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이재명 오른팔의 몰락' 김병기, '진흙탕 폭로전' 끝에 결국 침몰

 집권 여당의 원내 사령탑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리던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결국 취임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근 전직 보좌진과의 진흙탕 폭로전과 더불어 '아빠 찬스', '기업 특혜' 등 쉴 새 없이 터져 나온 각종 의혹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전 신상 발언을 통해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 제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 진실을 밝히는 길로 가겠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 출신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인사인 김 원내대표는 지난 6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선출됐다. 하지만 최근 그를 둘러싼 의혹은 그야말로 '의혹 종합세트' 수준이었다. 지난 9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박대준 쿠팡 대표와 가진 고가 호텔 오찬 논란을 시작으로, 대한항공으로부터 160만 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을 무상으로 받았다는 의혹, 가족들의 베트남 방문 시 공항 의전 특혜 의혹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특히 전직 보좌진들의 폭로는 치명적이었다. 보좌진들은 김 원내대표가 차남의 대학 편입 방법을 알아보라고 지시하거나, 아들이 이사한 집의 집들이에 보좌진 전원을 동원하는 등 사적인 업무에 공적 인력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국정원 직원인 장남의 업무와 관련해 의원실 차원의 조력을 지시했다는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까지 제기되며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사태는 김 원내대표가 의혹의 출처로 전직 보좌진들을 지목하며 그들이 나눈 사적 대화방 캡처본을 공개하면서 극단으로 치달았다. 김 원내대표는 "교묘한 언술로 공익제보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전직 보좌진들은 "당사자 동의 없는 대화 취득은 중대 범죄"라며 김 원내대표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으로 고소하는 등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번졌다.

 


결국 당내에서도 "이러다가는 당 전체가 만신창이가 된다"는 위기감이 확산됐다. 정청래 대표가 지난 26일 공식 사과하며 "사태를 심각하게 본다"고 언급한 이후, 당내에서는 김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기류가 뚜렷해졌다. 내란 세력 척결과 사법 개혁을 외치던 원내 사령탑이 정작 본인의 비위 의혹에 발목이 잡히면서 개혁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사퇴 발표에서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에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의혹이 확대 재생산되어 사실처럼 소비되는 현실을 인정하기 어려웠다"며 향후 법적 대응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사퇴로 인해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던 여당의 원내 지도부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됐다. 당장 국정 운영의 골든타임을 강조하며 추진하던 각종 개혁 입법과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은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어 후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의와 개혁을 부르짖던 진보 진영의 핵심 인사가 전형적인 갑질과 특혜 논란으로 낙마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라며 "이번 사태가 단순히 개인의 거취 문제를 넘어 여권의 도덕성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하늘이 도왔다! 조코비치의 경이로운 승운

테니스계의 살아있는 전설 노바크 조코비치가 2026년 호주오픈에서 그야말로 천운을 등에 업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조코비치를 따라다니는 승운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그는 8강전에서 세트 스코어 0대 2로 밀리며 탈락 위기에 처해 있었으나, 상대 선수의 갑작스러운 부상 기권으로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만 벌써 두 번이나 상대 기권으로 상위 라운드에 진출하는 기묘한 기록을 쓰게 됐다.지난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8강전은 경기 초반만 해도 조코비치에게 매우 암울한 흐름이었다. 이탈리아의 신성 로렌초 무세티는 조코비치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첫 두 세트를 내리 따냈다. 조코비치는 설상가상으로 오른발 발바닥에 발생한 물집 통증 때문에 특유의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고전했다. 테니스 팬들은 조코비치의 시대가 이렇게 저무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고, 무세티의 생애 첫 호주오픈 4강 진출은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하지만 3세트 초반 흐름이 급변했다. 조코비치가 무세티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반격의 불씨를 지피던 중 무세티가 돌연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한 것이다. 무세티는 오른쪽 다리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3세트 다섯 번째 게임에서 더블 폴트를 범한 직후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하에 기권을 선언했다. 한 세트만 더 따내면 대어를 낚을 수 있었던 무세티로서는 뼈아픈 퇴장이었고, 패배 직전이었던 조코비치에게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기회였다.경기 후 무세티는 인터뷰를 통해 오른쪽 다리에 이상한 느낌이 있었지만 참으며 뛰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져 도저히 경기를 지속할 수 없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시즌 시작 전 모든 정밀 검사를 통해 부상 예방에 전력을 다했음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완벽한 승리를 눈앞에 두고 몸이 따라주지 않은 유망주의 비극에 많은 테니스 팬들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승리를 거둔 조코비치 역시 겸손하면서도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무세티가 오늘의 진정한 승자였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또한 자신의 발바닥 물집 문제도 있었지만, 무세티의 창의적인 플레이 때문에 경기 내내 공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압박을 받았다며 스스로 정말 운이 좋았음을 인정했다. 승자의 여유보다는 고비를 넘긴 자의 안도감이 묻어나는 발언이었다.조코비치의 이번 호주오픈 대진운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라 불릴 만하다. 16강에서도 그는 야쿱 멘식과 맞붙을 예정이었으나, 멘식이 복부 부상을 이유로 경기 하루 전 기권을 선언하면서 힘 하나 들이지 않고 8항에 올랐다. 당시까지 조코비치는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최상의 컨디션이었음에도 부전승이라는 보너스를 챙겼다. 이어 8강에서도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기권승을 거두며 체력을 비축하게 된 셈이다. 이처럼 체력을 아낀 조코비치는 이제 준결승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인 야닉 신네르와 운명의 대결을 펼친다. 신네르는 8강에서 벤 셸턴을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완파하며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조코비치가 상대의 기권이라는 행운을 두 번이나 누리며 올라온 만큼, 신네르와의 진검승부에서 과연 전설의 위엄을 증명할 수 있을지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조코비치의 우승 DNA가 상대의 부상까지 불러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이번 대회의 운은 특별하다. 그러나 스포츠의 세계에서 행운도 실력의 일부라는 말처럼, 위기의 순간을 버텨낸 조코비치의 끈기가 결국 기회를 만들어낸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발바닥 물집이라는 악재를 안고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상대의 기권이라는 드라마틱한 반전을 맞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호주오픈의 황제로 불리는 조코비치가 과연 이번 대회의 기묘한 흐름을 이어가 통산 25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할 수 있을까. 행운의 여신이 그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이제 남은 것은 자신의 실력으로 신네르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서는 일뿐이다. 멜버른 파크의 뜨거운 코트 위에서 펼쳐질 조코비치와 신네르의 4강전은 이번 대회 최고의 빅매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