 양측은 임금 2.9% 인상에 합의하며 운행을 재개했지만, 이번 합의는 향후 더 큰 비용 부담을 시민에게 전가하는 '조삼모사'식 타결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이번 협상에서 노조는 사실상 완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핵심 쟁점이었던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문제는 대법원 판결 이후로 논의를 미루며, 당장의 임금 인상률을 관철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향후 대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임금이 추가로 16%까지 오를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잠재적 인상률이 최고 20%에 달하는 '시한폭탄'을 남겨둔 셈이다.이러한 일방적 협상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서울시의 '준공영제'가 있다. 버스 회사의 적자를 시 재정으로 보전해주는 구조 탓에, 사측은 임금 인상 협상에서 강하게 버틸 이유가 없다. 결국 적자 보전의 주체인 서울시가 실질적인 협상 당사자이며, 이번 노조의 요구 수용 역시 서울시의 묵인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문제는 재정 부담이다. 서울시는 이미 매년 수천억 원의 혈세를 버스 회사 적자 보전에 쏟아붓고 있다. 지난해에만 약 4,575억 원이 지원됐으며, 코로나 시기에는 연간 8천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여기에 통상임금 판결로 인건비가 급등하면, 버스 요금의 대폭 인상이나 시민 세금 부담 가중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 된다.이번 사태는 준공영제의 구조적 한계를 명확히 드러냈다. 운영의 책임은 민간 회사에 맡기면서 재정 부담은 공공이 떠안는 현행 시스템은 운수업체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고, 노조는 파업을 무기로 시민의 이동권을 볼모 삼아 요구를 관철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이번 파업을 계기로 준공영제에 대한 전면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노선별 수요에 따라 공영제와 민영제를 혼합하는 이원화 모델, 운행 성과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성과연동제 도입 등 제도적 실패를 바로잡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