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EU산 유제품에 관세 폭탄…최대 42.7% 보복 관세 부과

 중국과 유럽연합(EU) 간의 무역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중국 상무부는 EU산 유제품에 대해 최대 42.7%에 달하는 임시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고, 23일부터 즉각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EU에서 수입되는 유제품에 부당한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국 내 관련 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는 자체적인 조사 결과를 근거로 하고 있다. 각 기업에 적용되는 관세율은 보조금 비율에 따라 21.9%에서 42.7%까지 차등적으로 책정됐다. 이는 앞서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에 대한 명백한 맞불 조치로, 양측의 무역 분쟁이 농축산물 분야로까지 확산하며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유제품 관세는 EU의 전기차 관세에 대한 중국의 계산된 보복 조치 중 하나로 풀이된다. 중국은 이미 EU를 겨냥해 여러 품목에 대한 무역 장벽을 쌓아 올리고 있었다. 지난 7월에는 프랑스가 주력 수출품인 유럽산 브랜디에 27.7~34.9%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고, 9월부터는 유럽산 돼지고기에 임시 관세를 매기기 시작해 이달 16일 최대 19.8%의 관세율을 최종 확정했다. 또한, 5월에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포름알데히드(POM) 제품에도 관세를 부과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는 중이다. 이처럼 중국은 EU의 주요 수출 품목을 정밀 타격하며,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언제든 추가적인 보복이 가능하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자신들의 조치가 방어적 성격임을 강조하며 오히려 EU의 공세가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상무부는 2025년 들어 중국은 EU를 상대로 단 한 건의 신규 무역구제 조사를 개시하지 않았고, 기존에 진행되던 3건에 대해서만 최종 판정을 내렸을 뿐이라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EU는 중국을 상대로 15건의 신규 조사를 시작했으며, 18건의 예비 판정을 통해 임시 관세를, 또 다른 18건에 대해서는 최종 관세를 부과하는 등 파상공세를 이어왔다고 통계 수치를 제시했다. 특히 지난 19일 하루에만 3건의 새로운 대중국 조사를 개시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EU가 일방적으로 무역 마찰을 격화시키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강경한 조치를 취하면서도 중국은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제스처를 보였다. 중국 상무부는 "대화를 통한 협의로 무역 마찰을 적절히 해결하고, 중국-EU 경제무역 협력의 전반적인 국면을 공동으로 수호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EU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카드인 동시에, 갈등 격화의 책임을 EU 측에 돌리려는 의도가 담긴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양측이 서로를 향해 연일 관세 폭탄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말뿐인 대화 요구가 아닌 실질적인 양보와 타협안이 제시되지 않는 한, 세계 양대 경제권인 중국과 EU의 무역 전쟁은 당분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늘이 도왔다! 조코비치의 경이로운 승운

테니스계의 살아있는 전설 노바크 조코비치가 2026년 호주오픈에서 그야말로 천운을 등에 업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조코비치를 따라다니는 승운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그는 8강전에서 세트 스코어 0대 2로 밀리며 탈락 위기에 처해 있었으나, 상대 선수의 갑작스러운 부상 기권으로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만 벌써 두 번이나 상대 기권으로 상위 라운드에 진출하는 기묘한 기록을 쓰게 됐다.지난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8강전은 경기 초반만 해도 조코비치에게 매우 암울한 흐름이었다. 이탈리아의 신성 로렌초 무세티는 조코비치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첫 두 세트를 내리 따냈다. 조코비치는 설상가상으로 오른발 발바닥에 발생한 물집 통증 때문에 특유의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고전했다. 테니스 팬들은 조코비치의 시대가 이렇게 저무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고, 무세티의 생애 첫 호주오픈 4강 진출은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하지만 3세트 초반 흐름이 급변했다. 조코비치가 무세티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반격의 불씨를 지피던 중 무세티가 돌연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한 것이다. 무세티는 오른쪽 다리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3세트 다섯 번째 게임에서 더블 폴트를 범한 직후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하에 기권을 선언했다. 한 세트만 더 따내면 대어를 낚을 수 있었던 무세티로서는 뼈아픈 퇴장이었고, 패배 직전이었던 조코비치에게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기회였다.경기 후 무세티는 인터뷰를 통해 오른쪽 다리에 이상한 느낌이 있었지만 참으며 뛰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져 도저히 경기를 지속할 수 없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시즌 시작 전 모든 정밀 검사를 통해 부상 예방에 전력을 다했음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완벽한 승리를 눈앞에 두고 몸이 따라주지 않은 유망주의 비극에 많은 테니스 팬들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승리를 거둔 조코비치 역시 겸손하면서도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무세티가 오늘의 진정한 승자였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또한 자신의 발바닥 물집 문제도 있었지만, 무세티의 창의적인 플레이 때문에 경기 내내 공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압박을 받았다며 스스로 정말 운이 좋았음을 인정했다. 승자의 여유보다는 고비를 넘긴 자의 안도감이 묻어나는 발언이었다.조코비치의 이번 호주오픈 대진운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라 불릴 만하다. 16강에서도 그는 야쿱 멘식과 맞붙을 예정이었으나, 멘식이 복부 부상을 이유로 경기 하루 전 기권을 선언하면서 힘 하나 들이지 않고 8항에 올랐다. 당시까지 조코비치는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최상의 컨디션이었음에도 부전승이라는 보너스를 챙겼다. 이어 8강에서도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기권승을 거두며 체력을 비축하게 된 셈이다. 이처럼 체력을 아낀 조코비치는 이제 준결승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인 야닉 신네르와 운명의 대결을 펼친다. 신네르는 8강에서 벤 셸턴을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완파하며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조코비치가 상대의 기권이라는 행운을 두 번이나 누리며 올라온 만큼, 신네르와의 진검승부에서 과연 전설의 위엄을 증명할 수 있을지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조코비치의 우승 DNA가 상대의 부상까지 불러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이번 대회의 운은 특별하다. 그러나 스포츠의 세계에서 행운도 실력의 일부라는 말처럼, 위기의 순간을 버텨낸 조코비치의 끈기가 결국 기회를 만들어낸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발바닥 물집이라는 악재를 안고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상대의 기권이라는 드라마틱한 반전을 맞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호주오픈의 황제로 불리는 조코비치가 과연 이번 대회의 기묘한 흐름을 이어가 통산 25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할 수 있을까. 행운의 여신이 그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이제 남은 것은 자신의 실력으로 신네르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서는 일뿐이다. 멜버른 파크의 뜨거운 코트 위에서 펼쳐질 조코비치와 신네르의 4강전은 이번 대회 최고의 빅매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