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급식의 나비효과' 인류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

 학교 급식의 질을 높이는 것이 단순히 아이들의 한 끼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인류의 보건과 지구 환경 전체를 개선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제시됐다. 전 세계 모든 아동에게 2030년까지 건강한 학교 급식을 제공할 경우, 영양결핍 인구를 1억 2천만 명 가까이 줄이고, 식습관 관련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를 연간 최대 120만 명까지 막을 수 있다는 구체적인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는 급식이라는 단일 정책이 가진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주며, 전 지구적 문제 해결의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한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랜싯 지구 건강'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학교 급식의 혜택을 받는 아동은 전 세계 5명 중 1명에 불과하며, 저소득 국가에서는 10명 중 1명으로 더욱 열악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급식 프로그램을 전면 확대할 경우, 수혜 아동이 현재 3억 명 수준에서 16억 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식량 불안정 지역의 영양결핍 유병률이 평균 24%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어린 시절 급식을 통해 형성된 건강한 식습관이 성인기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당뇨병, 심장질환, 암과 같은 현대인의 고질병으로 인한 사망을 연간 80만에서 120만 명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분석은 매우 충격적이다.

 


이번 연구는 급식 메뉴 구성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연구팀은 급식 식단에서 채소의 비중을 높이고 육류와 유제품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온실가스 배출, 토지 및 물 사용량 등 환경에 가해지는 부담을 기존 대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각국 정부나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식이 지침만으로는 환경 개선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보다 급진적인 식단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물론 급식 확대에는 막대한 비용이 수반된다. 저소득 국가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1%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필요하며, 낮은 취학률과 아동 노동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러한 투자가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 막대한 이익을 가져온다고 강조한다. 건강한 급식 제공으로 절감할 수 있는 질병 치료비는 연간 최대 292조 원,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 복구 비용은 최대 10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즉, 학교 급식에 대한 투자는 단순한 복지를 넘어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으로 타당한 '미래 투자'인 셈이다. 이러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00개 이상의 국가가 '학교급식연합'에 가입해 2030년까지 모든 아동에게 건강한 급식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케냐 등과 협력한 '지구 친화적 급식 툴킷' 개발이 진행되는 등 구체적인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죽음의 문턱서 돌아온 코리, 밀라노서 메달 정조준

인간의 의지는 어디까지 강해질 수 있을까. 빙판 위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한 남자가 기적처럼 다시 스케이트 끈을 조여 맸다. 상대 선수의 날카로운 스케이트 날에 목이 베이는 끔찍한 사고를 당하고도 오직 올림픽이라는 꿈 하나로 일어선 호주의 쇼트트랙 국가대표 브렌던 코리의 이야기가 전 세계 스포츠 팬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그는 이제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뒤로하고 생애 두 번째 올림픽 무대인 밀라노에서 위대한 질주를 준비하고 있다.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최근 보도를 통해 호주 쇼트트랙의 간판 브렌던 코리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복귀를 앞두고 겪었던 영화 같은 회복 과정을 전했다. 코리는 이번 대회 쇼트트랙 남자 1000m 예선 출전을 앞두고 있는데, 그가 다시 빙판 위에 서기까지 걸어온 길은 그야말로 눈물겨운 사투의 연속이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그가 다시 운동선수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비극적인 사고는 2025년 베이징에서 열린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준준결승에서 일어났다.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가 막바지에 다다른 마지막 바퀴, 중국의 류샤오앙이 코리를 추월하려다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빙판과 충돌하며 허공으로 솟구친 류샤오앙의 스케이트 날이 뒤따르던 코리의 목을 그대로 가격한 것이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날카로운 칼날은 코리의 목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코리는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내 손으로 목을 꽉 움켜쥐고 있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조금만 위치가 어긋났어도 생명줄인 동맥을 건드릴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천만다행으로 치명적인 부위는 피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목에는 두 군데의 깊은 자상이 남았고, 목소리를 내고 숨을 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갑상연골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수술 후 찾아온 일상은 지옥과 다름없었다. 코리는 사고 직후 한동안 말을 할 수도, 제대로 음식을 넘길 수도 없었다. 그는 무언가를 삼킬 때마다 부러진 연골 조각이 식도를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가벼운 주스 한 잔을 마시는 데도 한 시간이 걸릴 정도로 몸이 망가졌지만, 그는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았다. 호주로 돌아온 그를 진찰한 전문의는 마치 자동차 핸들에 목을 강하게 들이받은 교통사고 수준의 부상이라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였다.사실 코리에게 부상은 낯선 손님이 아니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그는 본래 촉망받는 아이스하키 유망주였다. 하지만 2019년 겪은 심각한 뇌진탕 증세로 인해 정들었던 하키 스틱을 내려놓아야 했다. 진로를 고민하던 그는 호주로 국적을 바꾸는 결단을 내리며 쇼트트랙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였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그는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종합 15위를 기록하며 호주 쇼트트랙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런 그에게 닥친 목 부상 사고는 또 한 번의 시련이었지만, 그는 이를 정신적으로 더 강해지는 계기로 삼았다.많은 사람이 빙판 위에 다시 서는 것이 무섭지 않냐고 묻지만 코리의 대답은 단호했다. 그는 사고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멘털이 더욱 단단해졌으며, 다시 스케이트를 타고 링크에 들어서면 또 다칠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로지 레이스의 전략과 자신의 움직임에만 집중한다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프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그는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해 정신과 치료와 훈련을 병행하며 완벽한 복귀를 준비해왔다.이제 코리의 시선은 올림픽 메달을 향해 있다. 그는 지난 두 달 동안 전 세계 경쟁자들의 경기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분석하며 전략을 가다듬었다. 신체적으로는 이미 사고 이전보다 더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코리는 지난 주말 훈련에서 몸 상태가 최고조임을 확인했다며, 경쟁자들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한다면 충분히 시상대 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 넘치는 출사표를 던졌다.끔찍한 사고의 기억을 털어내고 다시 금빛 질주를 시작한 브렌던 코리의 도전은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불사조가 밀라노의 차가운 얼음 위에서 어떤 뜨거운 드라마를 써 내려갈지, 전 세계의 이목이 그의 스케이트 날 끝에 쏠리고 있다. 그의 이번 올림픽 참가는 단순한 성적을 넘어, 인간이 가진 회복 탄력성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