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과 싸울수록 지지율 폭등? 다카이치 내각의 비밀

 지난 10월 21일 공식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내각이 출범 두 달이 지난 시점에도 이례적인 고공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다. 22일, 요미우리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카이치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67%에서 75%에 달하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는 11월 72%에 이어 12월에도 73%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서는 전월과 동일한 75%를 유지했다. 이는 1978년 이후 일본 총리 내각 지지율 조사에서 출범 두 달 뒤에도 70%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한 세 번째 사례로,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에 이어 20여 년 만의 일이다.

 

이러한 폭발적인 지지율의 배경에는 다카이치 총리의 강경한 대중국 노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7일, '대만 유사시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중국의 거센 반발을 사며 중일 갈등을 촉발시킨 바 있다. 통상 외교적 마찰로 이어질 수 있는 이러한 발언이 오히려 일본 내에서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아사히신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무려 89%가 다카이치 총리의 중국에 대한 자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이는 일본 국민들이 기존의 저자세 외교에서 벗어나, 중국에 할 말을 하는 지도자의 모습에 열광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대중의 분위기는 '판다 외교'의 종말을 예고하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내달 우에노동물원의 판다가 중국으로 반환되면 일본에는 판다가 한 마리도 남지 않는 '제로 판다' 상황이 발생한다. 과거 중일 관계의 상징과도 같았던 판다의 부재에 대해, 일본 정부가 중국 측의 협력을 얻어 다시 판다를 들여와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6%에 불과했다. 반면, '그럴 필요 없다'는 응답이 70%에 달하며 판다를 매개로 한 유화적인 관계 설정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과 거부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는 일본 사회 전반에 퍼진 반중 정서가 단순한 정치적 수사를 넘어, 문화적 상징에 대한 태도 변화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강경한 대중국 노선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는 별개로, 경제적 영향에 대한 우려는 잠재적인 불안 요소로 남아있다. 중일 갈등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걱정된다'는 응답이 53%로, '걱정하지 않는다'는 응답(45%)보다 다소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적 노선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세계 2, 3위 경제 대국의 갈등이 초래할 실질적인 경제적 타격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걱정을 떨치지 못하는 일본 국민의 복잡한 속내를 보여준다. 결국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강경책을 밀어붙이는 동시에, 경제적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지가 다카이치 내각의 향후 순항 여부를 결정지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사람이 없다, 미래가 없다…산업기술인력 4만 명 부족 '경고등'

 대한민국의 핵심 산업 현장이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반도체, 바이오·헬스, 기계, 전자, 소프트웨어 등 국가 경제를 이끄는 주력 산업 분야에서 당장 투입되어야 할 산업기술인력이 약 4만 명이나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근로자 10인 이상 전국 2만여 사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 결과, 산업 현장의 정상적인 경영과 생산 활동을 위해 필요한 인력 부족분이 총 3만 9834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수치로, 인력 부족 문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인력 부족 현상은 특정 산업에 더욱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소프트웨어 분야는 부족 인원이 6561명으로, 12대 주력 산업 중 가장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었다. 그 뒤를 이어 전자(5639명), 화학(4620명), 기계(4292명) 순으로 인력 부족이 심각했다. 부족률로 따져보면 소프트웨어, 화학, 바이오·헬스, 섬유 산업이 3~4%대로 다른 산업에 비해 월등히 높아, 이들 분야의 구인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하게 한다.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야 할 핵심 동력 산업들이 정작 '사람이 없어' 삐걱대고 있는 것이다.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인력난이 중소기업에 집중되고 있으며, 수도권 쏠림 현상과 맞물려 악순환을 낳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전체 부족 인원의 무려 90.5%가 중소 규모 사업체에서 발생했다. 사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인력 부족률이 높아지는 뚜렷한 경향을 보인 것이다. 이는 대기업으로 인재가 쏠리고 중소기업은 구인에 애를 먹는 고질적인 문제가 더욱 심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더해 수도권의 산업기술인력 비중은 2022년 50.0%에서 2024년 50.34%로 꾸준히 증가하며, 비수도권 기업들의 인력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물론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된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산업기술인력은 173만 5669명으로 전년보다 1만 8823명 늘었고, 특히 반도체(4.3%)와 바이오헬스(4.0%) 산업의 인력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또한, 8년간 감소세를 면치 못했던 조선업 인력이 2년 연속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매우 고무적인 변화다. 퇴사율 역시 9.0%로 5년 연속 하락하며 고용 안정성은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 지표에도 불구하고, 산업 현장의 최전선에서 느끼는 인력 부족의 고통은 여전하다. 인력의 양적 증가와 별개로, 기업이 진짜 필요로 하는 숙련된 기술 인력의 질적 미스매치와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