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지각 논란' 숨기려 했나…드러난 尹의 집무실 사우나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사용된 용산 대통령실 내부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대통령 전용 사우나'와 '비밀 통로'의 실체가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대통령실 이전 작업이 마무리된 2일, 사진을 통해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된 이 시설들은 단순한 편의 제공 차원을 넘어선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강훈식 현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집무실에 사우나가 있는 경우는 전무후무하다"고 지적하며, 마치 "작은 호텔을 하나 만들어 놓은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해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논란의 중심에 선 '편백나무 사우나' 시설은 용산 대통령실 2층 대통령 집무실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었다. 이 공간은 집무실과 직접 연결된 문을 통해 들어갈 수 있으며, 샤워부스와 세면대, 그리고 본격적인 한증막 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한증막 내부에는 TV와 벽시계, 모래시계, 그리고 열을 내기 위한 가열석까지 완비되어 있어, 단순한 휴게 공간이 아닌 사적인 휴식을 위한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강 실장은 일반적인 기관장의 내실이 쪽잠이나 간단한 세안을 위한 소박한 공간인 것에 반해, 이처럼 호화로운 사우나 시설이 집무실 내에 존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우나 시설과 함께 공개된 '비밀 통로' 역시 큰 논란거리다. 강훈식 실장은 이 통로가 주차장 일부를 허물어 만들어졌으며, 윤 전 대통령만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 속 통로 입구 문에는 '폐문.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있고, 외부에서 내부의 움직임을 볼 수 없도록 반투명 가림막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지각 출근' 논란을 은폐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강 실장 본인조차 대통령실에 근무할 당시 이 통로의 존재를 전혀 몰랐으며 다녀본 적도 없다고 밝혀, 통로가 철저히 비밀리에, 그리고 극소수만을 위해 운용되었음을 시사했다.

 

특히 강훈식 실장은 비밀 통로 공사 시점과 당시 정치적 상황의 연관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윤 전 대통령의 지각 논란이 2022년 5월부터 불거지기 시작했고, 비밀 통로 공사는 그해 7월 27일에 시작되어 11월 23일에 완공되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윤 전 대통령이 출근길 문답, 이른바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시점이 통로 완공 이틀 전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완공 시점에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비밀 통로의 건설 목적이 단순히 동선 확보 차원을 넘어, 정치적 논란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힘을 싣고 있다.

 

‘그림자 스펙’ 학벌, 언제까지 발목 잡을 건가

 채용 시장에서 지원자의 출신학교를 평가하는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 시민단체 교육의봄이 발표한 조사 결과는 이러한 현실을 수치로 보여준다. 인사담당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채용 과정에서 학벌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는 많은 취업 준비생이 느끼는 ‘학벌의 벽’이 단순한 체감이 아님을 증명한다.학벌 정보는 주로 서류 전형이라는 채용의 가장 초기 단계에서부터 강력한 필터로 작동한다. 인사담당자들은 출신학교를 통해 지원자의 학문적 성취도 자체보다는 ‘업무 수행 태도에서의 책임감과 성실성’이나 ‘빠른 학습 능력’ 등을 추론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학벌이 개인의 역량을 증명하는 객관적 지표가 아닌, 태도를 가늠하는 손쉬운 대리 지표로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흥미로운 지점은 학벌을 평가하는 태도에서 세대 간의 뚜렷한 인식 차이가 발견된다는 점이다. 인사 경력이 10년 이상인 고참급 관리자일수록 출신학교를 중요하게 여기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3년 미만의 저연차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회사 방침과 무관하게 학벌을 보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경향은 채용 문화의 변화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실제로 변화의 요구는 내부에서도 감지된다. 전체 응답자의 70% 이상이 출신학교 정보를 보지 않고도 지원자의 역량을 검증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이 마련된다면 이를 적극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학벌 중심의 낡은 채용 관행이 비효율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새로운 평가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이 실질적인 제도로 이어지기까지는 한계가 명확하다. 현행 고용정책기본법이 출신학교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는 있지만, 처벌 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채용 과정에서부터 학력 정보를 요구하거나 활용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채용절차 공정화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교육계와 시민사회는 출신학교가 개인의 순수한 능력보다는 가정 배경이나 사교육 접근성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결과물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따라서 이를 채용의 잣대로 삼는 것은 불공정의 악순환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비판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300개가 넘는 단체가 참여한 국민대회가 열리는 등, 출신학교 차별을 법적으로 근절하려는 사회적 움직임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