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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2명, 지방은 48명…'불수능' 직격탄 맞은 지방 의대

 2026학년도 의과대학 수시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정시모집으로 넘어간 인원이 총 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급 난이도로 평가받는 '불수능'의 여파로, 의대가 요구하는 높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종로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전국 39개 의대 중 11개 대학에서 수시 미충원 인원이 발생했다. 이 규모는 의대 정원이 복원되면서 전년도에 비해서는 30명 줄어든 수치지만, 모집 규모가 유사했던 2023학년도(13명)와 2024학년도(33명)와 비교했을 때는 각각 3.8배, 1.5배 이상으로 대폭 늘어난 것이어서 올해 수능의 높은 벽을 실감케 한다.

 

이러한 대규모 미충원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이례적으로 어렵게 출제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다. 대부분의 의대가 수시에서 요구하는 '국어·수학·영어·탐구 중 3개 영역 등급 합 4'라는 기준은 올해 수능에서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도 매우 까다로운 조건이었다. 특히 절대평가임에도 불구하고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이 3.1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영어 영역이 결정적인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더해,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이 점수 확보에 유리한 사회탐구 과목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확대되면서, 과학탐구 영역에 남은 학생들의 등급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1, 2등급 확보가 쉽지 않았던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불수능'의 직격탄은 수도권보다 지방권 의대에 집중됐다. 수시 미충원 인원이 발생한 11개 대학 중 9곳이 지방권 의대였으며, 여기서 발생한 이월 인원만 48명에 달했다. 반면 서울권 의대는 고려대와 연세대 2곳에서 각각 1명씩, 총 2명의 인원이 이월되는 데 그쳐 대조를 이뤘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인제대학교가 14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채우지 못했고, 그 뒤를 이어 충남대학교 11명, 한림대학교와 원광대학교가 각각 5명,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가 4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대적으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높은 지방 의대에 지원한 수험생들이 이번 불수능의 파고를 넘지 못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결과다.

 

결과적으로 수시에서 넘어온 50명의 인원은 현재 원서 접수가 한창인 2026학년도 정시모집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입시업계에서는 역대급 불수능으로 인해 자연계열 최상위권 고득점자 수가 감소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했던 50개의 의대 정시 모집정원이 추가로 확보되면서 의대 입시 경쟁이 당초 예상보다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고 있다. 수시에서 고배를 마신 수험생들에게는 정시에서 의대 문이 예상보다 넓어지는 '기회'가, 대학 입장에서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더욱 치열한 눈치 싸움이 예고된 셈이다.

 

 

 

"내 아이 첫 생일은 초호화로"…저출산이 부른 기이한 풍경

 저출산 시대의 역설이 펼쳐지고 있다. 아이 울음소리는 귀해졌지만, 한 명의 아이에게 모든 것을 쏟아붓는 'VIB(Very Important Baby)' 현상과 '스몰 럭셔리' 소비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특급 호텔 돌잔치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과거 여러 자녀를 뒀을 때와 달리, 단 한 번뿐인 첫 생일을 최고급으로 치러주고 싶은 부모들의 심리가 고가의 호텔 문턱을 거침없이 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비싼 식사를 하는 것을 넘어, 아이의 첫걸음을 특별한 공간에서 기념하고 싶은 부모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실제 호텔업계의 데이터는 이러한 현상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의 경우, 지난해 프리미엄 돌잔치 진행 건수가 전년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이곳의 돌잔치는 10인 규모 소연회장 기준 500만 원, 40인 이상 대연회장은 1000만 원을 훌쩍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최소 6개월 전부터 예약 문의가 빗발친다. 롯데호텔 서울 역시 돌잔치 예약이 전년보다 약 20% 늘었으며, 인기 장소인 중식당 '도림'은 최소 비용이 200만 원부터 시작하지만 지난해 1~9월 매출이 34%나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이처럼 높은 가격에도 예약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롯데호텔의 경우 주말 점심 시간대는 통상 1년 전부터 예약 문의를 해야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정도다. 웨스틴 조선 서울의 중식당 '홍연'은 매월 1일 예약을 개시하는데, 주말 예약은 순식간에 마감되는 것이 일상이다. 서울신라호텔의 고급 중식당 '팔선'의 별실은 하루 단 4팀만 예약을 받는 희소성 때문에 주말 예약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주말 기준 보증금만 375만 원에서 450만 원에 달하지만, 예약이 열리는 순간 마감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결국 이러한 현상은 '한 명이라도 귀하게 키우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이의 첫 생일잔치 문화까지 바꿔놓고 있음을 시사한다. 저출산 기조 속에서 아이 한 명에게 집중되는 소비력은 이제 의류나 유모차 같은 용품을 넘어, 일생의 단 한 번뿐인 '경험'에 대한 투자로 확장되고 있다. 수백만 원의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 1년 전부터 치열한 예약 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부모들의 모습은 오늘날 '돌잔치'가 가지는 의미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과시를 넘어, 소중한 내 아이의 첫 기념일을 가장 특별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부모들의 애틋한 마음이 반영된 새로운 소비 풍속도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