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K팝 추는 조선 마법사? 국립중앙박물관의 파격 변신 예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2026년도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의 새로운 시즌 레퍼토리를 공개하며, 역사와 공연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다채로운 무대를 예고했다. 이번 시즌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총 7편의 작품으로 구성되었으며, 무엇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 유물 및 전시와 유기적으로 연계한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핵심적인 차별점이다. 이는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관객들이 역동적인 무대를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를 보다 쉽고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기획 의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박물관의 문턱을 낮추고, 살아 숨 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야심 찬 시도다.

 

새 시즌의 포문은 1월, 영국 BBC의 인기 교육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알파블록스'가 연다. 지난 시즌 큰 사랑을 받았던 '넘버블록스'의 후속작으로, 이번에는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초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알파벳 캐릭터들이 펼치는 신나는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영어 단어와 파닉스 원리를 즐겁게 익힐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어 3월에는 순수 창작 뮤지컬 '태권, 날아올라'가 그 열기를 이어받는다. 돌려차기, 공중 발차기 등 태권도의 화려하고 역동적인 기술을 고난도 퍼포먼스로 구현하여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태권도 유망주들의 꿈과 성장을 생동감 넘치게 그려낼 예정이다.

 


여름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6월에는 이번 시즌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박물관 연계 시리즈' 특별기획공연이 관객을 맞이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실제 유물과 진행 중인 전시를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하여, 역사적 사실에 예술적 상상력을 더한 무대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역사 교육의 가치와 공연 예술이 주는 감동을 동시에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본격적인 여름방학 시즌인 7월에는 안녕달 작가의 베스트셀러 그림책을 무대로 옮긴 가족 뮤지컬 '할머니의 여름휴가'가 공연된다. 할머니와 손자의 따뜻한 교감을 그리며, 객석을 가득 채우는 바다 연출과 길이 6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고래 모형 등 풍성한 볼거리로 온 가족에게 잊지 못할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하반기에도 독창적인 라인업은 계속된다. 9월에는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인 강경수 작가의 '코드네임X'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스토리로 돌아온다. 11월에는 기존의 '사유하는 극장' 시리즈를 계승하는 새로운 형식의 몰입형 공연이 최초로 공개되어, 박물관 유물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으로 관객의 깊은 사유와 성찰을 이끌어낼 전망이다. 대망의 마지막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K팝과 판타지를 결합한 타임슬립 뮤지컬 'K팝 조선 마법사관 진준'이 장식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화려하고 신비로운 스페셜 무대를 통해 2026년 시즌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 계획이다.

 

일본의 기막힌 도둑 보상..동료들 등에 업고 '금메달

올림픽 무대는 모든 운동선수에게 꿈의 무대이자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그러나 규정상 완벽하게 가능한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올림픽 개인전 출전권조차 따내지 못한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기 직전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일본 피겨 스케이팅 아이스댄스의 요시다 우타나와 모리타 마사야 조다.이들은 이번 동계올림픽 아이스댄스 종목의 개인전 티켓을 확보하지 못했다. 실력 면에서 세계 정상권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이들은 일본 피겨 대표팀의 일원으로 단체전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비밀은 바로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만의 독특한 출전 규정에 숨어 있다.피겨 단체전은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등 총 4개 종목의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국제빙상경기연맹은 개인전 4개 종목 중 최소 3개 종목의 티켓을 따낸 나라 중 상위 10개 팀에게 단체전 출전권을 부여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3개 종목 티켓을 가진 나라가 나머지 1개 종목의 티켓이 없을 경우, 오직 단체전만을 위해 해당 종목 선수를 추가로 선발해 데려올 수 있다는 규칙이다.일본은 남자 싱글과 여자 싱글, 그리고 페어 종목에서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며 가볍게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아이스댄스만큼은 한국이나 중국에도 밀릴 정도로 취약하여 자력으로 올림픽행 열차를 타지 못했다. 이에 일본 빙상연맹은 단체전 메달을 위해 요시다-모리타 조를 단체전 한정 멤버로 긴급 수혈하여 밀라노로 보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과 영국, 한국, 폴란드 등 4개국이 이 규정의 적용 대상이었으나, 한국은 마땅한 시니어 페어 조가 없어 아예 출전을 포기했고 영국과 폴란드는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반면 일본은 압도적인 동료들의 활약 덕분에 꽃길을 걷고 있다. 일본은 현재까지 진행된 단체전 8개 연기 중 5개가 끝난 시점에서 총점 39점을 기록하며 당당히 중간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다. 남자 싱글과 여자 싱글, 페어 종목의 에이스들이 모두 1위를 차지하며 각각 10점씩을 쓸어 담은 덕분이다. 현재 1위인 미국과는 단 5점 차이이며, 3위 이탈리아와 4위 캐나다의 추격을 따돌리며 메달권 진입은 사실상 확정적인 상태다.요시다-모리타 조는 비록 개인 실력으로는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팀의 일원으로서 제 몫을 다했다. 리듬 댄스에서 10개국 중 8위를 기록하며 승점 3점을 보탰고, 상위 5개국만 진출하는 프리 댄스에서는 최하위에 그쳤지만 출전 자체만으로 6점을 일본 팀에 선물했다. 이들이 따낸 귀중한 승점들이 모여 일본은 이제 미국을 제치고 금메달까지 바라보는 위치에 섰다.한국시간으로 9일 새벽에 펼쳐지는 페어와 남녀 싱글 프리스케이팅 결과에 따라 요시다-모리타 조의 목에 걸릴 메달 색깔이 결정된다. 만약 일본이 남은 종목에서 역전에 성공한다면, 요시다와 모리타는 올림픽 개인전 무대에는 서보지도 못한 채 세계 최고의 시상대 제일 높은 곳에 올라 금메달을 거머쥐는 피겨 역사상 유례없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된다.이들의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무임승차가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단체전은 결국 한 국가의 전반적인 피겨 저력을 평가하는 종목이라는 점에서 일본의 전략적 선택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취약 종목인 아이스댄스에서 최소한의 점수라도 방어해준 요시다-모리타 조의 헌신이 없었다면 일본의 우승 도전은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이제 모든 연기를 마친 요시다-모리타 조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올림픽 메달이라는 거대한 잭팟을 기다리고 있다. 올림픽 티켓 없이 금메달을 딴다는 이 마법 같은 실화가 과연 현실로 이루어질지, 전 세계 피겨 팬들의 시선이 9일 새벽 밀라노의 빙판 위로 쏠리고 있다. 이들이 받게 될 메달은 비록 개인전 성적표는 아닐지라도, 일본 피겨 전체의 균형 잡힌 성장을 상징하는 훈장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