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K-콘텐츠와 클래식의 만남, 2026년의 포문을 여는 무대

 병오년(丙午年) 새해의 문을 여는 장엄하고도 역동적인 선율이 서울 예술의전당에 울려 퍼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1월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26년 신년음악회'를 개최하며 희망찬 새해의 시작을 알린다. 이번 음악회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강인하고 역동적인 에너지'라는 주제 아래, 세계적인 문화예술 강국으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눈부신 현재를 조명하고, 더 밝게 빛날 미래를 음악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문화예술계는 물론 입법·사법·행정 각계 주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해의 의미를 되새기고, 일반 관객들에게도 문을 열어 모든 국민이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꾸며진다.

 

음악회의 포문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 열린다. 2025년 문화예술상을 수상하며 음악적 성취를 인정받은 작곡가 최우정의 '수제천(壽齊天) 리사운즈(resounds)'가 첫 곡으로 연주된다. 궁중음악의 정수인 '수제천'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곡은 대한민국의 유구한 문화적 저력과 미래를 향한 역동성을 동시에 상징하며 음악회의 주제를 관통한다. 이어 세계 클래식 무대의 중심에서 활약하는 최정상급 젊은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라 화려한 기량을 선보인다. 2015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우승에 빛나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를 통해 특유의 화려하고도 깊이 있는 선율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음악회의 백미 중 하나는 2025년 쇼팽 국제 콩쿠르 본선 3라운드에 나란히 진출하며 세계를 놀라게 한 피아니스트 형제, 이혁과 이효가 함께 만드는 무대다. 두 사람이 한 무대에서 선보이는 바흐의 '두 대의 건반을 위한 협주곡'은 형제가 빚어내는 완벽한 호흡과 섬세한 음악적 대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들의 눈부신 협연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이자 차세대 마에스트로로 주목받는 지휘자 홍석원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BS 교향악단의 장엄한 연주가 더해져 더욱 풍성하고 완성도 높은 무대로 펼쳐진다.

 

특히 이번 신년음악회는 클래식의 품격을 넘어, 전 세계를 휩쓴 'K-콘텐츠'의 음악을 전면에 내세우는 파격적인 시도로 주목받는다. 국립창극단의 실력파 소리꾼 김수인과 2016년 프랑스 툴루즈 국제 성악콩쿠르 우승자인 성악가 길병민이 만나,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 삽입되어 큰 사랑을 받은 제주민요 '너영나영'과 온 국민의 애창곡인 '희망의 나라로'를 들려준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팬들을 사로잡은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요 삽입곡 '골든'과 '소다팝'이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재탄생하여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처럼 전통과 현대, 클래식과 대중문화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은 2026년 새해를 맞는 대한민국에 활기찬 에너지를 불어넣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럭비 국대 윤태일, 4명 살리고 떠난 그의 마지막 경기

 럭비 국가대표 출신 윤태일 씨가 불의의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뒤 4명의 환자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라운드를 뜨겁게 누볐던 그의 심장은 이제 다른 이의 몸에서 계속 뛰게 됐다.지난 8일, 윤 씨는 퇴근길에 불법 유턴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평소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밝혀왔던 고인의 뜻을 존중해 가족들은 기증에 동의했다. "뛰는 것을 좋아했던 고인만큼 누군가 운동장을 달려주길 바란다"는 마음이었다.경북 영주 출신인 고인은 럭비 선수였던 형을 동경해 중학교 시절 처음 럭비공을 잡았다. 이후 연세대학교 럭비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국가대표로 발탁되었고, 2010년 광저우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이뤘다.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에는 체육발전유공자 체육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속팀이었던 삼성중공업 럭비단 해체 후에는 회사에 남아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럭비에 대한 열정의 끈을 놓지 않았다.그의 삶은 럭비와 가족, 두 단어로 요약될 수 있었다. 특히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10년 넘게 한국해양대학교 럭비부 코치로 활동하며 후배 양성에 힘썼다. 자신의 연차를 모두 모아 선수들의 합숙 훈련에 동행하고, 선진 럭비를 배우기 위해 1년 넘게 일본어를 공부할 정도로 럭비에 진심이었다.고인의 아내 김미진 씨는 "마지막 모습까지 멋있고 대단한 사람이었다"며 "가족으로 함께 한 모든 순간이 고마웠다. 우리가 사랑으로 키운 딸은 걱정 말고 하늘에서 편히 잘 지내길 바란다"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