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끝나버린 금·은 파티, 하루아침에 13% 폭락한 이유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국제 금과 은 가격이 결국 급락세로 돌아섰다.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과열 양상을 보이던 시장에 대규모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데다, 주요 상품거래소가 증거금을 인상하며 투자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킨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지난 27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대비 4.5% 하락했으며, 특히 가격 변동성이 컸던 은 현물 가격은 전날 고점과 비교해 13.5%나 폭락하며 가파른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이는 단기간에 과도하게 오른 가격에 대한 부담감이 시장 전반에 확산하며 투기적 열풍이 한풀 꺾였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이번 가격 폭락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기록적인 급등 이후 이익을 확정하려는 매도세가 시장을 덮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금과 은 등 주요 금속 선물 계약의 증거금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기름을 부었다. 증거금은 선물을 거래하기 위해 예치해야 하는 일종의 보증금으로, 이것이 오르면 투자자들은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활용한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결국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서둘러 매도에 나서면서 가격 하락을 부채질한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전문가는 이번 하락이 투기적 과열 이후 나타나는 단순한 단기 급락을 넘어, 매우 강력한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하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술적 지표 역시 이미 오래전부터 시장의 과열을 경고해왔다. 시장의 매수·매도 강도를 나타내는 14일 상대강도지수(RSI)는 최근 2주간 금과 은 모두 '과매수' 구간에 머물렀다. 통상 RSI가 70을 넘으면 단기적으로 매수세가 과도해 가격 조정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되는데, 특히 은의 경우 이달 중순 이후에만 25% 넘게 폭등하며 RSI가 70선을 훨씬 웃도는 등 과열의 정도가 훨씬 심각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술적 지표를 근거로, 이번 급락세가 비정상적인 현상이 아니라 너무 빠르고 가파르게 진행된 랠리 이후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후퇴 과정이라고 분석한다.

 

올해 들어 금과 은 가격은 각각 70%, 180% 이상 폭등하며 역사적인 상승 랠리를 펼쳤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달러 약세를 유발하고,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것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중국의 투자 수요 확대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자금 유입 등도 가격 상승에 힘을 보탰다. 특히 금 가격 대비 은 가격의 비율을 나타내는 금·은 가격 비가 연초 100대 1 수준에서 최근 61대 1까지 좁혀지는 등 은의 상대적 강세가 두드러졌으나, 결국 과도한 랠리의 끝은 가파른 조정으로 이어지며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서울 버스 노조의 완승, 요금 인상과 세금 폭탄은 예고됐다

 이틀간 서울 시민의 발을 묶었던 시내버스 파업이 끝났지만, 더 큰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노사 양측은 임금 2.9% 인상에 합의하며 운행을 재개했지만, 이번 합의는 향후 더 큰 비용 부담을 시민에게 전가하는 '조삼모사'식 타결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이번 협상에서 노조는 사실상 완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핵심 쟁점이었던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문제는 대법원 판결 이후로 논의를 미루며, 당장의 임금 인상률을 관철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향후 대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임금이 추가로 16%까지 오를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잠재적 인상률이 최고 20%에 달하는 '시한폭탄'을 남겨둔 셈이다.이러한 일방적 협상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서울시의 '준공영제'가 있다. 버스 회사의 적자를 시 재정으로 보전해주는 구조 탓에, 사측은 임금 인상 협상에서 강하게 버틸 이유가 없다. 결국 적자 보전의 주체인 서울시가 실질적인 협상 당사자이며, 이번 노조의 요구 수용 역시 서울시의 묵인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문제는 재정 부담이다. 서울시는 이미 매년 수천억 원의 혈세를 버스 회사 적자 보전에 쏟아붓고 있다. 지난해에만 약 4,575억 원이 지원됐으며, 코로나 시기에는 연간 8천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여기에 통상임금 판결로 인건비가 급등하면, 버스 요금의 대폭 인상이나 시민 세금 부담 가중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 된다.이번 사태는 준공영제의 구조적 한계를 명확히 드러냈다. 운영의 책임은 민간 회사에 맡기면서 재정 부담은 공공이 떠안는 현행 시스템은 운수업체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고, 노조는 파업을 무기로 시민의 이동권을 볼모 삼아 요구를 관철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이번 파업을 계기로 준공영제에 대한 전면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노선별 수요에 따라 공영제와 민영제를 혼합하는 이원화 모델, 운행 성과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성과연동제 도입 등 제도적 실패를 바로잡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