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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랑 은퇴에 세계적 라이벌 스휠팅 '하트' 응원

 한국 쇼트트랙 여자대표팀의 상징이자 '스마일 퀸'으로 불렸던 김아랑 선수가 23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2025년 마지막 날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소치(2014), 평창(2018)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을 연달아 목에 걸며 한국 쇼트트랙사에 큰 족적을 남긴 그의 고별사에, 뜻밖의 인물이 따뜻한 격려를 보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로 한국 쇼트트랙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네덜란드의 월드클래스 스케이터 쉬자너 스휠팅이다.

 

김아랑은 지난해 12월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라스트 종소리를 뒤로하고, 이제 저는 정들었던 얼음판을 떠납니다"라며 은퇴사를 전했다. 2022 베이징 올림픽 계주 은메달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그는, 고질적인 무릎 통증으로 인해 2026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 선발전을 포기하고 소속팀인 고양시청과의 계약도 마무리했다.

 

그는 은퇴사에서 "제게 스케이트는 인생 그 자체였습니다. 빛났던 날은 추억으로, 힘들었던 날은 저를 단단하게 만든 시간으로 남았습니다"라며 곁을 지켜준 가족, 코치진, 그리고 팬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 감동적인 고별 메시지에 수많은 국내 팬들의 응원 댓글이 달린 가운데, 스휠팅이 손가락 하트, 양손 하트, 하이파이브 이모티콘을 연달아 남기며 김아랑의 새 출발을 지지했다.

 


스휠팅은 네덜란드 쇼트트랙의 역사를 새로 쓴 선수로, 2018 평창 올림픽 여자 1000m에서 네덜란드 최초의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2022 베이징에서는 2관왕에 오르며 한국의 간판 최민정 선수와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세계적인 스타다.

 

이처럼 빙판 위에서 국경을 넘어선 우정이 공개된 것은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김아랑이 네덜란드 전지훈련을 진행하면서 스휠팅과 친분을 쌓았기 때문이다. 당시 두 선수는 서로의 경기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SNS에 공유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되었으며, 경쟁을 넘어선 동료애를 보여주었다.

 

발목 부상으로 현재 롱트랙(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스휠팅의 따뜻한 격려는, 김아랑이 선수 생활을 마친 후에도 쇼트트랙이 남긴 교훈을 안고 성숙한 모습으로 살아가겠다는 다짐에 힘을 실어주는 의미 있는 작별 인사가 되었다.

 

‘은메달 이제 그만’ 정재원, 3관왕 찢고 밀라노 접수 예고

 더 이상 그를 누군가의 페이스메이커로 기억하는 이는 없다. 앳된 얼굴로 형들의 뒤를 밀어주던 10대 소년은 이제 한국 빙속의 명운을 짊어진 거인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올림픽이라는 거대한 전쟁을 앞두고, 그는 보란 듯이 태릉의 빙판을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정재원의 이야기다. 그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목전에 둔 최종 리허설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금빛 전망을 밝혔다.정재원은 지난 14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동계체육대회 남자 일반부 1500m에서 1분47초54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는 단순한 우승이 아니었다. 종전 기록을 갈아치운 대회 신기록이었다. 앞서 매스스타트와 5000m를 제패했던 정재원은 이로써 대회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하며 국내 무대에 적수가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이번 3관왕이 주는 함의는 남다르다. 장거리 간판인 그가 중장거리인 1500m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여줬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올림픽 매스스타트의 트렌드는 지구력만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마지막 바퀴에서 순위를 결정짓는 막판 스퍼트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한 파워와 단거리 선수 못지않은 스피드가 필수적이다. 정재원은 이번 대회 신기록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가 이미 80에서 90%를 넘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음을 성적으로 증명해 보였다. 정재원의 올림픽 이력서는 화려하면서도 한편으론 아리다. 고교생 신분으로 나선 2018 평창 대회 팀 추월 은메달, 그리고 2022 베이징 대회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대회 연속으로 세계 정상급 기량을 증명했지만,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향한 갈증은 여전히 그의 가슴 속에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앳된 소년에서 한국 빙속의 에이스로 거듭난 그에게 이제 남은 목표는 오직 하나, 시상대 맨 위에서 애국가를 듣는 것이다.그는 이번 밀라노 올림픽에서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여러 종목에 힘을 분산하는 대신 주 종목인 매스스타트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오는 23일 열리는 ISU 월드컵 5차 대회마저 과감히 건너뛰기로 결정했다. 눈앞의 월드컵 랭킹 포인트보다 올림픽 당일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한 셈이다. 이러한 전략적 선택은 그만큼 그가 이번 올림픽에 임하는 자세가 얼마나 진지하고 절실한지를 보여준다.세계 무대의 장벽은 여전히 높다. 요릿 베르흐스마, 바르트 스빙스, 조던 스톨츠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세계적인 강호들이 정재원의 앞길을 가로막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재원은 전혀 주눅 들지 않는다. 오히려 나 또한 지난 월드컵 때보다 훨씬 더 성장했다며 그들에게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는 근거 있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미 두 번의 올림픽을 경험하며 쌓은 노련미와 최전성기에 접어든 체력이 그의 든든한 무기다. 이번 올림픽이 정재원에게 더욱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맞이하는 첫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 백년가약을 맺은 그는 이제 혼자가 아닌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달린다. 묵묵히 자신의 곁을 지켜준 아내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이번엔 반드시 금메달을 따서 목에 걸어주고 싶다는 로맨틱하면서도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가족의 응원은 그를 더욱 강한 전사로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올해 24세가 된 정재원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서 신체 능력이 만개하는 최전성기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0대 시절의 패기와 20대의 노련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시점이다. 경험은 무르익었고 체력은 완성됐으며 멘탈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해졌다. 빙판 위에서 수만 번의 날을 갈아온 노력이 이제 결실을 볼 때가 왔다.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정재원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차가운 얼음판 위를 누구보다 뜨겁게 달굴 준비를 마쳤다. 두 번의 은메달로 충분한 예열을 마친 빙속 천재가 이제는 진정한 빙속 황제로 등극할 시간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오는 2월 밀라노에서 울려 퍼질 정재원의 승전보와 기쁨의 포효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그가 그려낼 금빛 레이스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