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웃다가 울리는 저세상 판타지 뮤지컬 비틀쥬스, 인기폭발!

산발한 머리와 창백한 얼굴,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한 광기까지. 우리가 기다려온 저세상 유령 비틀쥬스가 4년 만에 드디어 돌아왔다. CJ ENM에 따르면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비틀쥬스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무대에서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 2019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상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이 화제작은 이제 한국 관객들의 취향을 완벽히 저격하며 겨울 공연 시장의 절대강자로 자리 잡았다.

 

이번 재연은 단순히 브로드웨이의 스케일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국내 관객들의 정서와 유머 코드를 세밀하게 반영한 로컬라이징 작업이 신의 한 수로 꼽힌다. 특히 대본의 말맛을 살리기 위해 대세 코미디언 이창호가 각색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개막 전부터 SNS를 뜨겁게 달궜다. 이창호 특유의 재치와 감각이 더해진 대사는 관객들의 웃음보를 쉴 새 없이 자극한다. 또한 관람 등급이 14세 이상으로 조정되면서, 원작의 매력을 살린 수위 높은 농담과 거침없는 풍자가 강화되어 성인 관객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고 있다.

 

작품의 주인공이자 극의 가이드인 비틀쥬스 역에는 대한민국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세 명의 배우 정성화, 정원영, 김준수가 캐스팅되어 각기 다른 매력으로 무대를 장악하고 있다. 먼저 김준수는 특유의 소년미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바탕으로 기괴한 유령을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귀엽고 장난스러운 악동으로 재탄생시켰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정원영은 신들린 듯한 애드리브와 압도적인 무대 장악력으로 관객들을 쥐락펴락하며 소통형 유령의 진수를 보여준다. 초연 멤버인 정성화는 명불허전의 노련함과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으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실제로 공연을 관람한 한 팬은 분노조절장애 캐릭터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줄 몰랐다며 나의 새로운 취향을 발견했다는 재치 있는 후기를 남겨 SNS에서 큰 공감을 얻기도 했다. 비틀쥬스 특유의 색다른 분위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공연 내내 낄낄거리며 웃게 만들다가도, 어느 순간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끼게 하는 묘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의 감정적 축을 담당하는 것은 엄마를 잃은 슬픔을 냉소적인 태도로 감춘 소녀 리디아다. 죽음조차 두렵지 않다고 외치는 이 외로운 소녀의 역할에는 실력파 배우 홍나현과 장민제가 더블 캐스팅됐다. 이들은 엄마의 부재와 가족 간의 단절에서 오는 외로움을 섬세하고 깊이 있게 그려낸다. 특히 대표 넘버인 홈(Home)과 죽은 엄마(Dead Mom)를 부를 때는 상실과 그리움의 감정을 절절하게 토해내며, 객석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알렉스 팀버스 연출은 이번 공연 도록을 통해 이 작품의 핵심은 단순히 코미디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틀쥬스가 슬픔과 치유, 그리고 살아있다는 것의 기묘한 기쁨에 관한 이야기라며, 주인공 리디아가 겪는 감정적 여정에 관객들이 깊이 주목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웃음 뒤에 숨겨진 삶의 철학적 메시지가 이 작품을 단순한 쇼 뮤지컬 이상의 가치로 만들어주고 있는 셈이다.

 

시각적인 즐거움 역시 역대급이다. 마치 거대한 테마파크에 온 듯한 무대 스펙터클은 관객들의 눈을 한시도 떼지 못하게 만든다. 거대한 세트가 순식간에 완전히 다른 콘셉트로 변주되고, 팀 버튼의 상징과도 같은 모래벌레 퍼펫 등 아날로그적인 상상력과 최신 기술이 결합된 장면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특히 2막에서 저승 세계의 기상천외한 캐릭터들이 펼치는 쇼와 미로 장면 연출은 감탄을 넘어 전율을 자아낸다. 드라마데스크어워즈 무대 디자인상 수상작다운 위용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비틀쥬스는 기괴함 속에 따뜻함을 담아내는 팀 버튼 특유의 미학을 무대 위에서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죽음과 유머, 괴짜와 외로움이 공존하는 독특한 세계관 속에서 비틀쥬스와 리디아가 맺어가는 기묘한 우정은 삶의 아름다움과 가족애의 의미를 다시금 환기한다. 세상에서 소외된 존재들이 서로를 통해 성장해가는 서사는 긴 여운을 남기며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적신다.

 

지금 가장 힙하고 핫한 공연을 찾고 있다면, 혹은 일상의 지루함을 날려버릴 저세상 텐션이 필요하다면 망설임 없이 LG아트센터로 향해야 한다. 비틀쥬스가 선사하는 기묘하고도 유쾌한 위로는 올겨울 당신이 만날 수 있는 가장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티켓 예매처에는 이미 N차 관람을 다짐하는 팬들의 리뷰가 쏟아지고 있으며, 연초 공연계의 가장 뜨거운 아이콘으로 비틀쥬스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공관위의 요구, 현직 단체장들은 왜 격분하나

 6·3 지방선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중앙당과 현직 지방자치단체장들 사이에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직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배수진을 치라는 요구를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이라는 반발이 터져 나오며 공천 국면 초반부터 내부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논란의 중심에는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의 ‘사즉생(死則生) 출마’ 요구가 있다. 이 위원장은 현직 광역·기초단체장들을 향해, 안정적인 현직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조기에 직을 내려놓고 예비후보로 등록해 절박함을 보여달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위기 상황인 만큼, 기득권을 버리고 헌신과 희생의 자세로 선거에 임하라는 주문이다.이러한 강경한 요구의 배경에는 달라진 정치 지형이 자리 잡고 있다. 2년 전 지방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치러져 ‘허니문 효과’ 속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1년 차에 치러지는 선거로, 당시와는 구도가 180도 바뀌었다는 위기감이 당 지도부 전반에 깔려있다.하지만 정작 당의 요구를 받은 현직 단체장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단체장은 “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유일한 무기인 현역 프리미엄마저 버리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요구”라고 일축했다. 행정 공백에 대한 우려도 크다. 특히 산불 위험이 높은 시기에 단체장이 자리를 비우고 선거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결국 중앙당의 일방적인 요구가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당내 분열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그 방식이 현실과 맞지 않을뿐더러 현직 단체장들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감지된다.국민의힘 공관위는 5일부터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 신청 접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선 국면에 돌입한다. 당 지도부의 ‘위기론’과 현장의 ‘현실론’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양측의 갈등이 공천 과정에서 어떻게 봉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