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뉴델리, 최악 스모그에 '도시 기능' 멈춰


인도 수도 뉴델리가 대기오염으로 인한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대기질지수(AQI)가 최고 단계인 '위험(severe)' 수준을 연이어 기록하자, 인도 대기질관리위원회(CAQM)는 3단계와 4단계 비상 대응 조치를 동시에 발동하며 사실상 도시의 움직임을 멈춰 세웠다. 차량 운행은 물론, 건설 현장과 공공기관 업무까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통제되며 시민들의 일상이 마비되고 있다.지난 16일, 뉴델리의 대기질은 급격히 악화하여 시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날 오전 AQI가 401을 기록하며 3단계가 발동된 데 이어, 불과 몇 시간 만인 오후 8시에는 450을 넘어서며 가장 강력한 4단계 조치가 추가로 내려졌다. AQI 450은 '매우 나쁨'을 넘어 '위험' 단계로, 건강한 사람도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고, 특히 취약 계층은 야외 활동을 절대적으로 피해야 하는 수준이다.

 

CAQM은 대기 정체와 느린 풍속 등 악화된 기상 여건으로 인해 오염 물질이 도시 상공에 갇혀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인근 지역인 델리, 구르가온, 가지아바드 등을 포함한 수도권 전역에 비상 조치를 확대 적용했다.

 


가장 눈에 띄는 조치는 교통 통제다. 뉴델리 정부는 환경보호법에 근거해 배출 기준(BS) 3단계 휘발유 차량과 BS 4단계 디젤 사륜차의 운행을 금지했다. 이는 도시 내 차량 통행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배기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또한, 비청정 연료를 사용하는 비필수 화물차의 뉴델리 진입도 전면 금지되어 물류 이동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기오염은 시민들의 근무 환경과 교육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뉴델리 정부는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 인력의 50%에 대해 의무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사무실 출퇴근 차량을 줄이는 동시에 시민들의 오염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학교 역시 9학년과 11학년 이하 학생들의 수업을 원격수업과 등교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사실상 저학년 학생들의 등교가 제한된 것이다.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설 및 철거 작업은 전면 중단되었다. 심지어 도로·교량, 전력·통신 등 필수 인프라 공사까지 4단계 발동과 함께 모두 중지되는 초강수를 두었다.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된 등록 건설 노동자들에게는 1만 루피(약 16만4000원)의 보상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CAQM은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과 야외 활동 자제를 강력히 권고했으며,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 만성 질환자에게는 외출을 삼가도록 당부했다. 당국은 기상 조건이 개선될 때까지 비상 조치를 유지할 방침이며, 뉴델리는 매년 반복되는 겨울철 스모그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불문율보다 무서운 순위 경쟁..하나은행, KB와 정면 충돌

상대를 존중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암묵적인 약속인 불문율이 농구 코트 위에 또다시 고개를 내밀었다. 이 불문율이 예의와 무례 사이를 지속해서 재단하게 된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갈등을 키우는 도구로 변질되기 마련이다. 프로 세계의 본질은 결국 승부이며 그 승부 안에는 단순한 승패를 넘어선 치열한 전략적 계산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WKBL) 1위 하나은행과 2위 KB국민은행의 맞대결은 바로 이 불문율과 프로의 생존 본능이 정면으로 충돌한 현장이었다.사건의 발단은 경기가 거의 마무리되던 시점인 종료 14초 전에 발생했다. 당시 KB는 하나은행을 상대로 87-75라는 12점 차의 넉넉한 점수로 앞서가고 있었다. 사실상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리바운드 경합 도중 공이 베이스 라인을 넘었고 심판은 하나은행의 공격권을 선언했다. 이때 KB 벤치에서 갑작스럽게 감독 챌린지를 요청하며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결과적으로 판정이 뒤집혀 공격권은 KB로 넘어왔고 KB는 남은 시간 동안 공격을 시도했다. 비록 하나은행의 수비에 막혀 슛을 던지지 못한 채 경기가 종료되었지만 이 과정 자체가 논란의 불씨가 되었다.경기가 끝난 뒤 하나은행 이상범 감독은 이례적으로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상대 팀에 대해 예의가 없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미 승패가 결정된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판정을 확인하며 챌린지를 사용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상대가 챌린지로 가져온 공격권을 통해 득점을 올려 골 득실을 챙기려 한 것도 아니고 결과적으로 넣지도 못할 공격을 시도한 점을 꼬집었다. 현장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되었고 농구계에서는 승자의 예우와 불문율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뜨거워졌다. 하지만 KB국민은행 김완수 감독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이는 상대에 대한 무례가 아니라 철저하게 팀의 이익을 위한 전술적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하나은행과 KB는 정규리그 우승을 놓고 불과 2경기 차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WKBL 규정상 최종 성적이 동률일 경우 상대 전적을 따지고 그마저도 같으면 득실률 순으로 최종 순위를 결정하게 된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4위 경쟁 당시 단 1점 차의 골 득실로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가 갈렸던 경험을 언급하며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 상대에게 공격권을 넘겨주어 실점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감독으로서 당연한 책무였다는 논리다.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선 이상범 감독 역시 과거 비슷한 상황에서 정반대의 입장에 선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남자프로농구(KBL) DB를 이끌던 2020년 1월 선두 경쟁팀인 SK와의 경기에서였다. 당시 DB는 9점 차로 앞선 종료 직전 두경민의 버저비터 3점슛으로 경기를 마쳤다. 승부가 결정된 상황에서의 슛은 불문율 위반이라며 SK 선수들이 강하게 항의했다. 그때 이 감독은 이전 대결에서 크게 졌던 기억을 떠올리며 잔여 경기 일정상 골 득실을 생각해야 했기에 마지막까지 공격하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과거에는 전략적 선택을 강조했던 이 감독이 이번에는 예의를 먼저 언급하며 화를 낸 상황은 불문율의 잣대가 얼마나 상대적인지를 보여준다.결국 불문율이라는 모호한 개념은 적용하는 사람의 입장과 처한 상황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한다. 승리를 확신한 팀이 마지막까지 점수를 짜내는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비매너로 비치겠지만 순위 경쟁이 절박한 팀에게는 생존을 위한 필수 전술이 된다. 특히 이번 시즌처럼 선두권 다툼이 치열한 경우 1점의 득실 차가 시즌 전체의 농사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완수 감독의 선택을 마냥 비난하기는 어렵다. 득실률이라는 명확한 수치가 순위 산정의 기준이 되는 프로 무대에서 감정적인 불문율을 강요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논란이 반복될수록 농구 팬들과 구성원들이 느끼는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경기 막판 10여 초를 남기고 공격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혹은 챌린지를 써도 되는지를 두고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 자체가 프로답지 못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불문율이 스포츠의 낭만을 유지하는 순기능도 있겠지만 순간의 감정을 정당화하거나 상대를 압박하는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명문화된 규정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프로 정신이며 팬들이 원하는 정정당당한 승부의 본질이기 때문이다.과거의 사례와 현재의 논란을 종합해볼 때 결국 정답은 없다. 다만 프로 스포츠의 생태계가 갈수록 데이터와 수치 중심으로 정교해지면서 감정적인 불문율의 영역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번 하나은행과 KB의 충돌은 여자농구의 뜨거운 순위 경쟁을 상징하는 단면이기도 하다. 우승을 향한 양 팀의 집념이 코트 위에서 예의라는 가면을 벗고 거칠게 부딪힌 셈이다. 서로에 대한 존중도 중요하지만 룰 안에서 승리를 쟁취하려는 치열함이야말로 유료 관중을 불러 모으는 프로 스포츠의 최대 매력이다.향후 두 팀의 재대결에서는 더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다음 맞대결은 정규리그 우승의 향방을 가를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코트 위의 불문율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계속해서 재해석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논란 또한 농구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불문율이 승부의 열정을 꺾는 족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프로 선수와 감독은 코트 위에서 최선의 결과를 내야 할 의무가 있다. 매너와 배려라는 이름으로 팀의 이득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어쩌면 팬들에 대한 기만일 수도 있다. 이번 논란을 통해 농구계가 불문율에 대한 건강한 담론을 형성하고 더욱 수준 높은 경기 운영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14초를 남기고 던진 챌린지가 결국 리그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자극제가 될지 혹은 단순한 감정싸움의 잔재로 남을지는 앞으로 남은 시즌의 전개 과정이 말해줄 것이다.