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8년 만의 해체, '공룡 부처' 기재부 역사 속으로 사라지다

 18년 만에 '슈퍼 부처'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경제 정책 조정과 예산 편성권을 독점하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 온 기획재정부가 해체되고, 그 기능이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이원화되는 대대적인 정부 조직 개편이 단행됐다. 2일부터 공식 출범하는 두 부처는 각각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와 국가 재정의 미래 전략 설계라는 전문화된 역할을 맡게 된다. 이는 과거의 부처 형태로 회귀하는 동시에, 복잡다단해진 현대 경제 환경에 보다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향후 대한민국 경제 정책의 지형도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새롭게 출범하는 재정경제부는 부총리급 장관을 필두로 2차관, 6실장 체제를 갖추고 명실상부한 경제정책의 사령탑 역할을 수행한다. 경제정책의 수립·조정은 물론, 외환, 국고, 세제, 국제금융, 공공기관 관리 등 국가 경제의 핵심 기능을 총괄한다. 특히 이번 개편에서는 정부의 'AI 3대 강국' 전략 실행을 뒷받침할 혁신성장실과 국유재산 및 조달 정책까지 포괄하는 국고실이 신설되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효율적인 자산 관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물가, 고용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지표를 전담 관리하는 민생경제국을 신설하고, 부동산 시장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팀을 '과' 단위로 격상시키는 등 민생 안정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국무총리실 산하로 자리를 옮기는 기획예산처는 단년도 예산 편성에 그치지 않고 국가의 중장기적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가'로서의 역할을 부여받았다. 부처의 약칭을 '예산처'가 아닌 '기획처'로 정한 것에서부터 이러한 정체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1차관, 3실장 체제로 운영되며, 특히 신설된 미래전략기획실은 인구 구조 변화와 재정 지속가능성 등 국가적 난제를 고려한 거시적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임무를 맡는다. 평소 재정건전성을 강조해 온 이혜훈 후보자가 초대 장관으로 지명된 만큼, 기획처는 단순한 확장재정 운용을 넘어 지출 구조를 혁신하고, 낭비되는 재원을 줄여 성과가 확실한 사업에 집중 투자하는 효율적인 재정 운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거대한 변화의 서막이 올랐지만, 당분간 진통도 예상된다. 특히 국가의 백년대계를 설계해야 할 기획처는 이혜훈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절차가 남아있어 약 한 달간 수장 공백 상태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물가 안정과 투자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신속한 정책 추진을 다짐했지만, 경제팀의 한 축인 기획처의 리더십 부재는 정책 공조와 실행력에 있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8년 만에 부활한 재경부-기획처 체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여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첫발을 내딛는 두 부처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 설 선물은 '편의점 플렉스'…'억' 소리 나는 라인업

 설 명절을 앞두고 편의점 업계가 상식을 뛰어넘는 초고가 이색 상품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새로운 승부수를 띄웠다. 이제 편의점은 단순히 생필품을 구매하는 공간을 넘어, 골드바부터 수억 원대 명품 오디오까지 판매하는 '프리미엄 쇼룸'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고물가 시대 속 '가성비'와 '프리미엄'으로 양극화된 소비 트렌드를 정조준한 전략으로 풀이된다.GS25는 '우리동네 선물가게'라는 테마 아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겨냥한 순금 상품을 핵심 라인업으로 선보였다. 1돈(3.75g)부터 10돈(37.5g)까지 다양한 중량의 '붉은 말 골드바'와 1kg 실버바를 준비했으며, 최고가인 10돈 골드바는 10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이와 함께 999만 원짜리 최고급 와인 세트와 270만 원대 한정판 위스키를 구비하며 VVIP 고객 잡기에 나섰다.CU의 행보는 더욱 파격적이다. 무려 2억 6천만 원에 달하는 덴마크 수제 하이엔드 오디오 패키지를 최고가 상품으로 내걸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편의점이 단순 유통 채널을 넘어 특정 마니아층을 겨냥한 전문적인 큐레이션 역량까지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밖에도 1캐럿 다이아몬드, 페레가모와 프라다 등 명품 잡화를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며 백화점 명품관에 버금가는 구색을 갖췄다.세븐일레븐은 '희소성'과 '문화적 가치'에 주목했다. 기본적인 골드바 상품 외에도,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신라 금관' 굿즈를 단독으로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했다. 또한, 세계 3대 와인으로 꼽히는 '페트뤼스 2008' 빈티지를 880만 원에 한정 판매하고, 특별 에디션 위스키를 준비하는 등 애호가들의 수집욕을 자극하는 전략을 펼친다.이마트24는 '라이프스타일'을 파고들었다. 최근 급증한 달리기 인구를 겨냥해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워치와 무선 이어폰을 업계 단독으로 판매하며, 특정 취미를 가진 고객층을 정밀하게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명절 특수를 겨냥한 순금 복주머니와 실버바 등 전통적인 고가 상품 라인업도 잊지 않았다.이처럼 편의점 업계의 '프리미엄화'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 가성비 위주의 상품 구성에서 벗어나, 이제는 골드바, 명품, 하이엔드 오디오, 희귀 주류 등 초고가 상품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변모하고 있다. 이는 고물가 속에서도 자신의 만족을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여는 '가치 소비' 트렌드가 편의점 생태계까지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