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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피해" vs "성폭력"…정희원 박사, 진실은 무엇인가?

 '노화의 종말'로 유명한 정희원 박사와 전직 연구원 A씨 간의 진실 공방이 법적 다툼으로 비화하며 점차 격화되고 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19일, 정 박사가 30대 여성 A씨를 공갈미수 및 주거침입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배당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고소는 정 박사가 지난 10월 A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신고한 사건에 이은 추가적인 법적 조치다. 정 박사는 A씨가 사적인 교류를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협박 편지를 보내고, 아내의 근무처와 주거지 인근까지 찾아오는 등 스토킹 행위를 일삼았다고 주장하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정 박사에 따르면,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 6월 그가 서울아산병원 위촉연구원이었던 A씨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A씨와 2024년 3월부터 2025년 6월 사이 일시적으로 사적인 친밀감을 느끼고 교류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육체적인 관계는 일절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A씨가 이혼과 결혼을 요구하며 집착했고, 이를 거절하자 2년간의 모든 수입을 합의금으로 달라는 등 공갈과 협박을 이어왔다는 것이 정 박사 측의 핵심 주장이다. 그는 A씨의 요구가 명백한 공갈 행위에 해당하여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었다고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A씨 측은 정 박사의 주장을 전면으로 반박하며 사건의 본질이 '젠더 폭력'에 있다고 맞서고 있다. A씨 측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이 고용 관계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성폭력이라고 규정했다. 사용자인 정 박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성적인 요구를 해왔으며, 이에 대해 저작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자 정 박사가 거꾸로 자신을 스토킹 가해자로 몰아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즉, 정 박사의 스토킹 신고는 자신의 부당한 요구와 저작권 문제를 덮기 위한 적반하장식 대응이라는 것이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정 박사는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재차 입장을 밝혔다. 그는 A씨 측의 '위력에 의한 관계'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며 어떠한 불륜 관계도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갈등의 또 다른 축인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공동 저자 등재와 인세 30% 분배로 합의하고 정산까지 완료된 사안이라며, 필요하다면 민사재판을 통해 기여도를 검증받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찰은 스토킹 신고와 공갈미수 고소, 그리고 젠더 폭력 주장이 뒤얽힌 이번 사건을 병합하여 양측의 주장을 면밀히 검토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해 나갈 방침이다.

 

정부, 플라스틱과 전쟁 선포…2030년까지 30% 감축

 이재명 정부가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전망치 대비 30% 감축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담은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이번 대책은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폐기,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순환경제 전환 로드맵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대국민 토론회에서, 과거의 실효성 낮은 정책들을 답습하는 대신 소비 감축과 재활용 확대를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며 정책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이번 종합대책 수립의 배경에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심각한 플라스틱 오염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플라스틱 사용량은 매년 7%씩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 추세대로라면 2030년에는 생활 및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폐플라스틱이 연간 10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OECD가 2060년 전 세계 폐플라스틱 발생량이 10억 톤을 넘어설 것이라 경고한 암울한 미래와 궤를 같이한다. 심각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2023년 기준 국내 물질재활용률은 26%에 불과해, 대부분의 폐플라스틱이 소각되거나 매립되어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국제 시장에서의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더는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로 설정했다.정부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원천적으로 줄이기 위한 강력한 소비 감량 정책이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컵 따로 계산제(컵 가격 표시제)' 도입을 공식화했다. 이는 음료값에 포함된 일회용 컵의 가격을 영수증에 별도로 명시하는 제도로,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에 대해 기후부는 "새로운 비용 부과가 아닌, 기존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과거 정부가 추진하다 좌초된 '일회용 컵 보증금제'의 한계를 교훈 삼아, 다회용 컵 사용 시 탄소중립포인트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사용 억제 방안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플라스틱 컵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매장 내 종이컵 사용을 단계적으로 규제하고, 플라스틱 빨대는 소비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제공하도록 제한할 방침이다.정부의 탈플라스틱 정책은 카페와 식당을 넘어 우리 생활 전반으로 확대된다. 배달 음식 업계에는 가벼운 용기 사용을 유도하고 다회용기 배달 참여 지역을 대폭 늘리며, 과대포장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택배는 포장 횟수를 1회, 포장 공간 비율은 50% 이하로 제한하는 강력한 규제가 도입된다. 이 밖에도 장례식장의 다회용기 전환을 유도하고, 생산자에게 재활용 책임을 묻는 EPR 제도에 일회용 컵을 포함시키는 등 다각적인 방안이 추진된다. 기후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수렴된 국민 의견을 종합해 내년 초 최종안을 확정, 대한민국을 지속 가능한 순환형 녹색 문명의 선도 국가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