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 정동영이 105세 노인에게 한 약속

 차가운 연말, 가족의 의미가 더욱 절실해지는 시기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이산의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고령의 이산가족들을 찾았다. 정 장관은 94세 이상의 고령 이산가족 중 기초생활수급자 100명을 대상으로 위로의 메시지가 담긴 연하장과 소정의 위로물품을 전달하며 정부의 따뜻한 관심을 표했다. 이는 단순한 연말 인사를 넘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1세대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의 표현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위로 방문의 정점은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105세의 김봉환 어르신 댁을 직접 찾은 것으로, 잊혀 가는 이산가족 문제의 현실을 직접 듣고 해결 의지를 다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정 장관을 맞이한 105세의 김봉환 어르신은 7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가슴속에만 묻어두었던 한평생의 염원을 어렵게 꺼내놓았다. 한국전쟁 당시 북녘의 고향에 부모와 형제자매를 모두 두고 온 그는, 이제 다시 만나는 것은 바라지도 않으니 죽기 전에 헤어진 동생들이 살아는 있는지, 그 생사라도 확인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100세를 훌쩍 넘긴 노인의 목소리에는 분단이 한 개인의 삶을 얼마나 깊고 아프게 할퀴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는 수많은 1세대 이산가족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마지막 소원이자,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절박해지는 인도적 현안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가슴 아픈 장면이었다.

 


김 어르신의 절박한 호소를 경청한 정동영 장관은 "대부분의 이산가족이 고령이신 만큼, 우리에게는 정말 시간이 없다"고 깊이 공감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는 단순히 위로의 말을 건네는 데 그치지 않고, 남북대화를 포함한 모든 가능한 방안을 총동원하여 이산가족의 생사확인과 상봉 등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도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최우선으로 다루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이산가족들에게 작은 위로와 기대를 안겨주었다.

 

통일부는 이러한 장관의 약속을 뒷받침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함께 밝혔다. 매년 음력 8월 13일을 '이산가족의 날'로 기념하고, 이산가족 초청 위로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이산의 아픔을 위로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는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또한, 남북 교류가 재개될 때를 대비해 유전자 검사 사업을 확대하고, 만날 수 없는 가족에게 마음이라도 전할 수 있도록 영상편지 제작 사업도 꾸준히 추진한다. 특히 내년부터는 '이산가족 생애기록물 수집 및 디지털화 사업'을 새롭게 시작한다. 이는 1세대 이산가족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 그들의 아픈 역사와 가족에 대한 기억을 디지털로 기록하고 영구히 보존하는 사업으로, 더 늦기 전에 분단의 비극을 역사적 기록으로 남기려는 정부의 다급한 노력이 담겨있다.

 

 

 

월드컵-올림픽 유치 야망…'세계 최대' 경기장 짓는 베트남

 동남아시아의 신흥 강국 베트남이 수도 하노이에 세계 최대 규모의 경기장을 건설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아직 첫 삽을 뜨지는 않았지만,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된다면 현재 세계 최대 경기장인 북한의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규모의 랜드마크가 탄생할 전망이다. 이 초대형 프로젝트는 단순한 스포츠 시설 건립을 넘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나아가 월드컵까지 유치하려는 베트남의 원대한 포부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아시아 스포츠 전문 매체 'SE 아시아 골(Seasiagoal)'은 23일, 베트남이 수도 하노이에 위치한 기존의 트롱동 스타디움을 무려 13만 5000석 규모의 최첨단 경기장으로 탈바꿈시키는 공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2028년 8월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에는 약 11억 9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7633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경기장이 완공되면, 1989년 지어져 11만 4000석 규모로 세계 최대 타이틀을 지켜온 북한 평양의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세계 1위 경기장으로 등극하게 된다.이처럼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해 세계 최대 규모의 경기장을 짓는 배경에는 베트남의 국가적 스포츠 발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깔려 있다. 베트남 정부와 재계는 이 경기장을 발판 삼아 자국의 스포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엄두를 내지 못했던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단기적으로는 아시안게임, 장기적으로는 올림픽과 월드컵 본선 개최를 통해 베트남의 국격을 높이고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국가적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이 경기장을 활용할 계획이다.이 야심 찬 계획을 최전선에서 이끄는 것은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Vingroup)'이다. 빈그룹은 다가오는 베트남 공산당 제14차 전국대표대회를 기념하는 11개의 도시 개발 및 인프라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로 이번 트롱동 스타디움 신축 사업을 추진한다. 단순한 경기장 건설을 넘어, 국제축구연맹(FIFA)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스포츠와 문화, 상업 서비스를 결합한 미래형 복합 도시의 중심지로 조성한다는 원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하노이 올림픽 스포츠 도시 지역 개발 등 다른 공용 시설 개보수 사업과 연계하여, 이 경기장을 베트남의 발전과 미래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