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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닫는 한국인들, '이 나라'는 더 이상 가지 않는 이유

 여행 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고물가 등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면서 국내외 여행 시장이 모두 침체의 늪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지출의 우선순위가 해외로 쏠리면서 국내 여행 시장의 수요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기대를 모았던 해외여행 역시 계획률이 하락하는 등 녹록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올 4분기는 물론 내년 1분기 여행 시장 전망까지 어둡게 하는 신호로, 꽁꽁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여행 산업 전반을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여행 시장의 위축은 구체적인 수치로 더욱 명확하게 확인된다. 11월 국내 숙박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은 61.5%로, 이는 지난 1년 내 가장 낮은 수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난 1년 동안 이 계획률이 단 한 번도 전년 같은 달의 수치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으로,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수요 위축이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한 회복지수(TCI) 역시 여행 경험률(90)과 계획률(86) 모두 기준점인 100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행객들이 비용을 아끼려는 의지가 해외보다 국내 여행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한정된 예산을 해외여행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국내 여행 시장의 침체를 가속하는 핵심 원인임을 방증한다.

 


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기대됐던 해외여행 시장 역시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해외여행 경험률은 35% 수준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향후 시장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계획 보유율은 44.6%로 전년 동월 대비 1.7%p 하락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여행 패턴의 극적인 변화다. 평균 여행 기간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반면(TCI 93), 1인당 총경비(TCI 122)와 일평균 비용(TCI 130)은 매우 큰 폭으로 급증했다. 이는 높은 현지 물가와 환율 부담 속에서 여행객들이 어쩔 수 없이 '짧고 굵게' 다녀오는 고비용 여행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시장의 양적인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여행객들의 행선지 선택에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전체 해외여행의 80%를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 내에서도, 전통적인 인기 여행지였던 일본의 비중이 줄고 중국으로의 관심이 이동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또한, 최근 범죄 이슈가 불거진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나 물가 부담이 극심한 미국으로의 여행 계획은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가까운 동아시아 지역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국내든 해외든, 고물가 시대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여행 자체를 줄이거나, 가더라도 비용 효율을 극단적으로 따지는 '계산적 여행' 패턴이 당분간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윤 어게인' 선 긋는 국힘, 지방선거용 '변검술' 논란

 국민의힘 지도부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존의 강경 노선에서 급선회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당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하고 '윤석열 어게인'을 외치던 당권파 핵심 인사의 입에서 나온 예상 밖의 발언이 파문의 진원지가 됐다. 이는 계엄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를 앞둔 시점과 맞물려 여러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논란의 시작은 장동혁 대표 체제의 강성파로 분류되는 김민수 최고위원의 발언이었다. 그는 지난 9일 극우 성향 유튜버들과의 토론회에서 "'윤 어게인' 구호만으로는 지지층 확장이 불가능하며, 이대로는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중도층 설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이러한 입장 변화에 대해 비주류 측은 즉각 '정치적 사기극'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신천지·윤어게인 개입 비판'을 이유로 당적이 박탈된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한동훈과 김종혁을 제거하고 나니 이제 와서 '합리적 보수'의 가면을 쓰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장동혁 대표가 강경파를 앞세워 정적을 숙청한 뒤 이제 와서 태도를 바꾸는 것은 기만이라고 지적했다.친한(親한동훈)계의 비판도 이어졌다. 박정하 의원은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두고 "순간적으로 얼굴이 바뀌는 중국의 '변검'을 보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당 지도부가 예상되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비판적 목소리를 모두 억누른 채 '내부 분열' 탓으로 돌리려는 알리바이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반면 당 지도부 내에서는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의미 있는 발언"이라고 평가하며, 노선 전환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처럼 엇갈린 반응은 현재 국민의힘이 처한 복잡한 내부 상황과 노선 갈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결국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장동혁 대표를 향해 공개 질의를 던졌다. 그는 "정치적 사기극과 비굴한 양다리를 그만두고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절연할 것인지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또한 김민수 최고위원의 말이 당의 공식 입장이라면, 강경파 인사들을 중용했던 장동혁 대표 본인이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