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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률 95%, 상금 15억…'스피드 3위' 안세영의 압도적 지배

 2025년은 그야말로 '안세영의 시대'였다. 세계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3, 삼성생명)이 시즌 최종전인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정상에 오르며 한 해를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숙적인 야마구치 아카네를 연파하고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결승에 올라 왕즈이마저 압도하며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 하지만 최근 BWF가 공개한 세부 지표는 그녀가 모든 면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선수는 아니라는 역설적인 사실을 보여주며, 오히려 그녀가 왜 무적일 수밖에 없는지를 증명했다.

 

모두의 예상과 달리 안세영은 파워와 속도 부문에서 최정상이 아니었다. 월드투어 파이널을 기준으로 집계된 스매싱 최고 속도에서 안세영은 시속 357.1km를 기록해 전체 3위에 머물렀다. 1위는 시속 376.3km라는 경이로운 속도를 기록한 태국의 라차녹 인타논이었다. 하지만 이 지표는 안세영의 패배가 아닌, 그녀의 진정한 무서움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자신보다 시속 20km 가까이 빠른 강스매시가 날아와도 이를 완벽하게 받아내고, 되레 역습으로 연결해 포인트를 따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아무리 파괴적인 공격을 시도해도 '거미줄 수비'로 불리는 그녀의 끈질기고 안정적인 리시브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는 사실이 데이터로 명확히 입증된 것이다.

 


이 데이터는 동시에 안세영의 놀라운 스타일 변화까지 보여준다. BWF가 공개한 스매싱 속도 순위에서 안세영은 3위뿐만 아니라 6위(시속 340km), 8위(시속 337km), 9위(시속 336km)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는 그녀가 더 이상 수비에만 의존하는 선수가 아님을 증명한다. 올 시즌 수비형에서 탈피해 빠른 박자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장착했고, 그 중심에 리그 최상위권의 파워를 자랑하는 스매싱이 핵심 무기로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다. 철벽 수비에 강력한 공격력까지 더해지면서, 상대 선수들은 그녀의 코트 위에서 그 어떤 활로도 찾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결과적으로 스매싱 최고 속도 1위가 아니라는 사실은 안세영에게 약점이 아닌, 그녀의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증명하는 '훈장'이 된 셈이다. 올 시즌 11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며 단일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고, 남녀 통틀어 역대 최고 승률(94.8%)을 기록했으며, 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상금 100만 달러(약 15억 원)를 돌파하는 등 배드민턴 역사를 새로 썼다. 중국 언론마저 "상식을 벗어난 정신력", "안세영의 모든 부분에 공포를 느낀다"고 극찬할 정도로, 가장 빠른 공을 가장 완벽하게 지배하는 그녀의 존재감은 전 세계 선수들에게 극복 불가능한 벽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의 기막힌 도둑 보상..동료들 등에 업고 '금메달

올림픽 무대는 모든 운동선수에게 꿈의 무대이자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그러나 규정상 완벽하게 가능한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올림픽 개인전 출전권조차 따내지 못한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기 직전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일본 피겨 스케이팅 아이스댄스의 요시다 우타나와 모리타 마사야 조다.이들은 이번 동계올림픽 아이스댄스 종목의 개인전 티켓을 확보하지 못했다. 실력 면에서 세계 정상권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이들은 일본 피겨 대표팀의 일원으로 단체전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비밀은 바로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만의 독특한 출전 규정에 숨어 있다.피겨 단체전은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등 총 4개 종목의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국제빙상경기연맹은 개인전 4개 종목 중 최소 3개 종목의 티켓을 따낸 나라 중 상위 10개 팀에게 단체전 출전권을 부여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3개 종목 티켓을 가진 나라가 나머지 1개 종목의 티켓이 없을 경우, 오직 단체전만을 위해 해당 종목 선수를 추가로 선발해 데려올 수 있다는 규칙이다.일본은 남자 싱글과 여자 싱글, 그리고 페어 종목에서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며 가볍게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아이스댄스만큼은 한국이나 중국에도 밀릴 정도로 취약하여 자력으로 올림픽행 열차를 타지 못했다. 이에 일본 빙상연맹은 단체전 메달을 위해 요시다-모리타 조를 단체전 한정 멤버로 긴급 수혈하여 밀라노로 보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과 영국, 한국, 폴란드 등 4개국이 이 규정의 적용 대상이었으나, 한국은 마땅한 시니어 페어 조가 없어 아예 출전을 포기했고 영국과 폴란드는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반면 일본은 압도적인 동료들의 활약 덕분에 꽃길을 걷고 있다. 일본은 현재까지 진행된 단체전 8개 연기 중 5개가 끝난 시점에서 총점 39점을 기록하며 당당히 중간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다. 남자 싱글과 여자 싱글, 페어 종목의 에이스들이 모두 1위를 차지하며 각각 10점씩을 쓸어 담은 덕분이다. 현재 1위인 미국과는 단 5점 차이이며, 3위 이탈리아와 4위 캐나다의 추격을 따돌리며 메달권 진입은 사실상 확정적인 상태다.요시다-모리타 조는 비록 개인 실력으로는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팀의 일원으로서 제 몫을 다했다. 리듬 댄스에서 10개국 중 8위를 기록하며 승점 3점을 보탰고, 상위 5개국만 진출하는 프리 댄스에서는 최하위에 그쳤지만 출전 자체만으로 6점을 일본 팀에 선물했다. 이들이 따낸 귀중한 승점들이 모여 일본은 이제 미국을 제치고 금메달까지 바라보는 위치에 섰다.한국시간으로 9일 새벽에 펼쳐지는 페어와 남녀 싱글 프리스케이팅 결과에 따라 요시다-모리타 조의 목에 걸릴 메달 색깔이 결정된다. 만약 일본이 남은 종목에서 역전에 성공한다면, 요시다와 모리타는 올림픽 개인전 무대에는 서보지도 못한 채 세계 최고의 시상대 제일 높은 곳에 올라 금메달을 거머쥐는 피겨 역사상 유례없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된다.이들의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무임승차가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단체전은 결국 한 국가의 전반적인 피겨 저력을 평가하는 종목이라는 점에서 일본의 전략적 선택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취약 종목인 아이스댄스에서 최소한의 점수라도 방어해준 요시다-모리타 조의 헌신이 없었다면 일본의 우승 도전은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이제 모든 연기를 마친 요시다-모리타 조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올림픽 메달이라는 거대한 잭팟을 기다리고 있다. 올림픽 티켓 없이 금메달을 딴다는 이 마법 같은 실화가 과연 현실로 이루어질지, 전 세계 피겨 팬들의 시선이 9일 새벽 밀라노의 빙판 위로 쏠리고 있다. 이들이 받게 될 메달은 비록 개인전 성적표는 아닐지라도, 일본 피겨 전체의 균형 잡힌 성장을 상징하는 훈장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