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코 막고 먹으면 천국이 열린다? 마성의 과일 두리안의 비밀

 '과일의 왕'이라는 별명과 '지옥의 냄새, 천국의 맛'이라는 악명을 동시에 지닌 과일, 두리안은 그 어떤 과일보다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 존재다. 단단하고 뾰족한 가시 껍질로 둘러싸인 외형과 수십 미터 밖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지독한 향기는 처음 마주하는 이들에게 거부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 첫인상이라는 높은 장벽을 넘어 그 속살을 맛본 이들은 이내 세상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부드러움과 달콤함에 매료되고 만다. 이처럼 두리안은 하나의 과일 안에 천국과 지옥을 모두 품고 있는, 그야말로 양날의 검과 같은 매력을 지닌 특별한 존재다.

 

두리안을 처음 마주하는 이들에게 가장 큰 장벽은 단연 그 독보적인 냄새다. 흔히 '도시가스 누출', '썩은 양파', '오래된 양말' 등에 비유되는 이 향기는 매우 강렬하고 자극적이어서,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는 호텔이나 공항,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 반입을 엄격히 금지할 정도다. 이 고약한 향기는 두리안을 맛보기도 전에 많은 사람을 돌아서게 만드는 주된 원인이다. 마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에게만 자신의 속살을 허락하겠다는 듯, 두리안은 이 냄새를 통해 첫 번째 관문을 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관문을 통과할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그 안에 숨겨진 반전의 맛은 영원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게 된다.

 


하지만 그 지독한 냄새라는 관문을 통과하고 나면, 180도 다른 미식의 신세계가 펼쳐진다. 코를 괴롭히던 향기는 온데간데없이, 입안에서는 부드러운 버터나 잘 숙성된 크림치즈, 혹은 진한 커스터드 크림을 연상시키는 풍미가 폭발한다. 아삭하거나 상큼한 과즙 대신, 묵직하고 크리미한 질감이 혀를 부드럽게 감싸며 깊은 고소함과 달콤함을 선사한다. 풍부한 식이섬유와 비타민, 칼륨 덕에 '천연 에너자이저'로 불리지만, 섭취 시 주의사항도 명확하다. 신진대사를 촉진해 몸에 열을 내는 성질이 강해, 술과 함께 먹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체온이 급격히 오르거나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두리안의 이러한 극단적인 반전 매력은 종종 겉모습과 첫인상이라는 편견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강렬하고 불쾌하게 느껴졌던 첫 향기가, 맛을 본 이후에는 그 맛을 구성하는 하나의 독특한 풍미로 재인식되는 경험은 매우 특별하다. 이는 우리가 사람이나 사물을 대할 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으로 얼마나 쉽게 그 본질을 오해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한다. 처음의 거부감을 이겨내고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는 즐거움, 그것이 바로 두리안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가장 큰 교훈일지도 모른다. 겉모습에 속아 내면의 진가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달콤하고도 묵직한 가르침이다.

 

2천만원짜리 바닥신호등, 절반이 '먹통'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도입된 바닥형 보행신호등이 관리 부실로 제 기능을 상실한 채 방치되고 있다. 경기도 감사위원회가 실시한 특정감사 결과, 도내 8개 주요 도시에 설치된 바닥신호등의 절반 가까이가 고장 나 있거나 오작동하는 것으로 드러나 보행자의 안전을 오히려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감사위원회가 수원, 고양, 성남 등 8개 시의 바닥신호등 268곳을 점검한 결과는 심각했다. 전체의 44%에 달하는 시설에서 문제가 발견됐는데, 신호등의 일부 또는 전체가 꺼져 있는 경우가 108곳으로 가장 많았다. 심지어 적색과 녹색 신호가 동시에 켜지거나(18곳), 실제 보행자 신호와 불일치하는(4곳) 등 혼란을 유발하는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이러한 바닥신호등은 개당 약 2,0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고가의 교통안전 시설이다. 국비와 도비가 투입되어 설치되지만, 그 유지 및 관리 책임은 각 기초지자체에 있다. 결국 막대한 세금을 들여 설치해놓고 정작 사후 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예산만 낭비한 셈이 된 것이다.이에 경기도 감사위원회는 관리 부실이 확인된 8개 시의 12개 관련 부서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 이는 사실상의 문책으로, 보행자 안전과 직결되는 시설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위원회는 신속한 보수와 함께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감사 과정에서 설치 기준을 위반한 사례도 적발됐다. 바닥신호등은 예산 낭비를 막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왕복 4차로 이상 도로에만 설치하도록 되어 있으나, 일부 시군에서 이보다 좁은 도로에 설치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감사위원회는 도내 31개 모든 시군에 설치 기준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안상섭 경기도 감사위원장은 이번 감사를 계기로 바닥신호등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어 도민들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도민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한 특정 감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