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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역대급 수익에도 내년부터 더 뗀다…얼마나?

 올해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이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고치인 2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올해 12월 기준 국민연금 기금수익률 잠정치가 20%를 기록하며 지난해의 15%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경이적인 성과는 국내 주식(78%)과 해외 주식(25%) 투자가 이끌었으며, 이에 힘입어 전체 기금 규모 역시 지난해 말 1213조 원에서 약 260조 원 불어난 1473조 원으로 커졌다. 이는 내년도 연금 총지급 예상액인 44조 원의 약 6배에 달하는 규모로, 기금 운용 성과가 연금 재정의 안정성을 크게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자산배분체계 개선과 전문 운용인력 확충 등을 통해 목표 수익률을 꾸준히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재정 안정성 강화를 바탕으로, 18년 만에 이뤄지는 대대적인 연금 제도의 개혁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가장 큰 변화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의 동시 조정이다. 먼저, 1998년부터 26년간 9%로 묶여 있던 보험료율이 내년부터 9.5%로 0.5%포인트 인상된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8년에 걸쳐 매년 0.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올라 2033년에는 13%에 이르게 된다. 당장 내년부터 월 평균소득 309만 원인 직장 가입자는 매달 7,700원(사용자 부담 포함 시 15,400원)을, 지역가입자는 1만 5,400원을 더 내야 한다. 정부는 지역가입자의 부담 증가를 고려해 보험료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보완책을 함께 시행할 예정이다.

 


보험료를 더 내는 만큼, 미래에 돌려받을 연금액도 늘어난다. 가입자의 생애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소득대체율이 현행 41.5%에서 43%로 인상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생애 평균 월 소득이 309만 원인 가입자라면 기존 제도보다 매달 약 9만 2,000원 인상된 132만 9,000원을 노후에 연금으로 수령하게 된다. 다만, 이 같은 소득대체율 인상은 앞으로 납부할 보험료에 대해서만 적용되므로,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수급자의 연금액에는 변동이 없다. 이는 사실상 현재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청년 및 중장년층 가입자에게 미래의 더 두터운 노후 소득을 보장해주기 위한 조치다.

 

이번 개혁에는 국민들의 오랜 불안감을 해소하고 사회적 기여를 보상하는 제도적 장치들도 포함됐다.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해 ‘국가의 지급보장 의무’가 명문화되면서, 기금이 소진되더라도 국가가 책임을 지고 연금을 지급한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또한, 청년층 지원을 위한 크레딧 제도도 대폭 확대된다. 군 복무 크레딧 인정 기간이 기존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어나며, 출산 크레딧은 기존 둘째아부터 적용되던 것에서 나아가 첫째아 출산 시에도 12개월의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준다. 특히 자녀 수에 따라 최대 50개월까지만 인정해주던 상한선도 폐지되어, 다자녀 부모는 더 많은 혜택을 통해 노후를 대비할 수 있게 됐다.

 

"내 아이 첫 생일은 초호화로"…저출산이 부른 기이한 풍경

 저출산 시대의 역설이 펼쳐지고 있다. 아이 울음소리는 귀해졌지만, 한 명의 아이에게 모든 것을 쏟아붓는 'VIB(Very Important Baby)' 현상과 '스몰 럭셔리' 소비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특급 호텔 돌잔치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과거 여러 자녀를 뒀을 때와 달리, 단 한 번뿐인 첫 생일을 최고급으로 치러주고 싶은 부모들의 심리가 고가의 호텔 문턱을 거침없이 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비싼 식사를 하는 것을 넘어, 아이의 첫걸음을 특별한 공간에서 기념하고 싶은 부모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실제 호텔업계의 데이터는 이러한 현상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의 경우, 지난해 프리미엄 돌잔치 진행 건수가 전년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이곳의 돌잔치는 10인 규모 소연회장 기준 500만 원, 40인 이상 대연회장은 1000만 원을 훌쩍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최소 6개월 전부터 예약 문의가 빗발친다. 롯데호텔 서울 역시 돌잔치 예약이 전년보다 약 20% 늘었으며, 인기 장소인 중식당 '도림'은 최소 비용이 200만 원부터 시작하지만 지난해 1~9월 매출이 34%나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이처럼 높은 가격에도 예약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롯데호텔의 경우 주말 점심 시간대는 통상 1년 전부터 예약 문의를 해야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정도다. 웨스틴 조선 서울의 중식당 '홍연'은 매월 1일 예약을 개시하는데, 주말 예약은 순식간에 마감되는 것이 일상이다. 서울신라호텔의 고급 중식당 '팔선'의 별실은 하루 단 4팀만 예약을 받는 희소성 때문에 주말 예약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주말 기준 보증금만 375만 원에서 450만 원에 달하지만, 예약이 열리는 순간 마감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결국 이러한 현상은 '한 명이라도 귀하게 키우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이의 첫 생일잔치 문화까지 바꿔놓고 있음을 시사한다. 저출산 기조 속에서 아이 한 명에게 집중되는 소비력은 이제 의류나 유모차 같은 용품을 넘어, 일생의 단 한 번뿐인 '경험'에 대한 투자로 확장되고 있다. 수백만 원의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 1년 전부터 치열한 예약 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부모들의 모습은 오늘날 '돌잔치'가 가지는 의미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과시를 넘어, 소중한 내 아이의 첫 기념일을 가장 특별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부모들의 애틋한 마음이 반영된 새로운 소비 풍속도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